열혈 인터넷 사용자의 어두운 단면

인터넷에는 ‘스타’들이 많습니다. 대형 카페의 운영진도 있고, 파워블로거도 있고,게시판의 ‘논객’들도 넘쳐납니다. 간혹 이들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첨예한
이슈들도 만들어냅니다. 노사모의 인터넷 활동이 그랬고, 오마이뉴스의 탄생도 하나의
큰 사건이었으며, ‘디씨인사이드’의 다양한 인터넷 하위문화라거나,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평범한 주부들이 그랬습니다.

 

해외에서도 이런 현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이들이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진지하게 연구 주제로 삼는 학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연구자들은 최근 위키피디아 사용자들을 분석했습니다. 이들의 사용행태라거나, 이들이
올리는 정보의 정확성 등에 대한 연구는 기존에도 많았습니다. 이들이 분석한 건
그게 아니라, 위키피디아의 적극적 사용자들 자신이었습니다. 즉, 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이들의 성격을 분석한 것이죠. 보고서
원문은 여기
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인류 최고의 지적 결정체처럼 보였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보다도
더 정확도가 높다던 위키피디아를 만드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연구진은 위키피디아 사용자 69명과 무작위로 뽑은 대학생 70명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위키피디아의 헤비유저들은 간략히 말해 ‘사회성 떨어지는’ 사람들로 드러났죠.
이들은 오프라인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보다 인터넷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고, 남의 의견에 쉽게 동의하지 않으며, 개방성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회적인 형태의 인터넷 백과사전이 실은 가장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에
의해 제작되고 있었다는 결과였죠.

 

 

지난해 HP연구소 소셜컴퓨팅랩에서는 유튜브
사용자들을 분석한 결과
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이들은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 뒤 자신의 영상에 대한 반응을
지켜봅니다. 반응이 열광적일 경우, 그들은 계속해서 다른 사용자들의 관심에 호응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영상에 대한 클릭이 낮을 경우에는 지체없이 해당 커뮤니티를 떠납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영상에 반응해 줄 ‘팬들의 관심’이었던 거죠.

 

웹2.0의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관심의 경제’라고 합니다. 얼마나 많은 관심(attention)을
이끌어내느냐가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는 척도라는 것이죠. 따지고 보면 ‘인정받고
싶다’는 조금 더 단순하고 원초적인 동기도 있었던 모양입니다.(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에서 보자면 사실 이 욕구는 원초적인 게 아니라 가장 고차원적인 욕구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주목받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외로울수록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싶어하죠.

 

 

연구자들이 밝혀내거나, 주목했던 지점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상당 부분
반사회적이고, 특이한 집단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생각을 달리 해본다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저 ‘외로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각박한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과 재능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한 것이죠.
이들은 지식도 많고, 능력도 있으나, 사회적 기술이 부족해 오프라인에선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선 그런 사회적 기술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에게도 능력에 합당한 사회적 관심과 존중이 돌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인터넷은 하나의 가치로 평가받던 오프라인 사회를 보충하는
새로운 보완재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이 공간을 발전시켜나가는 게
아마도 인터넷에 점점 깊숙하게 몰입되는 우리 사회 전체의 과제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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