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내비게이션 살 필요가 없는 시대

구글이 ‘무료’ 내비게이션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짐작 가능한 일이긴 했습니다.이미 무료로 제공되던 지도서비스인 구글 맵스는 실시간 교통정보와 길찾기 기능을
가진 지도였습니다. 부족한 건 단 하나, "300m 앞에서 우회전"이라는 안내
멘트만 없을 따름이었죠.

 

구글은 미국 시간으로 28일, 새로 나오는 구글의 휴대전화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2.0’에서 작동되는 무료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고 발표
했습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맘껏 쓸 수 있습니다. 국내 최대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맵피’나 ‘아이나비’같은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가 구글에 자리를 내줄 수도 있습니다.
그뿐이 아니죠. 구글이 한다면, 네이버나 다음이 못하란 법도 없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무료로 훌륭한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으니 환영할 일이지만, 기업들은 상상하기 싫은
피튀기는 경쟁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느낌일 겁니다.

 

굳이 내비게이션 만이 아닙니다. 최근 이런 식의 위치기반서비스(LBS)가
봇물
입니다. 이동통신사, 인터넷 회사, 내비게이션 업체… 모두가 다 뛰어들고
있습니다. 휴대전화라는 게 우리의 위치를 늘 파악하고 들여다보는 기기이기 때문이죠.
업체들은 편의를 제공할테니 소비자는 사생활을 공개해 달라는 겁니다. 그러면 기업들은
거기에 맞춤형 광고를 붙여 돈을 벌 겁니다.

 

그러자면 몇 가지가 중요합니다. 우선 정보가 실시간으로 변해야 합니다. 한 기업이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은 사용자들의 참여로 채워야 하고요. 기존의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이런 일을 잘 해왔습니다. 아이나비를
만드는 팅크웨어
같은 회사가 대표적입니다. 이 회사는 불매운동을 벌이던 불만
투성이 소비자들로부터 자연스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위한 정보를 끌어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문제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정보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겁니다.
내비게이션에 통신기술을 접목시키는 건 아직 보급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죠.

 

구글의 내비게이션은 애초에 기반이 통신입니다.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이용한
무선통신이 늘 연결돼 있죠. 그래서 구글은 자신들이 만들 내비게이션의 특징으로
가장 먼저 이런 ‘항시접속’을 꼽습니다. 기존 내비게이션처럼 1GB가 넘기도 하는
방대한 지도 데이터를 휴대전화에 넣어둘 필요도 없습니다.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된
최신 지도 정보를 그때그때 내려받으면 되니까요.

 

이외에도 구글 내비게이션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구글 검색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중앙대 주차장’이라고 입력하면 중앙대학교 서울 캠퍼스 주차장
등 몇 가지 선택 항목이 검색되는 거죠. 이걸 손으로 입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구글은
요새 ‘목소리 검색'(Voice Search)이란 기능도 만들었거든요. 휴대전화 마이크에
검색어를 말로 얘기하면 결과를 찾아주는 서비스입니다. 아직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지만, 곧 지원하게 될 겁니다. 제 영어발음은 ‘된장 발음’이지만, 제 블랙베리로
이 기능을 사용해보니 꽤 잘 알아듣더군요. 그러니까 말로 "중앙대 주차장"이라고
얘기한 뒤 "두번째 선택"이라고 하면 목적지가 검색되겠죠. 그리고 당연하게도
구글맵스가 제공하는 실시간 교통정보, 위성사진 그리고 ‘거리 풍경'(Street
View)까지 볼 수 있습니다. 매우 파워풀한 내비게이션인 셈이죠. 통신료가 많이 나오지
않겠냐고요? 글쎄요, 매일 썼던 건 아니지만 구글맵스를 블랙베리로 요금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써도 정액요금을 낸 1GB 용량을 다 쓰기는 몹시 힘들었습니다. 앞으로
데이터 통화료는 더 내려간다고 하니까 크게 부담스럽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러다간
아이폰이 나와도 안드로이드폰을 사겠다고 맘먹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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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업체들도, 통신사들도 그저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플랫폼의 문제가 있습니다. 세상의 휴대전화 OS는 안드로이드 외에도 아이폰, 블랙베리,
윈도 모바일 등 다양하니까요. 또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한 ‘리뷰 정보’라는 훌륭한
콘텐츠를 누가 많이 갖고 있느냐도 중요한 고려사항입니다. 아직 구글은 국내 업체들보다
이런 정보가 훨씬 적죠. 맵피를 만든 엠앤소프트는 아예 인터넷 회사로 변신하려는
모습도 보입니다. 플레이맵이란
서비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바로 입력받는 정보를
이용하는 건 물론, 트위터와의 연계까지 있어 ‘실시간 이슈 검색’까지 가능합니다.

 

결국 누군가 압도적으로 우월하지는 않다는 겁니다. 수많은 업체들이 벌이는 서로의
사업영역을 침범하는 치열한 경쟁이, 저와, 아마도 여러분 같은 소비자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지갑을 덜 열어도 되도록 만들어 줄 겁니다. 비록 우리의 사생활은 점점
더 노출이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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