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whom the 3D-TV turns?

라스베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0에 와 있습니다. 정식 쇼는 이곳
시간으로 내일 열리는데,(이 글을 쓰는 지금은 6일 오전입니다. 한국보다 17시간이나
늦죠…) 오늘부터 프레스 대상 행사가 열리기 시작했으니 사실상 저같은 기자
입장에서는 오늘이 개막인 셈입니다.

 

이번 CES에선 3D-TV가 화두라고 합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모두
3D-TV, 3D-TV 강조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소니와 파나소닉도 별로 다르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세계의 온갖 주요 TV 메이커들이 모두 3차원 입체영상 속으로 빠져든
모양새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2010년의 가장 큰 화두가 3D-TV를 통한 입체영상 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게다가 영화 ‘아바타’가 세계적으로 흥행 기록을 새로
써나가는 중인만큼(아직도 한국에선 3D 상영관의 주말 예약이 쉽지 않다더군요) 관심도
계속 늘어날 겁니다.

 

그런데, 일단 저부터 의문이 듭니다. TV 교체주기가 얼마나 되시나요?
제 기억에 우리 가족은 적어도 5년, 길면 10년 이상 TV를 썼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TV는 신혼살림 장만할 때 샀던 40인치 LCD TV입니다. 충분히 크고, 충분히 화질이
뛰어납니다. 지난해 최신 LED TV를 사셨던 분들은 저보다 더 오래 쓰실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산 TV는 약 200만 원 정도로 기억하는데 지난해 그리도 잘 팔렸다던 LED
TV는 같은 크기라면 가격이 두배 가까웠으니까요. 이런 TV를 최근 몇 년 간 충분히
구입하셨던 소비자들께서 새로 3D TV를 살 이유가 있을까요?

 

마침 뉴욕타임즈 블로그에 비슷한 주제의 글이 실렸습니다. "소비자는
정말로 3D-TV를 원할까?
"라는 글입니다. 장기적으로야 3차원 영상이 대세일거란
데 동의하지만, 적어도 앞으로 2-3년 동안 맥주 마시며 햄버거라도 먹으려면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해야하는 3D-TV를 거실에서 쓸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섣부르지 않느냐는
겁니다. 마지막 결론이 재미있습니다. 아이폰이 나올 때, 최신 비디오게임기나 획기적인
디지털카메라가 나올 때마다 그렇게 웅성거리던 IT 마니아들이 웬일인지 3D-TV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는 겁니다. 얼리어답터조차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3D-TV의 원년이란
뜻이죠.

 

2010년이 3D-TV의 해가 된다면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누구일까요?
우선 TV 제조업체입니다. 값비싼 최고급 제품을 마케팅할 수 있고 교체수요를 빨리
이끌어낼 수 있으니 당연히 이익이죠.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거대 영화사나 방송국
등 콘텐츠 업체도 도움이 됩니다. 대신 소형 콘텐츠 제작사들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겁니다. 플레이스테이션3가 나왔을 때 소형 게임업체들이 "우리는 저 엄청난
3차원 게임 못 만든다,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우리는 다 말라죽을 것"이라
걱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몇년 사이 TV의 교체수요가 엄청나게 일어난
이유는 2002년 이후로 브라운관 TV의 발전에 한계가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LCD는 아직
그렇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미 사람들은 TV를 많이 바꾼 상태입니다. 3D TV가 얼마나
소비자들의 눈을 잡아끌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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