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다를 바 없는 한국 인터넷

@estima7님의 소개로한 일본 블로그의 글을 봤습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구글의 모습을 보면서
쓴 구글
없는 세계
라는 글이었는데, 다 읽고 나니 가슴이 참 먹먹해졌습니다. 구글이
중국에서 떠나도록 만드는 중국의 통치체제라는 건 결국 구글과 같은 기술 발전을
포용할 수 없는 체제라는 해석이었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에서 ‘혁신’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기술의 발전을 이해하지 못하고, 창의력에
가치를 두지 않는 사회, 그게 과연 중국의 모습일까요? 전 계속해서 한국 사회의
모습을 저 글 속에서 읽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건 저작권에 대한 중국 사회의 몰이해입니다. 외국에서 만들어진
훌륭한 창작물과 저작물을 마구 복사해 뿌려대면서 중국인들은 수준 높은 작품을
아주 싼 가격에 즐기게 됐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중국 인민들의 복지 향상과 지적수준
향상에 큰 도움이 됐을 겁니다. 나아가 짝퉁 마티스, 짝퉁 애니콜 등이 수없이 등장하는
것도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중국의 이런 모습이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될 거라 경고합니다.

 

이 글을 쓴 우치다 씨는 "오리지네이타(originator; 창작자) 대한 존중"이없는
사회는 학술 적으로도 예술 적으로도 그 단어의 정확한 의미에서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어차피 누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낼때까지
기다렸다가 그걸 빨리 베끼면 되는 사회에서, 더 근본적으로 보면 제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봐야 그것이 도둑맞을 게 뻔한 사회에서는 아무도 혁신을
하고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성공 모델은 결코 영원히 지속되지 않습니다. 그럴 때 돌파구는 단 하나입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성공의 방법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일본 기업은 미국
기업이 결코 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헌신적인 노동과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최고의
장인정신으로 품질 높은 최고급 공산품을 만들어냈습니다. 한국 기업은 일본 기업이
결코 하지 못하는 도전적인 마케팅과 무모해보일 정도로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일본
기업이 만들어놓은 시장을 그대로 접수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기업들은 요즘 다시
한국이나 일본 기업들을 긴장시킵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선 만들 생각도 하지 못했던
구글이란 검색엔진이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을 만들어내고 있는 거죠.

 

얼마 전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
라는 @sungmoon님
글이 인터넷을 돌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일정 부분 공감하지만, 사실 문제는
네이버가 아닙니다.(오해를 피하기 위해 말씀드리면, 저 글의 의도도 문제가 네이버만이란
건 아니었습니다.) 제 생각엔 한국도 ‘오리지네이터’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사회라는 게 문제입니다.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 한국 검색 엔진의 검색 방식은
모두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사용자로 하여금 ‘펌질’을 통해 지식검색 내용을
채우게 하고, 블로그와 카페에 글을 ‘펌질’해오도록 조장합니다. 동영상도,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본이 어디있는지 검색해주기보다는 이렇게 펌질된 결과를
보여줍니다. 마치 "많이 퍼나른 정보가 중요한 정보"라는 기준으로
말이죠.

 

하지만, 현실에선 많이 퍼나른 정보가 중요한 정보가 아니라, ‘처음 그 정보를
생산한 사람의 정보’가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 뒤에 퍼나른 정보는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모두 일종의 ‘도둑질’에 해당합니다. 씁쓸하게도, @sungmoon님이 나중에 자신의 글을
네이버에서 검색해 봤더니 그 글을 (저자의 허락없이) 그대로 베껴서 붙여넣기 했던
글이 검색결과 맨 위에 떴다고 합니다. 궁금해서 제가 다음과 네이트에서도 검색해봤습니다.
역시 카페와 블로그에 해당 글을 ‘펌질’한 글이 맨 위에 올라옵니다. 문제는
네이버가 아닙니다. 지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은 채 지식서비스를
하고 있는 한국의 인터넷 업체들과 그 환경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서 끊임없이
표절과 지적재산 도용을 저지르게 된 우리 사회가 문제인 거죠.

 

아, 참고로 저는 일본어를 전혀 못 합니다. 제가 앞서 말했던 ‘구글 없는 세계’를
읽을 수 있던 건 구글 번역기 덕분입니다. 다소 전문적인 주제의 일본어 블로그를
한국인이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는 수준 높은 무료 자동번역서비스, 이런 게 지적재산을
중시하는 풍토에서 태어난 창의적인 사고방식의 결과물입니다. 한국 사회는 과연
이런 혁신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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