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KT의 마케팅

간단하게 몇 가지만 짚어보고 싶어졌습니다. KT는 지난해 말 아이폰을 들여온뒤 스스로 ‘한국의 무선인터넷을 앞당긴 회사’인 것처럼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유무선복합전화(FMC)’라는 서비스를 내놨고, 올해는 테더링과 스마트셰어링(OPMD;
One Person Multi Device) 등 획기적인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긴 한데…

 

1. 유무선복합전화(FMC) 사용자: 15만 명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 회사의 가입자는
약 1500만 명입니다. KT는 무선랜이 되는 지역에서 값이 싼 인터넷전화를 쓰는 FMC를
도입하면 이동통신 매출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이용자가 매출에
영향을 주기에는 지나치게 수가 적습니다.

 

2. 스마트폰 시대 앞당겨: 이날 밝힌 KT의 스마트폰 가입자는 약 100만 명. 이
가운데 70만 명 이상이 아이폰 사용자입니다. 스마트폰 시대를 앞당겼다고 보기에는
특정 회사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습니다. 경쟁사도 아이폰을 판매한다고
나서면 KT는 과연 버틸 수 있을까요?

 

3. 테더링+OPMD 국내최초 도입: KT의 테더링 사용자는 ‘매우 적다’고 합니다.
OPMD는 가입자가 없다고 합니다. 국내 최초로 도입한 유명무실한 제도들입니다. 쓰는
사람이 없는데 국내 최초가 무슨 소용일까요? 그나저나 왜 사용자가 매우 적을까요?
KT의 데이터요금제 가운데 가장 비싼 9만5000원짜리 요금제의 데이터 용량이 3GB에
불과합니다. 제가 출퇴근 시간에만 아이패드로 인터넷 신문과 블로그만 서핑해도
하루에 100MB(약 0.1GB)는 훌쩍 넘는 용량을 씁니다. 아이폰 테더링으로 노트북컴퓨터라도
쓰고, 유튜브 영상이라도 본다면 제일 비싼 요금제로도 답이 안 나옵니다. 왜 사용자가
적은지 알 수 있죠.

 

4. ‘에그’와 ‘단비’로 걸어다니는 Wi-Fi 시대 열다: 에그와 단비는 각각 와이브로와
3G망을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 주위에 송신해주는 일종의 통신 연결 장비입니다.
최근 구글이 프로요의 기능으로 내세운 ‘모바일 핫스팟’ 형태의 테더링 서비스와
비슷합니다. 에그는 지난해부터 열심히 판매해 약 2만8000대, 단비는 약 2500대 정도
팔렸다고 합니다. 에그는 한 번 충전에 약 네시간 쓸 수 있고, 단비는 일반 휴대전화에
꽂아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사용과 휴대가 썩 편하진 않습니다.

 

5. 구글 넥서스원 도입, 최신 안드로이드 ‘프로요’ 버전: 프로요의 특징은
모바일 핫스팟, 뮤직스트리밍, 자동업데이트 등입니다. 모바일 핫스팟은 앞서 얘기한
테더링 기능과 똑같으니 유명무실해질 테고, 뮤직스트리밍은 무선랜 사용 가능 지역을
일부러 찾아다녀야만 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 컴퓨터의 아이튠즈 라이브러리를
틀어준다는 애초의 기능과는 전혀 관계없는 기능이 되는 셈이죠. 응용프로그램 자동업데이트는
사용자가 모르게 백그라운드에서 이뤄져야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KT 요금체계에서는
데이터 사용량이 줄어들까봐 이 기능을 꺼놔야 할 지경입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하면 됩니다. 이미 많은 해외
통신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한 상태입니다. 이들도
KT처럼 네트워크에 걸리는 과부하를 두려워합니다. 실제로 네트워크 장애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외 통신사들은 이런 과부하를 해결하기 위한 갖은 노력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 사례를 아무리 소개해도 국내 통신사들의 반응은 감감무소식입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전혀 도입할 계획이 없다"는 똑같은 답만 돌아옵니다.

 

KT의 혁신은 그래서 ‘무늬만 혁신’ 같아 보입니다. 이들은 오늘 ‘고객중심의
기업’이 되겠다는 미래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기업들이 이미
‘고객중심의 기업’으로 오늘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KT는 비록 ‘선언’에
그쳤을지라도 혁신적인 시도를 하겠다는 ‘의지’ 만큼은 경쟁사들보다 조금 더 보여왔습니다.
다음 1년은 ‘선언’ 대신 ‘실행’을 보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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