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보안업데이트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등에서 사용되는 iOS의 4.0.2 버전이 나왔습니다.안테나 수신감도 표시 오류 문제를 수정한 4.0.1이 지난달 19일에 나온지 한달도
되지 않아 발표된 업데이트입니다. 그것도 0.0.X대 단위에서 벌어지는 아주 사소한
수정입니다. 잦은 업데이트가 흉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니지만, 애플은 그동안 업데이트에
신중한 회사였습니다. 한 번 내놓는 제품을 결벽에 가까운 완벽주의로 다시 다듬고
또 살펴보고 하는 게 이 회사를 다른 회사들과 차별하는 포인트였죠. 하지만 안테나게이트나
보안문제는 예기치 못하게 터져나왔고, 약간 억울할지 몰라도 빨리 인정하고 해결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굳이 보안 업데이트를 얘기하는 건 최근 일어났던 일련의 스마트폰 보안 관련
논쟁들 때문입니다. 보안 위협이라는 건 과장해서도 안 되고, 쉽게 넘겨서도 안 됩니다.
특히나 기자들처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겸허하게 권위를 존중하고,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낫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최근 제가 좀 불편했던 몇 가지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수백만 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진 ‘월페이퍼’라는
앱이 개인정보를 유출시키는 스파이웨어로 국내 첫 발견사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월페이퍼 문제는 처음 문제가 제기된 것이 관련 모바일 백신을 만드는 업체의
제보로 이뤄진 거란 점에서 의도의 순수성에 대한 의심도 있었고, 구글이 안드로이드마켓에
올라온 앱의 다운로드를 차단한 뒤 분석한 결과 스파이웨어가 아니라는 것도 밝혀냈습니다.
제작 실수로 비슷한 역할을 할 수는 있었으나, 개발자가 악의가 없었고 유용하지도
않았다는 결론이었죠.

 

다른 하나는 정반대의 방향이었습니다. iOS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OS였는데 여기서
보안취약점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자 "언론이 잠재적 위협을
부풀려 소비자들에게 과도한 우려를 하게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국내 iOS
디바이스 사용자가 100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잠재적 위협이 생겼다는 건 중요한
정보입니다. 적어도 PDF를 마구 열어보는 건 위험한 일이라는 사실은 알려야 하니까요.

 

보안 문제는 늘 민감합니다. 안전과 관련된 내용이니까요. 그래서 뭘 주의해야
하는지 반복해서 알리는 건 언론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일반인이 체감하기도
어렵고, 별 영향도 주지 않는 디도스공격 1주년 뒤에 벌어진 국소 규모의 디도스
공격 정도는 대서특필하지 않는 게 보안 기사를 다루는 원칙입니다. 이런 건
‘양치기 소년’ 꼴이 돼 더 큰 위협에 눈감게 만드는 부작용이 생기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세계적인 보안업체들과 각국 정부가 위험을 경고하는 실재 위협과 이를 피하는
간단한 원칙을 설명하는 내용도 자의적인 판단으로 ‘중요하지 않다’며 넘어가는 건
위험에 눈감는 겁니다. 언론이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망각하는 셈이죠.

 

그러니, 새 업데이트는 빨리 iOS 기기들에 적용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기자들의
취재분야를 기자들보다 더 잘 아는 독자들이 되셔야 하는 부담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상황이 원칙을 압도하는
현실은 늘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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