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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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 때면 사람들은 올해의 Top10 리스트를 뽑기 시작합니다.
가장 좋았던 영화 10편, 가장 인상깊었던 책 10권, 가장 좋았던 노래 10곡,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 10곳 등등. 저도 해보려고 했습니다. 가장 좋았던 영화… 비행기에서
본 성룡이 나오는 리메이크판 ‘가라테키드'(베스트키드)… 뒤로는 생각나지 않음.
아마도 토이스토리 3편? 가장 인상깊었던 책… 구글드? 잠깐, 내가 정말 저런 영화나
책을 한 해의 Top 10이라고 부를만큼 좋아했던거야? 아니면 그냥 올해 본 영화, 올해
읽은 책, 올해 들은 노래, 올해 가 본 장소가 그저 의미없이 나열되는 것 아냐?

 

블랙베리를 샀던 게 작년 8월 말. 1년 반 동안 트위터와 페이스북,
스마트폰의 gmail 계정을 통해 쉼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이메일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렸던
거죠. 읽은 글은 무지 많았던 것 같은데, 그게 대부분 단편적인 신문잡지 기사들이라 깊이
인상에 남는 건 없었고, 유튜브 동영상은 꽤 본 것 같은데 두 시간 동안 진득하니 흐름을 따라갈
영화를 보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노래는 늘 아이폰에서 흘러나오는 이른바 ‘스마트’
재생목록만 들었죠. 이름도 고약해서 겨우 내 컴퓨터에 저장된 노래 목록이나 뒤져서
그 중 몇십곡을 뽑아내 주는 주제에 자기가
‘스마트’하다고 강변하는 그 스마트재생목록 얘기입니다. 가본 장소요? 아내와 함께 강원도에 간 기억은 좋았는데
그게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아무리 지구 반대편을 헤집고 다녀도 전부 일 때문에
떠나는 출장일 뿐이었죠. 정말 밋밋한 한 해였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지메일을 가리켜 ‘생산성이 이유없이 사라지는 생산성의
버뮤다삼각지대’라고 꼬집는 저 그림을 보고 있자니 지나간 제 1년이 떠오릅니다. 기사도
꽤 써대고, 나름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1년이라는 긴 시간 단위로 바라보니 왜
이렇게 공허하고 남는 게 없는 것 같을까요. 저는 과연 올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한 걸까요?

 

새해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지메일 말고 다른 걸 해봐야겠습니다.
금연 결심은 성공했으니 이런 걸 줄이겠다는 결심도 성공해야겠죠. 술은 몸을 갉아먹는다고
하지만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지메일은 정신을 좀먹습니다.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결심하는
세밑입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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