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 안드로이드의 오늘, 그리고 애플의 미래.

아이폰4를 버리고 갤럭시S2로 넘어가고 싶은 이유:
1. 한글/영어 음성입력. 키보드 설정에 따라 알아서 한국어/영어로 말하면 알아듣고 타이핑을 대신 해 줌. 문자 메시지, 검색어, 트위터 입력 등 모든 곳에 사용. 애플이 이 정도 수준의 한국어 음성 입력 기능을 만들어 줄거라는 기대도 안 하고, 구글도 “아이폰은 시스템 설정을 건드릴 수 없다”며 아이폰용 음성입력 개발은 손을 놓은 상태.
2. 동영상 볼 땐 확실히 AMOLED. 색감이 다르다.
3. 암호를 쓸 때 한글키보드 상태에서 입력가능. 아이폰에서는 암호가 ‘dkagh'(암호)인 경우 영문자판과 한글자판을 외우는 것 외엔 방법이 없지만(아예 한글 자판 선택이 불가능) 안드로이드에서는 그냥 한글자판에서 입력해도 영문으로 알아들어준다. 이거 의외로 편리.
4. 구글. Gmail과 구글 문서도구, 피카사 웹앨범, 구글캘린더, 구글연락처를 써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계정 한 번 입력하면 (유튜브까지 포함해) 모든 구글 서비스에 100% 연동되는 스마트폰은 매력적. 무엇보다 유선으로 노트북에 연결하지 않아도 클라우드에서 모든 게 해결됨.
5. 무엇보다 아이폰에서 점점 인터넷을 덜 쓰고, 대부분의 업무와 읽기를 아이패드로 해결. 어차피 스마트폰이 그저 무선인터넷 중계기 역할이라면, 안드로이드폰-아이패드 조합도 나쁘지 않을 듯.

그럼에도 갤럭시S2로 넘어가기 어려운 이유:
1. 아직도 2% 부족. 갤스2는 볼륨 조절이 10단계. 1/100 단위의 조정 같은 건 불가능. 더블 탭(두번 두드리기)해서 작은 스마트폰 화면 폭에 글씨 크기를 맞출 때에도 아이폰이 안드로이드보다 적절한 크기의 글씨체로 폭을 잘 조절. 또 안드로이드에서도 휙 빠르게 스크롤하면 화면 맨 위까지 자동스크롤되긴 하지만 메뉴버튼만 탭하면 최상단으로 이동하는 아이폰과는 스피드도, 편의성도 차이가 있음. 이런 건 사소하지만 늘 쓰는 기능인데… 안드로이드팀의 선처만 바랄 뿐.
2. 아이튠즈. 아무리 클라우드로 음악을 듣는 시대라지만, 2003년부터 8년을 관리하며 별표를 매기고 재생횟수를 기록해 온 아이튠즈 플레이리스트를 대체할 수는 없음. 도서관에 책 다 있다고 책꽂이 버리는 사람 없는 것과 똑같을 듯. 애플에 코 꿰였음.
3. 카메라. 갤스2의 카메라는 무려 800만 화소에 화질도 선명. 하지만 아직도 아이폰 따라가기엔 버거운 셔터랙이 부담. 다만 카메라 앱을 처음 열 때 걸리는 시간은 갤스2가 빠른 듯. 다음 세대 갤스 카메라에서는 좀 나아지려나.
4. 페이스타임. 탱고도 아직 못 미덥고, 구글톡은 갤스2의 다음 버전 업그레이드에서야 쓸 수 있을 듯. 맥북과 아이패드, 아이폰을 넘나드는 페이스타임이 한동안은 출장길의 가장 좋은 동반자.
5. 그동안 사놓은 앱. 안드로이드에도 좋은 앱들이, 그것도 무료로, 많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Instapaper, Compositions, 블루리본 가이드 등은 대체불가능. 아이패드로 일부 보완되겠지만 아이패드는 주머니에 넣고 가는 건 아니니까…

결론: 음악을 끊지 않는 이상, 어느새 아이팟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아이폰을 버리기가 쉽지야 않겠지만 그래도 안드로이드도 정말 많이 따라왔습니다. 갤스2에서는 신경 쓴 흔적이 많이 엿보입니다. 한 때 거추장스러웠던 삼성전자의 ‘터치위즈 UI’는 이제 그냥 안드로이드에 스윽 스며들어서 (넥서스S보다 인터페이스가 덜 화려해보이긴 해도) 안드로이드가 가진 약간의 불편함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개발팀에서 고생 많이 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갤럭시A 시절에 혹평했던 생각이 나는데, 그새 엄청나게 발전했네요. 지금 생각하니 좀 미안합니다.) DMB를 넣어서 해외판매 제품보다 약간 두껍다지만, 이미 충분히 얇아서 두께로도 별로 손해보는 느낌이 아닙니다. 특히 반응속도가 빨라져서 이젠 정말 화면을 두드릴 때마다 햅틱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는 덕에 키보드를 치는 느낌도 제법 납니다.(갤럭시S까지도 약간 느린 감이 있어서 전 일부러 이 진동을 꺼두곤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5는 대체 뭘 보여줄 수 있으려나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문영미 교수는 ‘디퍼런트’라는 책에서 “카테고리 내 브랜드와 제품 수가 증가할수록 제품 간의 차이는 점점 좁아지고, 나중에는 구별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시리얼을 고를 때 별 어려움 없이 통곡물 시리얼이나, 초콜릿 맛 시리얼을 고를 수 있지만 화성인은 시리얼을 고르려면 ‘옥수수를 주 원료로 만든 지구인의 아침식사’라는 범주 내에서 존재하는 곡물 함량과 카카오 함량의 세밀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갤럭시S2를 보면서 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정도까지 왔으면 이제 저부터 제 부모님 또래의 분들에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대해 쉽게 설명하기가 어려워지니까요. “하나는 애플이란 회사가 만들었고, 다른 하나는 구글이란 회사가 만들었다”는 것 외에는 큰 차이점이 생각나지 않게 된 겁니다. 그래서 다음 제품이 궁금합니다. HTC는, 애플은 어떻게 다음 제품들을 만들어 나가려나요. 과연 앞으로도 우월한 UI라거나 잘 정돈된 OS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화가 가능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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