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여론

이번 총선이 끝나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SNS의 영향력에 대한 분석도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야권의 패배를 놓고 SNS가 별 힘을 못 썼다는 성급한 진단도 나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야권 압승 등은 여전히 SNS가 새로운 미디어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뜻이라는 긍정적 해석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각각의 SNS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은 사실 별로 없었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같을까요? 블로그와 유튜브는 어떻죠? 미투데이와 싸이월드는요? 현실적으로 이 모든 SNS를 분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영남대 연구팀은 분석 대상을 확 줄여서 현실적으로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를 분석했습니다. 기준을 삼을 대상도 필요해서 SNS는 아니지만 기존의 뉴스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논조에 상관없이 네이버에서 뉴스검색으로 검색되는 283개 뉴스를 모두 비교대상으로 삼은 것이죠.
관련 기사를 13일자 신문에 실었습니다. 좋은 지면에 나오긴 했는데, 긴 연구결과를 너무 축약하다보니 소개를 못한 내용이 많아 여기에 좀 자세하게 다시 적어봅니다.


우선 이 그림은 4월10일을 기준으로 하루 동안 뉴스에서 언급된 정당과 정치인입니다. 모든 당과 정치인을 조사하기란 쉽지 않아서 20명 이상의 후보를 낸 정당과 그 정당의 대표(공동대표 모두 포함)들에 대한 언급만 조사했습니다. 단순히 사람이나 정당의 이름이 언급된 횟수만 조사하면 기존 연구와 다를 바가 없죠. 아무런 맥락없는 단순 조사가 되고 맙니다. 연구팀은 그래서 이런 단어들이 서로 함께 언급된 횟수를 조사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정당과 정치인이 서로 관계를 맺고 다뤄지는지를 분석할 수 있으니까요.

그 결과 언론사들은 이번 총선 보도를 3당 대결구도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각 정당과 정치인이 함께 언급되는 경우는 서로를 잇는 선으로 표현되고, 함께 언급된 횟수는 굵기로 표현됩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을 잇는 삼각형이 두드러지게 눈에 띕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한명숙 민주당 대표 정도가 상대적으로 좀 더 중요한 인물로 언급되고 있죠. 인물이 사라지고 여야 대결구도로 치뤄진 총선이었다는 분석들과도 일치합니다.


반면 이 그림은 좀 혼란스럽습니다. 같은 날 트위터에서 언급된 정당과 정치인입니다. 이 그림의 연결관계로만 따지면 이번 선거 최대의 이슈는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같습니다. 또 박근혜 위원장 못잖게 중요한 인물이 이정희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입니다. 트위터만 보면 야권연대가 여론의 중심에 서 있고, 통합진보당 세력이 정국을 주도해가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야권연대가 중심에 있다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고, 사실은 혼란스럽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이 그래프를 보면 뭐가 중요한지 제대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사회적 관심사도 아주 파편화된 듯한 모양새고요.


이건 블로그입니다. 좀 이상한 결과가 나옵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함께 언급하는 횟수가 확 줄어들고, 민주당과 정통민주당(사실상 지역당에 가까운)을 언급하는 횟수가 확 늘어납니다. 참고삼아 미리 말씀드리면, 모든 그래프에서 생각보다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는 국민생각은 조사방법상 생겨난 오류로 보입니다. 버리고 계산했어야 하는데 잘못 포함된 것 같습니다. 이 조사는 검색어 입력을 통해 나온 검색결과를 헤아려 만들어졌거든요. 그러니까 “민주통합당에 대한 국민 생각은 이렇다”는 본문이 존재한다면 그게 마치 민주당과 국민생각이 함께 거론되는 듯 잘못 반영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조사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봤던 그래프가 바로 페이스북을 다룬 이 그래프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뉴스와 아주 흡사한 그래프를 보입니다. 3당 대결구도가 뚜렷하게 드러나죠. 그리고 박근혜와 새누리당 사이의 동시 언급이 아주 많습니다. 선거 이후 결과 분석이 나올 때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힘이 끊임없이 거론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건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입니다. 뉴스에선 가는 선이지만 심 대표가 여야를 막론하고 함께 언급됩니다. 기자들이 ‘기계적 중립’이라고 부르는 건데, 기사를 쓸 때에는 주요 정당과 대표에 대해선 기계적으로라도 함께 언급하게 마련입니다. 미디어가 특정 정당을 홀대하면 편파 시비가 일어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페이스북은 그런 중립을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관심이 없으면 얘길 안 하는 거죠. 그래서 심 대표는 페이스북에선 언급도가 확연히 줄어듭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자유선진당과 심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참패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페이스북이 다른 미디어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정확도로 여론을 반영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딱히 뚜렷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조사는 아닙니다. 다만 각각의 미디어가 확연히 구별되는 여론 반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신문을 읽고 방송을 볼 때 능동적 독자가 되고 행간을 읽어보려 노력하는 것처럼 트위터나 페이스북, 블로그를 읽을 때에도 각각의 매체에 맞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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