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6 요금폭탄 소동, KT의 책임

지난 토요일자 신문에 실린 기사를 통해 애플의 새 모바일 운영체제(OS) iOS6에서 팟캐스트를 통한 데이터통화 요금이 ‘요금폭탄’ 수준으로 생길 수 있다는 얘기를 썼다. 완전히 새로운 얘기는 아니고, 사실 검색해보니 이전에 몇몇 매체를 통해 소소하게 보도됐던 내용이기도 했다. 나만 뒤늦게 알았던 셈인데, 그래도 이게 문제라면서 비슷한 피해를 본 사람들의 사례까지 잔뜩 모아 제보한 독자가 있어서 안 쓸 수도 없었던 상황이었다.
기왕 제보를 받은 김에 자세히 알아보니 문제가 더 있었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의 대부분이 KT를 통해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KT의 과도한 요금을 알리는 방식에 잘못된 점이 있던 것이다. 최종적으로 나간 기사에서는 지면 부족으로 이 부분이 불가피하게 줄어들어서 아쉬웠다.

문제의 현상 자체는 단순했다. 애플은 iOS6를 선보이면서 ‘팟캐스트’라는 앱도 새로 만들었다. 기존에 아이튠즈로 이용하던 그 팟캐스트가 마치 아이튠즈U나 비디오, 음악 등의 앱이 별도로 분리된 것처럼 따로 분리된 셈이다. 덕분에 팟캐스트에 접속하기도 편해졌고, 관리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그런데 팟캐스트를 내려받을 때 분명히 무료인 와이파이 통신망에 연결한 상태였는데도 나중에 보면 아이폰이 자동으로 유료 이동통신망에 접속해 팟캐스트를 내려받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비디오 팟캐스트는 수십~수백MB의 용량을 갖는 것도 있어서 이건 꽤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본질은 단순한데 문제 원인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처음에야 팟캐스트 앱이 와이파이와 3G 연결을 혼동하는 버그가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그런 단순한 버그는 아니었다. 애플은 iOS6에서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설정’에 ‘Podcast’(팟캐스트) 항목을 따로 만들었고, 자동 다운로드시 ‘셀룰러 데이터 사용’을 못하도록 기본 설정을 해놓았다. 비싼 3G 통신망에 실수로 연결돼 통신요금이 많이 나오는 일을 막기 위한 배려였다. 그러니 일부러 3G로 팟캐스트를 받겠다는 무제한 요금제 고객 등을 제외하면 아무 설정도 하지 않은 평범한 소비자는 와이파이에 연결됐을 때를 제외하고는 팟캐스트를 받을 수가 없어야 정상이었다.

KT는 “애플이 iOS에서 와이파이에 30분 이상 연결되면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자동으로 3G 이동통신망으로 전환되도록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다양한 설명이 나와있다. KT 설명대로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고, 접속을 유지해야 하는데 개별앱이 개발 단계에서의 실수로 인해 필요한 시간을 연장하는 값을 적는 걸 빼놓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어쨌든 결론은 하나. 아이폰에선 30분 이상 와이파이에 연속으로 접속되는 게 어려운 경우가 존재한다. 사실 자동으로 팟캐스트 정도 되는 걸 내려받기 전에는 별 문제가 아니었던 설정이다.(OS 업데이트의 경우엔 애플 사람들이 직접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할테니 문제가 없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보니 잠을 자는 도중에 30분도 넘게 내려받아야 하는 대용량 팟캐스트를 받고 있으면 문제가 생긴다. ‘요금폭탄’도 이래서 나왔다.

1차적으로 애플 탓이지만 이해가 안 갔던 건 KT의 요금 경고 방식이다. 올해 7월부터는 요금폭탄 우려를 막으려고 사용자가 약정요금 이상의 요금을 쓸 때 통신사가 이를 반드시 문자메시지로 알리도록 하는 ‘빌쇼크 방지법’이 시행됐다. 모든 통신사는 이 법에 따라 과다한 요금이 발생한 사용자에게는 바로바로 통신요금이 초과된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런데 유독 KT만 예외적으로 오전 9시에서 오후 9시까지만 이를 알린다. 그러니까 밤 9시가 넘어서 데이터통화가 급증한다면 사용자는 다음날까지 아무런 안내도 받을 길이 없다.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밤 9시 이후로 과다한 통화료 발생을 ‘알리지 않는 게 디폴트’다.

그러다보니 출근길에 “새벽 1시에 데이터통화요금이 1만 원 발생했습니다.”, “새벽 2시에 데이터통화요금이 2만 원 발생했습니다.” 식으로 서너 건의 문자가 한번에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이 생겼다. 그야말로 폭탄이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이 아닌 사용자들은 한달에 보통 3만5000원에서 4만5000원을 내는 사람들이다. 그보다 더 낸다면 무제한을 쓸테니까. 이들에겐 매일밤 한달치 요금이 날라오는 것과 똑같은 일이 아침마다 벌어진 것이다.

KT는 이렇게 밤시간 문자메시지 발송을 그친 데 대해서 소비자가 스팸이나 광고성 문자가 밤에 오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스팸이나 광고 문자의 문제고, 과다요금 안내는 바로바로 알려줘야 한다. KT는 이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이달 8일부터 과다요금 안내를 24시간 시행하는 걸로 정책을 바꿨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8일 이후로는 문제가 사라진 게 아니고, 시스템 전환에 시간이 걸려서 아직은 일부 가입자에게만 24시간 안내가 적용된 상태라고 한다. KT 가입자 전체가 24시간 안내를 받으려면 시스템 수정에 시간이 한동안 더 걸리는 건 물론, 아직 언제 완료되는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요금폭탄 우려야 애플 문제가 있으니 SK텔레콤의 아이폰 사용자라고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적어도 SK텔레콤에서는 과다요금 청구안내를 24시간 제공했다. 그리고 SK텔레콤에게는 좀 부끄러운 얘기겠지만 이 회사에는 아이폰 사용자가 적은데다 이른바 ‘얼리어답터’도 적어서 팟캐스트를 듣는 사람 수도 적다. 그래서인지 SK텔레콤 고객센터에는 요금폭탄 관련 불만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어쨌든 문제는 통신요금이다. 소비자 탓이 아닌데도, 어디서도 돈을 돌려받을 곳은 없다. 이게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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