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아도 멈추지 않아

3년 전에 싸이월드 홍보팀에서 연락이 왔다.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인터뷰를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고. 싸이월드에서 파는 미니홈피 아이템인 ‘스킨’을 개별 작가들이 그려서 판매하는데, 그 중 한 작가가 판매순위 Top 3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였지만 알고보니 청각장애인이었다는 것이다. 장애인의 날이 되면 관련 기사가 이래저래 신문에 잘 잡히게 마련이라서 흔쾌히 해보겠다고 했다. 그게 바로 이 기사.
청각장애 구경선 씨의 일러스트레이터 성공기

그리고 3년 여가 지났다. 싸이월드 쓰던 사람들은 어디서 뭘 할까를 일종의 시장조사 차원에서 연구하다가 문득 구작가 생각이 났다. 요즘은 싸이월드가 망해서 스킨도 못 팔텐데 어떻게 하고 있을까. 페이스북으로 메신저를 보내봤다. “요즘 잘 지내요?” 알고 보니 잘 지내고는 있는데, 결코 잘 지낸다고 하긴 힘든 상황이었다. 카카오톡에 그림을 팔 생각이고, 위즈덤하우스랑 책도 계약해서 책을 쓰고 있고… 그리고 실명이 될 거란 선고를 받았다고 했다. 귀가 전혀 들리지 않는데 눈도 멀게 됐다니. 이 얘기가 얼마전 조선일보에 나왔다는데, 요즘은 예전처럼 신문도 열심히 안 읽고 띄엄띄엄 읽던 탓에 놓치고 말았다. 구작가는 내가 그 신문기사를 보고 연락했다고 생각했는데, 난 깜짝 놀랐고, 내가 놀라서 그녀도 놀랐다. 어쨌든 그래서 또 쓴 기사.

디지털 세계에서 다시 한번 꿈을 꾸는 “베니” 작가 구경선

월스트리트저널 한국어판은 정말 제목 못 붙인다. 편집기자의 내공 차이가 여기에 연재를 쓸 때마다 팍팍 느껴지곤 한다. 다음엔 아예 제목도 내가 달아서 줘야겠다 싶으면서도 버릇이 안 돼 결국 그냥 원고만 넘기곤 하는 내 책임도 물론 있고. 어쨌든 조선일보 기사는 찾아보니까 사진도 좋고 글도 좋은 기사던데, 프리미엄 기사라면서 검색도 막아놓아서 확산이 안 된다. 읽히지 않는 뉴스가 과연 뉴스일 수 있는 걸까.

http://www.vingle.net/collections/1225772-BENNY-Rabbit/embed

어쨌든 이번에 구작가를 만났을 땐 빙글을 써보라고 권했다. 우리 서비스가 그녀에게 돈을 벌어줄 수 있는 서비스는 아직 아니지만, 적어도 이름을 더 널리 알리고, 사람들에게 그녀의 존재를 알리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다행히 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구작가를 이미 아는 팬도 빙글에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사람들 반응도 좋은 것 같다. 네이버 블로그도 있고, 페이스북도 있겠지만, 우리는 쓰는 사람들이 조금 다른 서비스니까 의미가 있지 않을까. 잘 되면 구작가의 베니가 해외에도 알려지지 않으려나. 기대는 해보지만, 결국 내가 잘 되어야 남도 도울 수 있는 법이란 사실만 다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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