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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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주름잡았던(그리고 21세기도 주름잡을) 도요타의 자동차 생산 방식이 놀라운 건 이 방식이 최첨단 기계와 고도의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다. 도요타 공장에서는 낡은 설비를 쉽게 버리지 않는다. 30년 된 설비가 계속 쓰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신 특징이 있다. 어제의 기계는 오늘 조금 다른 기능을 붙여 개선된다. 어제의 작업 방식도 오늘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나아진다. 기계 자체야 큰 변화가 없지만, 그걸 쓰는 사람들은 계속 변한다. 린스타트업을 읽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Pivot이나 MVP, Build-Measure-Learn 같은 유행어가 아니었다. 도요타 식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진지함이었다. 다섯 번 “왜?”라고 되묻고, 문제의 본질을 끝까지 파고들어가 효율을 추구하며, 기업의 모든 구성원이 경영자 못잖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학습하는 기업 만들기.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을 나중에 참고하기 위해 적어둔다.

가치가설과 성장가설

처음 기업을 시작했을 때 부딪히는 가장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질문은 아마 이런 게 아닐까.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제대로 하고 있다는 근거를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여러 방식으로 지표를 측정하게 된다. 돈을 번다거나, 사용자가 늘고 있다거나, 입소문이나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식으로. 린스타트업은 이 첫 질문부터 다르다. 질문을 딱 두 가지로 한정한다. 과연 이 제품은 사용자에게 가치를 주는가? 그리고 이 제품은 앞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나?

가치가설의 증명은 간단하다. 이 제품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의 제품 대신 이 제품을 사용하느냐를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이 존재하기 때문에 문자메시지 대신 카카오톡을 쓰느냐를 만족시킨다면 가치가 있다. 카카오톡도 존재하는데 조인을 쓰느냐는 질문에서 조인을 쓰지 않는다면 이 제품은 가치가 없다.

성장가설의 대답은 말 그대로 성장을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의 성장지표는 매일 사용자들이 주고받는 메시지의 건수다. 다운로드 수가 아니라. 지난달에는 100만 명이 다운로드했는데 이번달에는 50만 명만 다운로드했다고 슬퍼할 게 아니라, 지난달 메시지 발송 건수는 하루 10만 건인데 이번 달은 1000만 건 전송으로 늘어났다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지표가 성장해야 서비스가 성장하는 것인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디어

아이디어는 제발 잊어라.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훔칠까봐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대기업은 이미 비슷한 아이디어 제안에 파묻혀있게 마련이고, 이 가운데 어떤 좋은 아이디어를 골라 거기에 사업화를 할만큼 자원을 투자할까 우선순위를 정하기만도 바쁘다. 심지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싸들고 가서 베껴달라고 부탁해도 베껴주는 대기업을 만나기가 쉽지 않으리란 얘기다. 게다가 베끼고 싶다고 실무자가 생각해도 대기업에선 베끼기 전에 첩첩이 쌓인 결제 라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위에서 경영진이 베끼라고 시킬지는 몰라도 그건 아주 소수의 경우고, 그 나머지의 수많은 빈틈에 스타트업의 기회가 있어서 수많은 기업들이 오늘도 창업하는 것이란 얘기.

대기업의 중소기업 아이디어 베끼기 등이 사회 문제로 늘 지적받지만, 솔직히 세상에 완전한 오리지널은 없다. 한국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의 아이디어를 베끼는 게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실리콘밸리의 페이스북도 카카오톡과 라인에서 쓰는 메신저 이모티콘을 베껴다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따지고 보면 이런 이모티콘은 MSN메신저 시절에도 존재했다. 애초에 아이디어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더 빠르게 실행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비효율

“회사는 계속해서 열심히 일하는데 사업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전통적인 경영학으로 훈련된 경영자들은 여기에서 당연한 결론을 내린다. 우리 회사가 열심히 일하지 않고 있거나, 일을 잘못하고 있거나, 일을 비효율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이 부분을 보면서는 정말 많은 사례 생각이 났다. 내가 했던 프로젝트부터 시작해서 내가 참고했던 프로젝트, 내가 취재했던 프로젝트 등등.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나는 건 B사의 기획서를 참고용으로 받았을 때였다. 정말 구체적이었다. 사용자가 클릭을 했을 때 어떤 애니메이션이 작동해서 0.1초 단위로 어떻게 사용자에게 반응이 주어지는지를 마이크로하게 모두 기술한 기획서였다. 개발은 그냥 시키는대로만 만들면 될 정도로. 그 기획자가 최고의 기획자로 칭송받아서 연말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건 물론인데, 문제는 그 서비스가 결국 망해버렸다는 사실이다. 회사는 열심히 일했고, 일을 잘못하지 않기 위해 기획서는 담당 임원까지 검토했으며,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개발과 디자인 기획은 각각 따로 최선을 다했다. 문제는 결과를 보고 사용자 피드백을 받기까지 너무 긴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었다. 과연 무엇이 비효율이었을까. 불성실한 기획서, 감으로 이뤄지는 개발, 뭔가 틀이 덜 잡힌 디자인 등이 비효율이었나? 아니면 소중한 피드백의 시간을 임원 검토로 흘려보낸 몇 개월이 비효율이었나.

고객군 전환

MVP(최소요건제품)는 그 자체로 만능이 아니다. 얼리어답터로부터 빠른 반응을 얻어내고 집중할 부분을 찾아내기 위해 만드는 Minimum Viable Product는 결과적으로 주류 고객에게 대단한 양을 판매하기 위해 거쳐가는 중간 단계에 불과하다. 결국 주류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을 전환해야 사업이 성공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주류 고객을 다시 알아야 한다. 얼마전 만난 눔의 정세주 대표는 “MVP가 늘 옳은 건 아니다”라며 린스타트업을 너무 믿지 말라고 경고하셨는데, 사실 그 얘기가 고객군 전환에서 린스타트업이 하는 얘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린스타트업에서는 “명확한 고객 원형을 개발하라”고 제안한다. 직접 대화와 관찰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눔에서는 이걸 “전문가와 대화하라”(Meet the Experts)고 설명한다. 세상의 수많은 얼리어답터는 얼리어답터일 따름이고, 실제 소비자는 얼리어답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눔은 ‘눔 다이어트 코치’라는 앱을 파는데, 당연히 사용자에게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게 목적이다. 그래서 눔다코는 얼리어답터를 관찰했다. 운동량을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보계 기능을 넣었고, 섭취한 칼로리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도록 쉬운 음식 입력 방법도 만들었다. 그런데 점점 다양한 요구가 늘어났다. 음식의 재료까지 직접 입력하고 싶다는 고객이 나타났고, 만보계 이외의 운동량도 함께 관리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존재했다. 애초에 눔다코가 가진 목표의식과는 달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눔은 전문가를 만났다. 식품영양학 박사들 얘기가 아니다.(물론 포함되긴 한다.) 피트니스센터의 트레이너, 학교의 급식사, 유명 요리사, 운동선수, 체육교사, 건강관련 책의 저자, 패션 잡지 기자 등등이 바로 전문가다. 다이어트와 건강에 관해 한마디 할 수 있는 사람들. 이들이 눔다코에게 고객 원형을 개발해 줬다. 정 대표는 “고객이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됐고, 그들을 위한 서비스로 제품을 전환하면서 음식 재료 배달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도요타

기본적으로 린스타트업은 제조업의 방식이다. 그것도 자동차 공장의 방식. 스타트업이라고 아이디어 중심의 지식기반 기업이라 특별할 거라 생각하는 게 바로 착각이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봤던 부분은 도요타와의 비교였다. 예를 들어 현장에서 조금씩 낭비 요소를 줄여가면서 생산과정을 개선시키는 도요타의 카이젠(改善) 방식은 린스타트업에선 MVP로 표현된다. 최소요건 제품을 만들어 문제를 조금씩 개선시키는 방식이다. 현장 작업자가 문제를 발견하면 비상줄(안돈코드)을 잡아당겨 생산라인 전체를 멈춰버리는 도요타 방식도 마찬가지로 MVP와 스플릿테스트의 반복에서 겹쳐서 보인다. 도요타의 안돈 코드는 결국 손해를 무심코 넘겼을 때 나중에 더 큰 손해가 생길 수 있다는 걸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도록 만드는 게 핵심이다. 생산라인 전체가 멈춰서도, 잘못된 생산을 하는 것보단 낫다는 얘기다. MVP를 만들어 계속 수정하고, 스플릿테스트를 위해 제품을 두벌씩 만드는 비효율도, 잘못된 길로 갔다가 돌아오는 것보다는 비용효율적이란 식이다.

도요타 생산방식은 수많은 경영학자들이 감탄해 마지 않았던 20세기 최고의 생산방식이었다. 그리고 도요타는 자신들의 노하우를 세계에 공개했다. 이런 노하우는 비밀로 감춰야 하지 않느냐고 물을 때마다 도요타 사람들은 모두 같은 답을 내놓는다. “안다고 다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죠.” 린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좋은 방법이지만, 모든 기업이 안다고 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노력하면 성공 확률은 확실히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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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일하라, Rework

책을 산지는 좀 됐는데, 휴가 때가 되고서야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왜 하루라도 빨리 읽지 않았을까 후회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톡톡 튀는 경영서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개인적으로 ‘올해의 책’을 뽑는다면 이 책을 뽑아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좋은 책들이 그렇듯 수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그 때문에 끝까지 읽기 전 수없이 다른 일을 해야만 했고(글을 쓴다거나, 다른 책을 더 찾아본다거나), 무엇보다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됐습니다. 좋은 책이란 그런 것이죠. 전혀 다른 분야의 책인데도 읽고 나면 멀게만 느껴지는 내 삶에도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이 책은 창업 단계의 작은 기업을 운영하거나 그럴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하지만 월급쟁이라도, 심지어 가정주부나 학생들이라도 도움이 될 이야기들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나중에 생각날 때마다 해당 문구를 찾아 책을 뒤질 수는 없을테니 개인적으로 잊지 않고 자주 찾아보고 싶은 구절들을 여기 옮겨둡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신다면 좋겠네요.

26p. 일단 출발해도 괜찮다. 그냥 비행기를 타고 떠나라. 깨끗한 셔츠와 면도용 크림, 칫솔은 목적지에 도착해서 구입해도 상관없다. 계획 없이 일하기가 두려운가?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다.
= 정보는 일을 하는 도중에 얻는데도 불구하고 정보도 없는 일을 시작하기 전 단계에서 세운 계획에 따라 ‘계획대로 일하자’고 얘기하는 게 얼마나 쓸데없는 일인가요. 하면서 고쳐나가는 게 제일 낫습니다. ‘가설검증법’과 같은 다른 일하는 법 등에서도 많이 얘기하는 요령이지요.

75p. 제약은 저주의 가면을 쓴 축복이다. 제약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 이건 개인적으로도 일하면서 늘 느끼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산이 부족해서 못 한다”거나 “사람이 없어서 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하지만 그들은 돈과 사람을 무한정 지원해줘도 그 일을 못해냅니다. 오늘날의 애플은 부도 직전의 기업을 스티브 잡스가 맡은 뒤부터 생겨났고, 구글이 성공한 건 메인화면에 검색창 말고는 아무 것도 넣어서는 안 된다는 창업자들의 옹고집과 같은 제약 덕분이었습니다. 모든 걸 다 할 수 있을 때, 사람들은 대개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77p. 야망을 반으로 줄여라. 반쪽짜리 (결과)를 가지느니 (목표를) 반만 가지(고 완전한 결과를 얻)는 게 낫다.
= ( )는 이렇게 옮겨놓으니 약간 이해가 어려워 개인적으로 덧붙인 부분입니다. 뒷부분에 저자들의 설명이 나와있는데 이런 얘기입니다. “세상만사 대부분이 짧을수록 좋다. 영화감독은 위대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그럭저럭 좋은 장면을 잘라낸다. 음악가는 위대한 앨범을 만들기 위해 그럭저럭 좋은 곡을 빼버린다. 작가는 위대한 책을 만들기 위해 그럭저럭 좋은 페이지를 잘라낸다. 우리도 마지막 순간에 이 책을 절반으로 줄였다. 그러고나니 정말로 훨씬 더 좋아졌다. 가지치기를 시작하라. 위대함으로 가는 여정은 그럭저럭 좋은 것을 쳐내는 일로 시작된다.”

191p. 마리오 바탈리의 요리책을 사서 그의 가게 맞은 편에 레스토랑을 열기만 하면 그가 가게 문을 닫도록 만들 수 있을까? 어림도 없는 소리.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봐 경쟁자에게 자신의 사업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 사업가가 매우 많다. 당신은 그러지 마라. 오히려 유명 요리사들을 따라 하라. 그들은 요리를 하니까 요리책을 쓴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는가? 당신의 ‘레시피’는 무엇인가? 당신의 ‘요리책’은 무엇인가? 당신은 세상에 어떤 유익한 것을 알려주고 싶은가?
= 직업 때문에 ‘아이디어’만 갖고 사업을 시작하시는 분들을 간혹 뵙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요리사만이 아니라 패션업계에도 저작권이란 없습니다. 누구나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도 됩니다. 루이 비통의 핸드백에 ‘LV’ 마크가 잔뜩 새겨진 건 그게 디자인적으로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상표권’은 베끼면 안되기 때문에 똑같은 모양의 핸드백을 만들지 못하도록 무늬를 상표로 대체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LV를 MV로 바꿔 쓴 핸드백이 루이비통과 같은 값에 팔리지는 않습니다. 패션업계에 혁신이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 그래서 개인적으로 글 쓰는 요령에 대한 카테고리를 블로그에 하나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글을 잘 써서도 아니고, 남에게 뭘 가르칠 능력이 되기 때문도 아닙니다. 저는 글을 쓰니까 글 쓰는 ‘레시피’를 정리해 보려는 것이 한 가지 이유고, 또 다른 이유는 다음 문장 때문입니다.

194p. 사람들은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호기심이 많다. 공장 견학이나 영화의 제작 후기가 인기 있는 이유다. 사람들에게 커튼 안쪽을 공개하면 관계가 변한다. 사람들이 당신을 얼굴 없는 회사가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 보게 되면서 동질감이 싹튼다. 사람들이 당신이 파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배인 땀과 노력을 보게 된다. 당신이 하는 일을 더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다.
= 이렇게 마법처럼 되려나요?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 관심을 가지실는지는 모르겠지만.

200p. 이왕 인력을 고용할 거라면 최고의 작가를 고용하라. 마케팅, 판매, 디자인, 프로그램 그 어떤 자리에서도 글 쓰는 기술은 빛을 발한다. 그것은 글을 잘 쓰려면 단순한 글 솜씨 이상의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글을 명쾌하게 쓴다는 것은 그만큼 사고가 명료하다는 말이다. 뛰어난 작가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다. 공감 능력과 불필요한 것을 빼는 편집 능력도 뛰어나다.
= 아마 원문에서는 writer를 뽑으라는 얘기였을거라 생각되는데, 작가를 뽑으라기보다는 글 잘 쓰는 사람을 뽑으라는 얘기일 겁니다. 요즘 기업들의 블로그를 읽고 있으면 최근 들어 글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특히 미국처럼 설득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업무 능력의 대부분으로 평가받는 사회에선 더 중요하겠죠. 한국도 그렇게 변해갈테고요. “윗분과 얘기 다 해놨다니까요”라는 건, 이제 한국에서도 안 통합니다.

275p. 직원들을 5시에 귀가시켜라. 빨리 마쳐야 하는 일이 있으면 가장 바쁜 사람에게 맡기라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는 바쁜 사람이 필요하다. 일터 밖의 삶이 있는 사람, 관심사가 여러 가지인 사람. 직원들이 일밖에 모르고 살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적어도 그들과 오래 일하고 싶다면 그래서는 안 된다.
= 빨리 퇴근하고 싶은 사람은 일을 짧은 시간에 더 많이 합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할 일을 안 하고 빨리 퇴근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이 사실 더 불행한 사람입니다. 동료를 믿지 못한 채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니 언제라도 누군가 나타나 자신의 뒷덜미에 칼이라도 들이댈거라고 생각하며 벌벌 떨고 살아가겠죠.

291p. 뭔가를 하고 싶다면 당장 해야 한다. 영감이 충만할 때는 두 주가 걸릴 일을 단 두 시간 만에 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영감이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다려주지는 않는다. 영감은 현재에만 존재한다. 영감이 솟거든 지체하지 말고 작업에 돌입해라.
= 간혹 늦은 밤이나 새벽에 일을 하곤 합니다. 일 중독이라서가 아니라, 그 때 아니면 못 할 것 같아서요. 그리고 그럴 때의 성과가 늘 좋습니다. 오래 걸리지도 않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이렇게 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 그 순간이라도 전화를 걸어 그 일을 해내는 게 좋았습니다. 그 순간을 놓치면 그렇게 강렬히 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그런 마음에 하루이틀, 한달두달 미루다 보면 몇 년이 흘러 그 순간을 후회하게 마련입니다. 이 문장은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문장입니다. 강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