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SK텔레콤으로 전향, 3개월 후.

#update:어제(20일) KT로 가서 다시 번호이동을 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1. SK텔레콤으로 옮겼던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2. 그러자 KT의 좋은 점이 다시 보였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우겠지만, 저는 유선인터넷과 IPTV를 KT 것으로 이용합니다. 집에 전화는 따로 없습니다. 휴대전화로 통화를 모두 해결하죠. 여기에 스마트폰까지 가입하면 결합 할인이 좀 됩니다. 포인트도 서로 나눠 쓸 수 있고요. 하지만 이런 장점을 다 포기하고 SK텔레콤으로 옮겼습니다. 통화가 안 된다면 포인트고, 결합할인이고 다 상관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최근 들어 SK텔레콤이 통화가 잘 안되기 시작했습니다. 음성통화를 하다가 뚝뚝 끊기는 일은 SK텔레콤이 확실히 KT보다 적습니다. 그건 최근까지도 변함없습니다. 다만 차이가 급속도로 줄어들더군요. KT는 3G망에 투자하는데, SK텔레콤은 4세대 LTE를 한다고 기존 망을 버려놓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제 주위에는 “멀쩡히 잘 쓰던 SK텔레콤 갤럭시S로 전화가 안 된다”는 사람이 점점 늘어납니다. 예상됐던 일입니다. SK텔레콤이 기술투자로 KT를 앞섰던 게 아니라, 애초에 더 넓은 대역폭의 주파수를 썼기 때문에 자원의 우위로 KT를 앞섰던 것이니까요. 양사 가입자 숫자가 대역폭 비율로 차이가 나게 될 경우(SKT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어날 경우) SK텔레콤도 KT가 겪었던 문제를 겪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던 겁니다. 이미 이 얘기는 넉 달 전에도 했던 얘기네요.

특히 데이터통화의 문제는 더 심각했습니다. 지방에 가거나, 인구밀집 지역이 아닌 곳에 갈 때마다 SK텔레콤의 3G는 정말 쓸 수 없는 수준으로 속도가 느려지곤 했습니다. ‘콸콸콸’이란 말이 무색하게도 이런 일이 반복됐는데, HSDPA 망을 인구밀집 지역에만 깔아놓고 음영지역 해소에는 애초에 관심이 없었던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긴 데이터통화를 쓰면서 음영지역이 어쩌고 하는 소비자를 만날 거라곤 3년 전만 해도 이 회사에선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그러고나니 SK텔레콤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어차피 둘 다 통화품질이 별로라면, 결합할인도 받고, 포인트로 음악도 사는 게(저는 옛날부터 뮤즈 서비스 팬입니다. 지금의 올레뮤직이지요.) 더 현명한 소비라는 생각이 든 겁니다. 그리고 요즘 KT 네트워크는 많이 개선됐다고 합니다. 게다가 최근 개발자용 iOS5베타를 쓰고 있는데 SK텔레콤 네트워크는 애플이 통신사 업데이트 할 때 빼놓았더군요. 그 결과 업그레이드 이후 SK텔레콤 아이폰4는 데이터 서버 연결 설정을 수동으로 다시 해줘야 합니다. SK텔레콤이 애플에게서 그다지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결정적으로, 다음 주에 출장을 갑니다. KT 해외 무제한 데이터 로밍 요금은 하루 1만 원입니다. SK텔레콤은 1만2000원입니다. 6일이면 1만2000원 차이가 납니다. 1년에 적어도 한 달 정도는 해외에서 보내는데, 6만 원 차이가 납니다. SK텔레콤을 쓰는 게 요금 측면에서도 그다지 현명하진 않더군요.

그래서 결국 돌아왔습니다. 아이폰5가 나오면 SK텔레콤으로 아이폰 사용자가 대거 이동할 거라고 하는데, 글쎄요. SK텔레콤이 계속 지금처럼 한다면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못할 겁니다.

(기존 글)
5월 말에 SK텔레콤으로 통신사를 옮겼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설명했지만 KT의 통화품질이 너무 안 좋았기 때문입니다. 바꾸고나서 초기에는 꽤 만족했습니다. 통화가 끊어지거나 인터넷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지는 일 등이 확 줄었거든요.

그리고 어제(30일) 저녁,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SK텔레콤 중계기 설치기사입니다.”
“예 안녕하세요.”
“고객님 댁이 ******시죠? 통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접수하셨는데 지금도 그러신지요?”
(집에서 전화가 안 터집니다. 아파트단지 제일 안쪽이라 음영지역인가봐요. 그래서 7월 초에 중계기를 달아달라고 설치 전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음, 두달 쯤 전에 전화드렸던 것 같은데요?”
“예. 그래서 제가 지금 전화드린 겁니다.”
“두달 만에 중계기 달아주신다고요?”
“아닙니다. 지연설치 안내 드리려고요.”
“예?”
“중계기 장비를 저희가 본사에서 공급받지 못해서 계속 기다리시게 할 수 없어 전화드린 겁니다.”
“두달 만에 전화하셔서 앞으로도 설치못해준다는 안내를 하신다고요?”
“죄송한데 고객님보다 먼저 신청하신 분께도 오늘 같은 안내를 드렸습니다.”
“그럼 두달도 더 전에 신청한 사람들도 앞으로 계속 기다려야 하는 것이고, 이게 일반적인 일이라는 거에요?”
“그렇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언제 설치해 주신다는 건가요?”
“정확한 말씀은 못 드리겠고, 한 달 이내로는 힘들 것 같습니다.”
“두달만에 전화해서 앞으로 한 달 내로는 절대로 중계기 못 달아준다는 안내를 하시는 거에요?”
“그게 저희도 곤란합니다. 본사에서 중계기 장비를 안 줘서. 죄송합니다.”

2009년 11월 말에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스마트폰이라고 통화품질에 문제가 잦으면 안 된다며 KT가 ‘올레콕콕’이란 앱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아이폰에서 통화품질 불량을 선택한 뒤 전송버튼만 누르면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통해 통화가 안 되는 지역이 바로 KT 상담센터로 전달되는 앱이었죠. 아이폰3GS를 쓰던 시절 그 앱으로 통화품질 불량 신고를 했더니 1주일만에 집에 중계기 기사가 방문해 중계기를 달아줬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다시 KT로 옮겨볼까 고민중입니다. 이젠 위약금도 안 내도 되는데. 방통위가 통신요금 낮추겠다고 난리치지말고 그냥 가입비나 면제해주면 어떨까요. 그러면 맘껏 통신사를 옮겨다니며 방통위가 그렇게 강조하던 ‘경쟁 활성화’를 통신사들이 체감하도록 기꺼이 메뚜기 노릇을 해줄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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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 단순하고 간단한 길안내 뒷편의 복잡한 세계


최근에 통신사를 KT에서 SK텔레콤으로 바꿨습니다. 통화품질도 약간 나아졌지만,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굉장히 만족하게 된 서비스가 하나 있습니다. 최근 아이폰용으로 나온 티맵(T map)이었습니다. 이 앱은 SK텔레콤과 SK마케팅앤컴퍼니(SK M&C)가 만드는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인데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해 줍니다. 꼭 아이폰이 아니더라도 안드로이드폰이나 아니면 일반 휴대전화 중 티맵을 지원하는 기종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자로는 동부간선도로의 우회로를 알려줘 막히지 않는 길로 안내한다거나, 도착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해주는 기능 등을 소개하는 기사도 썼습니다.

사실 하고 싶었던 얘기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였습니다. 실시간 교통정보는 SK텔레콤 외에도 많은 회사들이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구글도 이런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애플도 앞으로 수집할 계획이라는 걸 지난번 위치 추적 사태, 이른바 ‘로케이션 게이트’가 벌어졌을 때 밝힌 바 있습니다. 혼다도 자신들이 출고하는 자동차에 GPS를 달아 내비게이션에 쓰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고 현대자동차도 비슷한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른 제품은 하나도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만족할만한 교통정보를 모으지 못해서입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대로 모으려면 한국 정도의 넓이에서는 최소 7만 대 정도의 ‘주행중인 차량’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해서 교통정보를 수집하는 것인데 이런 차를 ‘프로브카(probe car)’라고 한다는군요. 티맵을 만드는 SK M&C가 갖고 있는 프로브카는 약 3만5000대입니다. 나비콜 택시와 금호고속 버스, SK그룹이 갖고 있는 유조차를 포함한 업무용 차량 등이 있어 이 정도 숫자를 갖춘 셈이죠. 이것만 해도 세계 최고입니다. 미국의 실시간 교통정보 업체에서는 약 7만 대 정도의 프로브카를 갖고 있는 곳도 있다는데 미국이기 때문에 넓이와 규모가 워낙 달라 정확도에선 SK M&C보다 떨어진다는군요. 국내 다른 교통정보 제공업체의 프로브카는 보통 1만 대 수준이라고 합니다. 티맵이 다른 내비게이션 길안내 서비스보다 나은 건 이렇게 수집되는 정보가 다른 게 한 가지 이유입니다.

실시간 교통정보는 프로브카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도 수집됩니다. 통신사의 경우 주로 가입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해서 교통정보를 모으죠. 기지국1에 A라는 휴대전화가 접속해 있는데 시속 40km의 속도로 기지국2와 기지국 3, 기지국 4를 지나쳐갔다면 A는 차 안에 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휴대전화 사용자가 늘 차안에 있는 건 아니지만 SK텔레콤 가입자는 2500만 명이나 됩니다. 이 가운데 1000분의 1만 차 속에 있다고 가정해도 2만5000명의 이동정보를 얻을 수 있는 셈이죠. KT와 LG유플러스도 이 정도의 정보는 얻지 못합니다.

SK텔레콤과 SK M&C는 앞으로 티맵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도 모으고 싶어합니다. 기지국 정보는 오차가 커서 골목길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교통정보를 알려주진 못합니다. 복잡한 빌딩숲이 있는 시대 도로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주로 고속도로나 국도 안내에 사용됩니다. 반면 티맵 사용자는 GPS를 사용하기 때문에 오차범위가 3미터 이내로 크게 줄어듭니다. 골목 안내도 가능하죠. 법적인 문제도 없습니다. 이미 이 회사는 위치정보사업자로 등록돼 있으니 익명으로 수집하는 사용자 위치정보는 충분히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서법 때문에 적용을 꺼리고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입니다. 위치정보를 개인정보로 여기는 소비자들이 익명으로 수집된다는 사실 자체에도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면 제 위치정보는 티맵을 사용할 때마다 제공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입니다. 동의를 거쳐 익명으로 수집되는 위치정보는 결과적으로 개인에게도 도움이 되게 마련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기관이 이런 부분을 잘 감시해 믿고 쓸만한 서비스가 더 나오도록 도와줬으면 합니다.

실시간 교통정보의 정확성이 티맵이 경쟁력이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몰랐던 사실도 여러 가지 배웠습니다. SK M&C는 이런 교통정보를 다른 업체에도 판매합니다. 특히 대표적 경쟁사인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을 만드는 팅크웨어도 티맵과 동일한 교통정보를 사용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맵은 여러 비공식 테스트에서 아이나비의 실시간 길안내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입니다. 내비게이션의 하드웨어적 기능 측면을 제외한 길안내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만 봤을 때에도 티맵이 늘 더 나은 결과를 나타내고요. 이건 길안내를 하는 노하우가 쌓인 결과입니다. 2002년 ‘네이트 드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처음 티맵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0년 가까이 온갖 소비자 불만에 대응하면서 몸으로 익히고 수정해 온 알고리듬 덕분이죠.

도대체 뭐가 다른지 물어봤습니다. ‘링크의 수’가 다르다는 게 SK M&C 분들의 설명입니다. 우리는 길을 그냥 길로 인식하지만, 이런 내비게이션 지도를 만드는 사람들은 부르는 용어가 다릅니다. 길과 길이 만나는 교차점을 ‘노드’라고 부르고, 교차점과 교차점 사이의 도로를 ‘링크’라고 부르죠. 티맵은 이 링크를 200만 개 이상 파악하고 있습니다. 골목길까지 안내할 수 있는 건 계산 가능한 도로의 수 자체가 월등히 많기 때문입니다. 또 여러 개의 링크를 조합해 만들어내는 최적의 도로를 계산하려면 ‘노드’를 지나는 경우의 수를 잘 따져야 합니다. 대부분의 길안내 서비스는 노드를 그저 교차점으로만 파악합니다. 하지만 티맵은 하나의 링크에서 노드를 어떤 방향으로 지나가는지까지 경우의 수에 포함시켜 계산합니다. 약간 복잡한 듯 하지만, 쉽게 말하면 다른 내비게이션은 한 교차점에서 다른 교차점까지 차가 통과하는 평균시간을 계산합니다. 반면 티맵은 교차점을 좌회전에서 통과했을 때 걸리는 시간, 우회전했을 때 걸리는 시간, 직진했을 때 걸리는 시간을 따로 계산합니다. 사거리 정보가 있다면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세배로 늘어나는 셈입니다.

일반적인 내비게이션은 이런 경로 계산을 내비게이션 단말기가 합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프로그램도 해당 프로그램이 합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은 피하는 게 원칙입니다. 티맵은 다릅니다. 경로 계산을 티맵의 경로탐색서버(Root Plan Server)에서 모두 합니다. 스마트폰이나 휴대전화는 이렇게 계산된 경로를 보여주는 일종의 중계장치에 불과합니다. 애초에 작은 휴대전화에서 서비스하려고 개발돼 기계 성능의 제약 등을 겪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이런 방식으로 발전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덕분에 최고 성능의 내비게이션보다도 오히려 뛰어난 길안내가 가능해진 셈입니다. 티맵의 경로탐색서버가 처리하는 경로탐색 요청은 1주일에 보통 750만 건 정도 된다고 합니다. 출퇴근 시간이나 주말처럼 탐색 요청이 급증하는 피크타임에는 1분에 1700~2000건 정도의 요청이 한 번에 들어온다고 하죠. SK M&C 분들은 월 330만 명이 쓰는 서비스인데도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 트래픽이라 충분히 감당할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사용하는 서버 성능도 평이합니다. 쿼드코어 2.6GHz 프로세서에 16GB 메모리 서버를 6대 사용한다고 하니 결국 자금력보다는 노하우였던 셈입니다. 이 서버만으로 지난 설 연휴 때 1분에 1만5000건 요청이 들어왔던 피크타임도 잘 버텨냈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UI도 맘에 들었습니다. 목적지를 입력하면 그 다음부터는 손을 댈 필요가 없습니다. 자동으로 경로를 탐색하고, 추천경로도 단 2개만 보여줘 둘 중 한 길을 선택하게 하며, 선택하지 않아도 1번 추천경로로 알아서 길안내를 시작합니다. 음성입력을 쓴다면 “집으로” 한마디만 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손을 전혀 대지 않아도 길안내가 되는 셈입니다. 단순하고, 고민하지 않게 해주고, 군더더기가 빠져서 좋다고 얘기했더니 이 또한 휴대전화용이란 제약 때문이었다고 하더군요. 복잡한 옵션을 설정하기에는 네이트 드라이브 시절 이용하던 휴대전화가 너무 화면이 작고 숫자키밖에 쓸 수 없어 이런 UI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역시 제약은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티맵은 사실 아이폰앱으로는 별로 점수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폰4밖에 팔지 않는 SK텔레콤에서 티맵은 아이폰 3GS 이전모델 해상도로 만들었습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장점은 사라졌죠. 또 멀티태스킹 API를 활용하지 않아 음악을 들으며 동시에 길안내를 받는 간단한 기능조차 쓸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티맵을 씁니다. 길안내를 받는 게 내비게이션을 쓰는 이유라면, 길안내 하나만큼은 월등히 뛰어나니까요. 앞으로 티맵의 발전 목표는 종합적인 위치기반서비스(LBS)로의 발전입니다. 예를 들어 차에 타서 티맵을 켜고 “CGV”라고 말하면 길안내가 시작되면서 동시에 가까운 CGV 영화관 정보가 나타나겠죠. 이 가운데 티맵이 영화표 할인혜택이 있는 곳, 또는 영화가 끝난 뒤 식사를 할만한 할인쿠폰이 있는 극장 인근의 레스토랑 등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영화표도 티맵에서 사고, 할인쿠폰도 받은 뒤 제휴업체에서 식사도 할 수 있게 되는 식입니다. 길안내가 되는 포스퀘어와, 체크인이 되는 티맵. 경쟁도 재미있어 보입니다.

SK텔레콤으로 전향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이폰 통화품질이 너무 나빠서 통신사를 옮겨봤습니다. 위약금 고스란히 토해내고 온갖 손해를 감수했죠. 적어도 KT 건물 내부에서는 펨토셀(초소형기지국)을 달든, 직원들에게 와이파이 사용을 강제하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KT 기자실에서도 대책없이 끊어지는 휴대전화로 일을 하는 건 너무 괴로웠습니다. 게다가 이 회사는 “통신은 전력이나 수도 같아서 수요 관리도 해야 한다. 공급만 늘리라고 하면 하루종일 수도를 틀어놓은 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얘기만 반복했습니다. 소비자에게 “네가 좀 덜 쓰면 괜찮아 질거야”라고 말하는 식인데, 더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요일 저녁에 번호이동을 했으니 이틀 쯤 지났군요. 달라진 게 확 체감됩니다. 이틀 동안 단 한 차례도 통화가 끊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기계는 KT에서 쓰던 그 아이폰 그대로입니다. 물리적인 변화는 USIM카드 하나 뿐이었죠. 인터넷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지하철에서 아이패드로 각종 뉴스를 보는데, KT 시절에는 출근 시간의 경우 인터넷에서 조간신문 앱을 열 때 지면보기(이미지 모음)를 내려받느라 서너정거장을 그냥 지나가는 경우마저 종종 있었습니다. 이젠 그때와 비교하면 전화모뎀에서 ADSL로 통신망을 바꾼 느낌입니다.

사실 KT로서는 좀 억울할 만도 합니다. 아이폰 사용자는 KT가 SK텔레콤보다 훨씬 많습니다. 250만 명이 넘는 아이폰 사용자가 대부분 KT에 몰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엄청난 트래픽을 사용합니다. KT가 아이폰3GS와 아이폰4를 앞서서 내놓으면서 SK텔레콤의 얼리어답터들이 모두 KT로 이동한 바 있지요. SK텔레콤도 스마트폰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전체 트래픽은 KT를 추월했다고 하지만 두 회사의 전체 가입자 비중은 10:6 정도인데, 무선 트래픽 기준으로는 거의 1:1입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이런 스마트폰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2.1GHz대역)가 KT보다 1.5배 많습니다. 그래도 이런 상황을 다 알고 있는 KT가 SK텔레콤을 따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시작합니다. 저도 그 요금제를 썼습니다. 아마 KT가 내놓지 않았더라면 지난해에 SK텔레콤으로 옮겼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도 기본 전제가 다른데 경쟁사와 똑같은 서비스를 한 무리수가 결국 여기까지 온 셈입니다.

그렇다고 SK텔레콤을 칭송할 마음은 없습니다. 주위 분들이 묻더군요. “그럼 너처럼 SK로 옮겨가는 사용자가 많아져서 두 회사의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1:1에서 1:1.5로 변하면 SK텔레콤도 KT처럼 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최근 SK텔레콤은 통신사에 관계없이 무료로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겠다던 와이파이망도 “7월1일부터 SK텔레콤 가입자에게만 무료로 하겠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혼잡 상황에 이르면 “무선인터넷은 한계가 있어 어쩔 수 없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취소하겠다”라고 얘기하면서 그동안 SK텔레콤이 ‘콸콸콸’이라고 믿고 따라왔던 사람들을 배신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떠올려볼만합니다.

그래서 정부의 강압적인 통신요금 인하 정책은 반대하지만 그래도 각 통신사 사이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로막는 온갖 요금은 사라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가입비입니다. 이번에 옮기려보니 SK텔레콤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거의 4만원 가까운 돈을 내야 하더군요. 이게 그나마 5만5000원에서 많이 할인된 거라고 합니다. 여기에 USIM 카드 비용 7000원을 추가로 받습니다. KT 시절에 쓰던 USIM이 있는데 왜 새로 사야하는걸까요. 그냥 업체들끼리 표준화해서 가입자 정보만 넘겨받고 데이터를 초기화해 쓰면 될텐데요. 지우고 다시 정보를 쓰는게 보안 등의 문제로 어렵다면 그냥 가입자 정보만 양사 간에 주고 받으면 자원 낭비도 줄일텐데 말이죠.

통신 품질도 만족할 수 없고, 이동 과정의 불합리함도 만족할 수 없는데, 통신사들은 자신들의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고 “세계 최고의 품질”이라고 우겨댑니다. 다른 통신서비스를 선택해 보고 싶은데 선택할 곳도 없어서 울며겨자먹기로 서로 정신차리고 경쟁하라는 뜻에서 이 안에서라도 자꾸 왔다갔다 하려했더니 거기에는 가입비에 위약금에 USIM 카드 비용 등 별별 돈을 얹어 이동을 최대한 가로막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소비자를 울타리에 몰아놓은 가축들처럼 가둬놓고는 여기서 거둔 이익으로 새로운 사업에 투자를 하겠다고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사업이 하나SK카드나 KT가 인수한 비씨카드 등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사업입니다. 신용카드까지 이런 식으로 영업하는 사람들이 가져가겠다는 건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난밤 구글이 씨티그룹과 마스터카드와 손잡고 모바일 결제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KT와 국내은행과 비씨카드가 손잡고 발표할 모바일 결제 사업도 이 서비스 못잖게 훌륭한 사업일 수 있을 겁니다. SK텔레콤과 하나은행과 하나카드가 손잡고 발표할 모바일 결제 사업도 끝내줄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까지 다른 산업에 진출할 때 거둬온 성과로만 생각한다면, 저는 구글의 서비스가 더 기대됩니다. 참, 조만간 애플도 이런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 우리 통신사들이 제게 “통화품질 개선에 돈을 더 쓰는 대신 구글-애플과 경쟁하는데 돈을 더 쓸테니 요금을 더 내달라”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위약금 털어내고, 가입비 털어내면서 제 지갑은 이미 충분히 얇아졌습니다. 확률 낮은 도박에 판돈을 걸고 싶은 의지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아이폰4와 넥서스S, 뭔가 놓치고 있는 것.

자, SK텔레콤이 아이폰4를 판매하겠다고 합니다. 만세. 소비자의 승리입니다. 또 다른 소식, KT가 SK텔레콤과 동시에 넥서스S를 판매하겠다고 합니다. 만세. 역시 소비자의 승리? 과연 그런가요?

SK텔레콤이 아이폰4를 판매한다고 합니다. KT도 아이폰4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들에게서 아이폰을 사야할까요? 그저 애플 매장에 가서 아이폰4를 사서 통신사 대리점에서 구입한 USIM 카드를 여기에 끼워서 아이폰을 쓰면 안 되는 걸까요? 매월 쓰지도 않는 요금을 꼬박꼬박 내는 대신 선불카드를 사서 저렴하게 쓰면 안되는 걸까요? 통신사들은 “그러면 단말기 값이 올라간다”고 주장합니다. 자기들이 휴대전화 제조업체로부터 휴대전화를 대량 구입해 크게 할인받는다는 것이죠. 또 보조금도 줘서 소비자 부담을 줄여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석채 KT 회장 본인이 “단말기 값에 거품이 끼었다”고 주장합니다. 제조업체가 통신사의 ‘보조금 공동 지급’ 요청을 고려해 출고가 자체를 비싸게 높여 부르고는 여기서 할인하는 형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이죠. 중국에서 만든 안드로이드폰 가운데에는 통신사와의 2년 계약 같은 것 없이 10만 원 정도에 팔리는 제품도 있습니다. 품질 차이야 있겠지만, 그것도 엄연한 스마트폰입니다. 한국에선 그런 제품은 아예 볼 수도 없습니다. 통신사가 질색하니까요. 10만 원 짜리 스마트폰을 사서 통신사와 계약같은 것 없이 한 달에 데이터통화료만 2만 원 쯤 내고 인터넷 전화를 실컷 할 수 있다면, 그게 소비자의 승리 아닐까요? 오히려 KT만 아이폰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았듯 경쟁이 격화되는 게 더 나은 건 아니었을까요?

게다가 애플은 조만간 선불요금 사용자를 위한 저렴한 가격의 아이폰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팀 쿡 COO도 “아이폰은 부자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얘기했죠. 그런데 경쟁이 없는 한국 시장에, 그것도 통신사가 모든 단말기를 100% 사들인 뒤 이를 재판매하는 것만 구할 수 있는 한국 시장에 이런 선불 아이폰이 들어올 수 있을까요? KT도, SK텔레콤도 이런 시장이 한국에 생겨나는 걸 원하지 않을겁니다. 게다가 어차피 이제 두 회사가 똑같은 단말기를 갖고 경쟁하게 된(또는 실질적으로 담합하게 된) 상황에서 통신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단말기가 널리 팔리는 상황이 즐거울까요?

그런 점에서 넥서스S가 양사에서 동시 발매되는 것에도 의문이 듭니다. 우리는 또 스마트폰 요금제에 가입해야겠지요. 구글은 넥서스 시리즈를 레퍼런스폰이라면서 통신사 계약없이 판매했지만, 한국에선 그렇게 팔리는 넥서스S라는 건 아예 존재하질 않을 겁니다. 삼성전자 매장에서 ‘옙’ MP3플레이어를 들고오듯 넥서스S도 용산전자상가에서 ‘발품을 팔아’ 40만 원 정도에 기계만 사다가 그동안 쓰던 휴대전화의 USIM카드를 꽂아 쓸 수는 없는 걸까요? 애초에 그게 구글이 넥서스 시리즈를 만들면서 내세웠던 가치인데 어느 순간 흐지부지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소비자의 승리라니요. 이제는 구글마저 우리를 계약에 묶어놓기 시작했군요.

통신사가 지난해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한 돈 7조5000억 원 가운데 7조 원 정도는 우리의 단말기 보조금과 우리를 고객으로 끌어들인 대리점 영업사원들의 인센티브로 쓰였습니다. 한 해에 한국에서 판매되는 휴대전화는 2000만 대에 이릅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한 대 당 35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아, 참고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전화 평균 판매가격(ASP)은 100~150달러 사이입니다. 20만 원이 넘지 않죠.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단말기만 팔리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모르겠지만, 저 돈은 모두 우리 주머니에서 나오는 거랍니다.

통신CEO인터뷰#2/ SK텔레콤 정만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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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기로 약속하고 자리에 앉았더니 눈 앞에 자료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정 사장은
하늘색 형광펜을 수첩에 꽂아두고 있었는데, 약 100페이지는 돼 보이는 A4용지 곳곳에
같은 색 밑줄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곳곳에 메모도 해놨습니다. 인터뷰 전에는 "실제
인터뷰 때 물어볼 내용으로 예상질문을 달라. 미리 준비해서 충실하게 답변하겠다"는
얘기도 하더군요. 적어도 그 A4용지 묶음 덕분에 저는 이 분이 정말 미리 준비를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부터 물었습니다.

 

정만원
사장= 늘 이래요. 책을 여러권 갖다줍니다. CTO(최고기술책임자)가 내가 뭐라하면 듣다가 공부가 부족하다 싶으면 아무소리
없이 책을 갖다놓습니다. 내가 말하던 내용에 대해 잘 설명된 책, 이렇게 갖다주는 거죠. 우리가 평생 공부를 해보면 단어의 뜻이 무엇이냐로
논쟁을 많이 벌입니다. 그 단어가 함축하는 의미를 부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면 서로 얘기해도 안 맞으니
논쟁이 겉도는 거죠. 그걸 공부해서 알라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텔레콤에서 우리가
써오던 용어보다 최근 나오는 용어가 새로운 게 참 많아요. 그런 용어가 또 쓰는 방식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각자 자기 역할에 따라 용어를 쓰는 건 좋지만 CEO는 그 용어가 전체적으로 내포한 계층적이고 기능적인 분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봐요. 우리가 단편적인 아티클은 쭉 보지만 아티클이 기본 개념을 자세하게 얘기해주지는
않죠. CEO 정도 되면 중요한 용어가 내포한 의미를 정확히 공부해서 알아야 합니다.

 

– 그런
의미에서 물어보죠. 최근 서비스플랫폼이란 말을 쓰셨는데, 그건 도대체 무슨 뜻의
용어입니까?

= 우리가 용어를 쓰고 있는데 회사 내에서도 조금씩은 다르게 쓰고 있습니다. 운영체제(OS)를
보면, 계층과 기능으로 여러 단계로 구분됩니다. 서비스플랫폼은 계층적 분류라기보다는
기능적인 분류죠. 기능적으로 플랫폼을 나눌 때 우리는 단말 차원의 플랫폼, 서비스 플랫폼, 컨텐츠딜리버리플랫폼 등으로
플랫폼 영역을 구분합니다. 우리가 말하고 있는 서비스 플랫폼은 이런 것. 기능적으로 단말기에
따른 플랫폼과 컨텐츠딜리버리 플랫폼 사이에 있는 셈이죠. 여기가 통신사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래도
잘 모르겠습니다. 쉽게 예를 든다면요?

= 애플을 놓고 보면 아이폰은 단말기
플랫폼, OSX은 매킨토시 컴퓨터의 운영체제, 콘텐츠 딜리버리 플랫폼은 아이튠즈가
됩니다. 서비스플랫폼은 이런 게 아니라 (아이폰이나 매킨토시에 관계없이 돌아가는)
구글맵과 구글서치같은 거죠. 이런 게 서비스플랫폼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서비스인
티맵도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 이게 서비스플랫폼이 되려면 확장성이 필수죠. 나혼자 갖고 있으면 의미없고, 확장성이 있어야 합니다. 티맵에 들어있는 콤포넌트를 우리 혼자 갖고 있으면 그냥 애플리케이션이지만 이게 서비스플랫폼이 되려면 우리는 티맵의 API를 외부에
공개해야 합니다. 이를 갖고 외부 개발자 등이 자신들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우리가 2001년부터 네이트를 열고 500만개나 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애플리케이션은 확장도 안 되고 국내에만 갇혀 있었습니다. API를 열고 누구나 만들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
모델은 확장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서비스플랫폼을 많이 만들어서 이를 개방해서 다수 개발자들이 쉽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 생각해보면
싸이월드 만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그런 걸 잘하는 회사입니다. 왜 텔레콤이 하나요?

= 물론
싸이월드같은 건 잘했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을 놓고 보면 페이스북은 중요한 자산을 다 열고
자신들의 애셋을 활용해 게임 등 확장을 엄청나게 일으켰죠. 가입자도 5억 명이 넘어섰습니다. 페이스북이 구글을 뛰어넘는다고
하는 것도 이 덕분이죠. 확장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싸이월드는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폐쇄적이었지만 요즘 조금씩 개방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싸이월드의
영역은 싸이월드의 영역이고, 우리도 SMS(메시징), 티맵, 모바일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가 매우 강합니다. 서로
각자 잘하는 걸 잘하는대로 키우자는 얘기죠. 모바일 싸이월드 같은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다가 최근 컴즈에 다 넘긴 것 아닙니까? 그런 분야는 거기서 함께 발전시키라는 것입니다. 텔레콤의 영역은 티맵을 서비스플랫폼화하고 와이파이를 이용해 위치기반서비스(LBS)를 만들어가는 식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SK카드도 모바일결제 플랫폼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죠.

 

– SK커뮤니케이션즈
말고도 계열사들이 지금 말씀하신 서비스플랫폼을 꽤 갖고 있는 것 아닌가요? 계열사
플랫폼을 발전시키는 것 말고 SKT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습니까?

= 메시지(SMS,
MMS)와 관련된 건 우리가 제일 잘합니다. SMS에 뭘 넣고, MMS를 하고 하는 건 우리가 강점이 있습니다. (티맵은 SK
M&C 지도를 쓰고,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 서비스를 쓰고, 텔레콤은 갖다 엮는것만
하는 건가요?) 그거 아닙니다. 싸이월드도 모바일에서 성공한 게 아니라 웹베이스에서
이룬 성공이었잖아요. 모바일 쪽 서비스 플랫폼을 만드는 건 SK텔레콤이 2001년부터 플랫폼연구원이라는
걸 운영해 왔는데 그곳에서 다루는 일입니다. 또 휴대전화가 진화하면서 삼성전자가 제일 먼저 비디오스트리밍
기술을 휴대전화에 적용시켰는데, 그 기술이 SK텔레콤 것입니다. 그걸 우리가 우리
단말기를 직접 만드는 SK텔레텍에도 줬지만 고객인 삼성전자에도 기술을 다 준 겁니다. 지금은
국내 휴대전화 거의 모든 폰에 다 들어가 있어요.

 


그러면 도대체 그게 어떤 솔루션입니까? 코덱이나 스트리밍 서버 기술 등도 직접
만든건가요?

=
(잠깐만 얘기가 안 끝났다며 대답을 미루고는) 싸이월드의 유선 싸이월드와 모바일 싸이월드가 똑같은 게 아닙니다. 모바일에서 훨씬 더 확장가능하게 만드는 플랫폼은 따로 있어야 합니다. 티맵의 경우에도 제가 예전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무선 쪽에서 구동되게 하는 기술은 SK텔레콤이 갖고 있었습니다. 티맵의 원래 시작은 엔트랙이라는 차량 거치 장치에서 돌던 것이죠. 이걸 휴대전화에서 돌아가게 한 건 텔레콤입니다. 모바일 서비스플랫폼을 만드는 건 단언컨대 세계에서 SK텔레콤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요. 2000년대 초반 우리가 서비스플랫폼을 패키지화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대만에도 팔고 이스라엘에도 팔고 차이나유니콤과 ‘유니SK’를 만든 것도 우리였죠.

 


그런 적이 있었나요?

=
무선네이트 플랫폼을 보여줬던 것입니다. NTT도코모의 아이모드 보세요. 어마어마하죠? 가입자가 5000만 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얘기하지 않습니다. 국내용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네이트를 대만, 중국 등과 함께 가려 했던 겁니다. 그러면 공유할 수 있는 부분도 늘었으리라
봐요. 그게 정말 잘됐다면 서비스플랫폼이 아주 좋아질 수 있었을텐데 중간에 SK텔레콤 정책이 흔들리면서 이렇게 된
겁니다. 그때는 거기까지 가는 길이 힘들고 성과가 빨리 안 나왔으며, 지금의 생태계같은 건 없었죠. 9, 10년 전 얘기였으니까요.
그 땐 네이트를 보면서 다들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이 보편화돼 애플 앱스토어나
페이스북의 형태 등을 보며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만 예전엔 지금같은 얘기 하고 있으면 너무 빠른 것이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 기본적으로 과거엔 음성이 돈을 너무 많이 벌었습니다. 음성을 뛰어넘는 상품이란
게 있을 수 있겠냐고 모두들 입을 모았던 거죠. 그런데 2007년 말 이미 데이터
매출이 음성을 넘었습니다. 7년 만에 음성을 뛰어넘는 데이터라는 게 현실이 된 겁니다. 지금 통신사업자가 갖고 있는 건 그럼 뭐냐, 단말기 플랫폼
경쟁에서 통신사들은 무지하게 막강한 구글과 애플같은 회사들과 싸움을 벌입니다. 콘텐츠 딜리버리 플랫폼도 밀립니다. 앱스토어, 안드로이드마켓
보세요. 하지만 서비스플랫폼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검색을 시작했던 구글이 서비스플랫폼을 장악하는 동안 비록
우리 통신사업자들은 네트워크 확장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그게 세계 통신사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성장에 의심을 받게
한 겁니다.

 

– 잠깐만요,
그럼 앞으로 SK텔레콤이 구글, 페이스북과 경쟁을 한다고요? 그게 가능한가요?

= 한
번 5년 전으로 돌아가보죠. 아님 10년 전으로. 애플이 아이팟을 판 게 2001년이고 아이튠즈는 2003년에 나왔습니다. 못할 거라고 생각하면 아무 것도 못합니다. 지금부터 해서 우리가 5년 뒤 애플을 뛰어넘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우리가 애플을 뛰어넘겠다고 하면 사실 지금에야 누가 믿겠어요. 하지만 티맵을 예로 들어보자고요. 모바일은 궁극적으로 LBS쪽이 중요한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티맵을 좀 더 개선시키고 서비스플랫폼으로 만들면 경쟁력이 있다는
겁니다. 싸이월드를 갖고 우리가 모바일에서 페이스북과 경쟁해볼 수 있다는 얘기죠. 우리가 이긴다고 장담은 못 해도 이길 수도 있는 가능성
만큼은 사실 아닙니까.

 


지금까지 그런 걸 못했잖아요.

= 우리의 전략과 관점은 크게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동안 자세에서 반성할 게 많았던
거죠. 그동안 우리는 양만 봤습니다. 석유화학과 정밀화학을 놓고 보면 SK텔레콤의 그간의 성장은 석유화학 같은 성장이란
얘깁니다. 정밀화학은 외형같은 거 안 따집니다. 자, 지금 보세요. SK텔레콤이 양적으로 계속
성장하려면 외국에서 통신사업자를 인수하거나 전혀 다른 업종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통신사가 다 성장 정체인데 밖에서 뭘 인수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통신사의 양적 성장의 한계를 보고 있는
겁니다. 그 와중에 구글같은 다른 인터넷 기업들이 이 시장에 들어와 경쟁만 초경쟁(hyper competition)으로 갔습니다. 그러니 기본으로 돌아가야겠다는
거죠. 더 이상은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는다고 보고, 그 시절 세웠던 전략으로 돌아가야겠다,
그렇게 생각한 게 바로 플랫폼입니다.

그게 우리가 플랫폼연구원을 갖고 있는
이유입니다. ‘오브제’같은 게 거기서 나온 거죠. 써보면 괜찮지 않나요? 이걸 확장성 있게 만들어서 맛집 서비스 등 다양한 위치정보를 할 수 있겠죠. 좀
다른 얘길 해보면 우리 지금 DCEH(Digital Contents Exchange Hub)라는 걸 하고 있는데 멜론을 이용한
겁니다. 멜론을 플랫폼으로 생각해보세요. 괜찮습니다. 음원사업자로부터 음원을 빌려 곡을 소비자에게 들려주고 수익을 저작권자에게 주는 모델인데,
아이튠즈에 버금갈만큼 좋은 플랫폼입니다. 이걸 이정도밖에 못 키웠다는 게 우리의 문제이긴 하죠. 하지만 그래도 멜론이 좋은 플랫폼인
건 사실입니다. 우리 멜론은 아직 여전히 폐쇄적인 부분이 문제입니다. 돌이켜보면 대부분 우리가 앞섰어요. 페이스북보다 싸이월드가 앞섰고, 아이튠즈에 버금가는 멜론도 있었고, 네이트
플랫폼을 팔려고 2001년에 노력해보기도 했죠. 이런 전략들 그때 다 맞았던 것인데 끈기가
부족했고, 승부를 보겠다는 근성이 부족했습니다. 아이튠즈는 스티브 잡스가 지키고
앉아 꾸준히 해왔다는 게 차이죠. CEO의 의지도 문제였던 겁니다. SK텔레콤이 2009년 초 성장 정체를
겪으며 나를 이 자리에 앉혔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겠어요? 다시 플랫폼을 키우라는 거죠. 내가 전에 SK텔레콤을 떠날 때 마지막
역할이 플랫폼을 담당하는 인터넷부문장이었습니다. 지금 내가 정밀화학적 성장을 여기서 해내야 하는 겁니다.

 


KT가 사실 그동안 변화를 주도하는 모양새였어요.

= SK텔레콤은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1위 사업자이니 트렌드를 선도하고 과감히 앞서야 하죠. 보세요. 우리가 이번에 확 다 놓았어요.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얘기) KT의 공세에 시달리다 우리가 놓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정확한 건 ‘놓지 않으면 안 들어온다. 내 안에 있는 걸 비우지 않으면 새 것이 안 들어온다’는
깨달음입니다. 새것이 뭐냐, 네트워크 경쟁 그만하자는 거죠. 네트워크에 가입자 많이 모아서 성장하겠다는 식의
전략이 문제였던 겁니다. 그거 경쟁사들이 지금까지 실컷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래도 SK텔레콤 시장점유율은 안 줄어들었잖아요. 이런 경쟁이 반복되는 게 그들이
어디로 갈지 몰라서 그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1위 사업자가 길을 제시하겠다는
겁니다. 티맵같은 걸 잘 만들어서 이걸 이용한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만들겠다는 것이죠.

 

– 그러면 인터넷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 서비스플랫폼의 영역은 어마어마하게 넓습니다. 부딪히지 않아도 돼요. 부딪힐 수는 있지만, 이건
만원버스에서 좌석 차지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정확하게는 태평양에 돛단배 같은 거죠. 태평양에 구글과 애플이란 큰 배가 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두 배가 부딪히나요? 워낙 넓으니 각자 잘 나가잖아요. 지금 우리는 모바일결제 관련해서 본격적으로 모바일카드를 도입하고
있어요. 카드를 만드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과연 모바일결제 프로토콜이 무엇인지,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려면
어째야 하는지 보고 있죠. 이런 고민이 어디 있나요? 성공한 곳이 하나도 없어요. 우리가 모바일카드 열심히 해서 한국에서
성공한 다음 GSMA에 가서 데모를 하고 거기서 이걸 프로토콜로 받아들이면 그게 우리가 서비스플랫폼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우리는 지금 그런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요. 플라스틱카드 영업이나 하려고 하나SK 만든 것 아닙니다. 하나SK카드의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은 SK텔레콤 내부에서 TF로도
돌아가고 있어요. 또 중요한 것이 서비스플랫폼의 확장성입니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처럼 필요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인기를
얻어야죠. 이런 레이스에 구글도, 페이스북도, 애플도 뛰겠지만 각자의 장점을 갖고 가는 겁니다. 구글도 검색에서 시작했지만 멈추지 않는 것 아닙니까. 우리도 이제
그 레이스에 뛰어들어야겠습니다. 물론 레이스에서 이기는 게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걸 만들고 있습니다. 일부는 성공하고 일부는 실패하겠죠.
하지만 전에는 우리만 하겠다고 생각해서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프로덕트디벨롭먼트팩토리란
걸 만들었어요. 우리 회사 인력은 이 조직에 별로 많지 않습니다. 이 조직 가운데
하나로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삼성전자와 함께 출자해 만들었는데, 1인 기업과 수많은 중소기업을 지원합니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닫혀있다고
할 때도 벌써 500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왔습니다. 우리는 이런 역량이 이미
있고, 우리 중소기업, 개발자들이 잘 해요. SK텔레콤은 여기에 불만 지피겠다는 겁니다. 아이디어있는 사람은 모두 여기로 오면 우리는 딜리버리를 하겠다는 거죠. 물론
우리도 기득권을 놓았습니다. 무선네이트를 컴즈에 넘긴 것도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잘 할 수 있는 기업에게 넘긴다는 겁니다.

 

– 아이폰
얘기 한 번 해보죠. SK텔레콤은 아이폰 안 들여오시나요?

= 애플이
말이죠, ‘리퍼폰’도 달라는 만큼 안 줘요. 한국 고객 잘 알지 않습니까. 정말 잘 만든 폰도 5~6% 반품 들어옵니다. 그런데
애플이 인정하는 불량품 비율이 우리 기준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애플이 인정하는 비율이란
건 자기들은 불량이 없다는 겁니다. KT 고생할 거에요. 내가 새 차를 사서 몰고가다 고장이 나면 중고차로 바꿔준다? 주려면 새 걸 줘야죠.

 

– 아이폰
나온 뒤 SK텔레콤 로열고객

많이 떠났다고 하던데요?

= 많이 이탈 안했습니다. 그분들이 SKT를 떠나는
대신 아이폰하고 SK텔레콤폰하고 두 개를 쓰셨어요. 아이폰이 전화와 메시지엔 불편하다며 두 개 들고다니는 분들 많았습니다. 또 아이폰
꺼내놓고 남들 구경시켜주려고 들고다니는 분들도 계셨죠. 고마운 일입니다. 어쨌든
그래봐야 아이폰 고객 80만 명입니다. 작년 11월에 들어왔는데 지금 7월이고, 8개월에 80만
모았죠. 그렇게 온 나라가 시끄러웠는데도 그 정도였는데 갤럭시S는 어제까지 기준으로
43만입니다. 추석 전에 100만 갈 거에요. 우리가 아이폰의 팩트를 보기보다는 열광만 컸던 것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서비스사업자인 우리 입장에선 고객이 원하는 것 다 가져다 드리고
싶어도 원칙이란 게 있어요.

 

– 팬택
박병엽 부회장이 SK텔레콤이 갤럭시만 판다며 서운하다고 말씀한 바 있다.

= 하실 수 있는 말씀이죠. 제가
파악한 바로는 그 분의 정확한 의사는 우리가 이렇게 좋은 폰을 만들었으니 관심 가져달라는 뜻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관심을 가져야죠. 우리가 스마트폰
20종 내놓는데 모두 관심 갖고 있습니다. HTC 디자이어도 지금 없어서 못 팔아요. 굉장히 좋은 제품입니다. 팬택 시리우스도 하루 1000대 씩 꼬박꼬박 나가요. (자료를 펼치며) 7월 14~21일 사이에 갤럭시S를 제외한 스마트폰이 하루에 적게는 3900대에서 최대 7600대까지 팔렸습니다. 같은
기간 갤럭시S가 워낙 많이 팔려서 묻혔던 거지, 7월 19일은 타 스마트폰만 7600대
팔았어요. 이 정도면 아이폰이 가장 많이 팔렸던 날보다 더 많이 판 세일 거에요. 팬택 시리우스나 HTC 디자이어 모두 잘 나가요. 우리가 갤럭시S에만 마케팅하면 섭섭하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도록 늘 우리 마케팅팀에게 ‘갤럭시S에만 올인한다는 생각이 있으면 큰일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팬택은
소중한 파트너거든요.

 

– 무제한데이터요금제
내놨는데, 경쟁사도 따라오려 하지 않겠습니까?

= 잘 안 될 거에요. 어디
한 번 따라해보라고 하세요. 우리의 강점이 있어요. 우리는 지금 수준만으로도 데이터사용량이 지금의 10배까지 늘어도 지금 당장 감당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앞선 네트워크 기술을 갖고 있다는 걸 입증해보여드리겠습니다.

 


바꿔 말하면 그런 여유가 있는데도 그동안 비싼 값 받아온 것 아닙니까?

= 전기도 마찬가지에요. 피크타임은 간혹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걸 대비해 여유를 유지하는 거죠. 앞으로도 그런 여유는 유지할 테지만, 혹 피크타임이
와도 비디오 스트리밍 이외에는 다 쓰실 수 있어요. 비디오 스트리밍도 제한된 시점에
특정 기지국에서만 못 쓰는 것이지 잠깐만 기다렸다 다시 하면 다 될 겁니다. 그 정도
수준으로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우리 네트워크 연구원에 들이는 돈이 꽤 많거든요. 기존의 3섹터를 6섹터로 나누는
등 새 기술을 개발해 여유를 더 늘리고 있는 거에요. 게다가 근본적으로는 기존에 음성과 데이터가 한 회선을 같이 다녔는데
이번에 데이터 회선을 나눴어요. 버스와 자가용이 함께 도로를 다니다가 버스 전용차로를 만든 셈이죠.

전체 교통량이 늘어도 더 쾌적하게 다닐 수 있을 겁니다.

 

아르헨티나 한복판에 걸린 한국 축구대표팀 응원광고

 

SK텔레콤이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한국어로
된 국가대표 축구팀 응원광고
를 내걸었습니다. 한국 대표팀과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함께 B조에 속해 경쟁하는 상대지만, 사실 우리는 아르헨티나를 잘 모릅니다. 그들도
한국에 대해서는 남북 분단과 경제 발전, 2002년 월드컵 개최국 정도 말고는 아는
게 없을 겁니다.

 

게다가 SK텔레콤은 아르헨티나에서 어떤 사업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직접 저 나라로 날아가 광고를 건 겁니다. 물론 아르헨티나인들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도록 광고는 한국팀을 응원하면서도 기분나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과고 내용은 좋은 경기를 해보자는 간단한 유머였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걸 꼭 이렇게 힘들게 24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면서 해야 했을까 하는 겁니다. 몇 사람이 아무리 짧게 다녀온다해도 최소한
열흘 정도는 업무를 비워야 할 테고, 부에노스아이레스 가장 중심가에 옥외광고를
내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그런데 물어보니 이게 사실 큰 돈이 드는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아르헨티나는 인구밀도가 한국보다 훨씬 낮아서인지 옥외광고
단가가 한국의 20분의 1 수준이라더군요. 게다가 처음부터 이 광고는 현지 교민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 계획됐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의 한국 교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의미도 있어보였죠.

 

월드컵은 평소에는 국가라는 걸 생각도 않고 살아가는 세계의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갑자기 ‘국가’의 존재를 되새기게 만드는 이벤트입니다. 그게
폐쇄적인 자국 우월주의로 나타나든, 세계인과 어울려 살아가는 세계시민 의식으로
나타나든간에 어쨌든 사람들은 이 행사를 통해 보지 않던 다른 외부 세계를 보게
됩니다. SK텔레콤은 천안함 사건 때문에 월드컵 축제 분위기를 내기가 미안하고 죄송스러워서
마케팅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축구를 안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오히려 이런 스포츠 행사가 평화의 소중함을
더 보여주는 것이겠죠. 다른 기업들도 재미있는 월드컵 마케팅으로 축제를 더 즐길만하게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황현희가 T옴니아2의 지능형 안티?

 

아이폰을 노골적으로 욕하고, T옴니아2는 너무너무 좋다는 내용인데, 연예인들도
개그콘서트 남성인권보장위원회 코너에 나오는 그 사람들 그대로입니다. SK텔레콤이나
삼성전자가 돈을 줘서 만들지 않았다면 이런 광고는 찍지 못했겠죠. 그런데 느낌이 참 그렇습니다.

 

직접 한 번 보세요. 그리고나서 네이버나 구글에 ‘스보원’을 검색해 보시죠. "웃겨!"
"완전 공감!" "대박" 등의 게시물만 잔뜩 검색됩니다.

 

정말 웃기고 공감이 가며 재미있는 대박 동영상 같으세요? 전 처음엔 황현희가
이른바 ‘지능형 안티’인가 했습니다. 후배가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표현을 자주
쓰던데, 아 이럴 때 쓰는 표현이구나 싶기도 했고요. 판단이야 개인이 하는 것이겠죠.
어쨌든 SK텔레콤의
애국심 마케팅
이라거나 옴니아
알바 고용 논란
에 이어 이 UCC를 가장한 광고까지… 브랜드 마케팅을 누가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참 문제입니다. 두 S 회사의 이해관계가 함께 걸린 탓에 통일된
움직임이 나오지 않아서 이런 걸까요? 그냥 안타깝습니다. 이 지경의 회사들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최소한의 품위는 지키셔야죠. 그래도 한국 1위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