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새로운 야후

“페이스북은 새로운 야후가 되고 있다”는 비즈니스인사이더의 도발적인 기사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도대체 뭐가 페이스북을 야후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걸까. 분석은 단순해서 이해하기 쉽다. 페이스북은 최근 리디자인을 머뭇거리는 일을 겪어야 했다. 새로 만든 이미지와 영상 중심의 디자인이 멋지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충분히 멋진 새 디자인이었는데, 이게 낡고 오래된 컴퓨터를 가진 사용자들의 환경에서는 멋지게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페이스북 사용자 대부분은 이런 낡은 컴퓨터를 쓴다. 혁신을 이뤄야 하는데, 지금도 잘 돌아가는 기존 시장에서의 지배적 위치가 혁신을 멈추게 하는 ‘혁신가의 딜레마’, 이게 페이스북에서도 야후 시절처럼 그대로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차이도 분명히 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과 오큘러스를 큰 돈을 주고 샀다. 다들 이런 인수를 ‘미쳤다’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작은 회사는 페이스북 대신 혁신을 이뤄낼 가능성이 높다. 마치 야후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막 떠오르던 회사였던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회사들처럼 말이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인수한 회사를 강제로 페이스북에 통합하지도 않았다. 그저 페이스북의 소유로 두고 예전과 똑같이 작은 팀으로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놓아뒀다.

또 다른 차이도 있다. 아마도 전문경영인과 창업자 CEO의 차이일텐데, 야후의 전 CEO 테리 시멜은 예전에 한 기업을 약 1조 원에 인수하려고 한 적이 있다. 그 작은 벤처기업 창업자는 별로 자기 회사를 팔 생각이 없었지만, 투자자들과 이사회 멤버를 설득하기 위해 “1조 원 쯤 들고 오면 회사를 팔 수도 있다”고 허풍을 쳐놓은 상태였다. 그 때 야후가 등장해서 정말로 1조를 제시했다. 이 창업자는 어쩔 수 없이 회사를 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야후의 CFO는 생각이 달랐다. CFO는 시멜에게 조언했다. “최대로 잡아도 그 회사 가치는 8500억 원 쯤으로 보는 게 맞을 거에요. 더 내면 손해입니다.” 그러자 테리 시멜은 피인수 기업에게 다가가 1500억 원을 깎자고 다시 제안했다. 안 그래도 회사를 팔기 싫었던 창업자는 매각에 반대할 좋은 핑계를 얻게 됐다. 창업자는 단칼에 제안을 거절했다. 그 때 ‘야후의 8500억 원 인수 제안’ 대상 기업이 바로 페이스북이었다.

이 일화를 보면 요즘 페이스북이 제 정신이 아니란 소리를 들으면서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오큘러스에 말도 안 돼 보이는 돈을 지르는 게 이해가 간다. 기업을 인수할 때 중요한 건 그 기업을 사느냐, 마느냐의 결정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 중요한 결정을 마쳤고, 사기로 맘을 먹었다면 그 다음에 돈을 쓰는 건 사소한 문제다. 특히 사야 하는 기업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업이라면 더더욱. 저커버그는 이 원칙에 따라 행동했다. 반면 야후의 전문경영인들은 기업가치를 산술적으로 계산했고 한푼 두푼 더 쓰고 덜 쓰는데 목숨을 걸었다. 이 기사는 이렇게 끝난다.

“저커버그는 기술 비즈니스에서 기업 인수의 결과는 이진법적이란 걸 잘 안다. 그에게 인수란 혁신가의 딜레마를 해결하거나, 실패하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easy reading, hard 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