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양조장
딥시크(DeepSeek)가 왜 AI 엔지니어들의 영역을 벗어나 온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지 아래 그림 한 장이 잘 설명한다. 이른바 증류(distillation)라고 불리는 기법 때문이다. ChatGPT는 우리 눈을 현혹시켰다. 너무나 그럴싸한 답변을 내놓아 사람인지 기계인지 구별하기 힘들어서다. 이 놀라운 능력의 기반은 근본적으로 더 많은 데이터에 있다. 오늘날의 AI는 인간이…
a night sky of Mongolia
딥시크(DeepSeek)가 왜 AI 엔지니어들의 영역을 벗어나 온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지 아래 그림 한 장이 잘 설명한다. 이른바 증류(distillation)라고 불리는 기법 때문이다. ChatGPT는 우리 눈을 현혹시켰다. 너무나 그럴싸한 답변을 내놓아 사람인지 기계인지 구별하기 힘들어서다. 이 놀라운 능력의 기반은 근본적으로 더 많은 데이터에 있다. 오늘날의 AI는 인간이…
연휴 기간 내내 DeepSeek 때문에 세계가 뒤집혔다. 엔비디아 주식이 폭락하고, 나스닥이 따라서 급락하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오늘 개장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급락하고... 한편에선 다른 칭송이 이어진다. 한국은 이과 수험생이 성적순으로 전국 모든 대학 의대를 휩쓸고 난 다음에야 컴퓨터공학이든, 수학이든, 물리학이든 도전하는데 중국에선 매년 150만 명의 이공계 인재가…
미국에서 끔찍한 사고 두 건이 발생했다. 피해가 큰 건 뉴올리언즈. 테러범이 차를 몰고 인파에게 돌진한 뒤 내려서 총을 쏴댔다. 라스베거스에서도 테러범이 나타났다. 이 테러범은 일론 머스크가 자랑하는 사이버트럭을 몰고 트럼프 타워를 들이박았다. 둘 다 전역한 군인들이 범인이었는데, 공통점이 또 하나 있었다. 두 테러리스트는 모두 투로(Turo)라는…
BYD는 전기차 회사로 유명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전기차 제조 분야 외에도 애플의 아이패드 제조를 대신하기 위해 이미 10만 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이 정도면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전자 회사. 한국에 직원 수 10만 명 규모의 단일회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현대차도 8만 명 수준에 불과할 정도. 이렇게 BYD가…
중국 젊은이들은 게임을 할 때 PC방 대신 호텔에서 모인다.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친구들과 모여서 함께 게임을 하는 게 즐거우니 중국 젊은이들도 과거에는 PC방을 찾았는데, 코로나19 때 집합금지 명령으로 PC방 문화가 사라졌다고. 하지만 중국에는 "위에서 정책을 만들면 아래에선 대책을 만든다(上有政策 下有對策)"는 말이 있다. PC방 대신 찾은…
폴 그레이엄이 에어비앤비의 CEO 브라이언 체스키의 강연을 듣고, 창업자 모드(Founder Mode)라는 에세이를 써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여기저기 그 글이 돌았는데, 아마도 이 에세이를 읽었던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두가지 정도만 남았을 듯 싶다. 하나는 스티브 잡스의 Top 100 팀, 그러니까 회사가 아무리 커져도 창업자는 직접…
Weekly Interpreting Compiler: A week's roundup of stories that didn't make the page one, but still seem important. 망중립성, 민주주의, 보편적 인터넷 = 좋은 소리지만, 걱정되는 미래 트럼프의 당선으로 이어지는 변화에 여전히 정신없었던 한 주였다. 크고 굵은 뉴스들은 많지만, 이 블로그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22년 10월, 머스크가 약 50조 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트위터를 인수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머스크를 비웃었다. 지나치게 비싼 값이라는 이유였다. 실제로 트위터는 그 이후 광고 급감, 매출 급감, 사용자 급감 등 여러 악재를 맞으면서 이런 비난과 조소가 더 우세한 의견이 됐다. 24년 말이 된 현재,…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누군가 낯선 사람이 내게 다가와서 "김상훈씨 되시죠? 13년 전에 출간하셨던 책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평소 온라인에 글 쓰시는 것도 잘 보고 있어요"라고 말한다면, 나는 아마 무장해제되어 고맙다, 누구시냐, 잘 부탁한다, 이런 소리를 할 듯. 그런데 정작 이 낯선 사람이 나에 대해 아무…
sanghoon_k08/17/2024 “지난해 환경미화원 사상자는 ‘6439명’이다. 전국 환경미화원은 약 4만 명으로 집계되는데 연간 6명 중 1명이 산재를 당하는 셈이다.” “이웃인 우리의 반성도 필요하다. 종량제 봉투를 넘치게 채워 무겁게 만들고, 깨진 접시 같은 날카로운 물건을 아무렇게나 봉투에 담는 등 사소한 습관이 환경미화원을 크게 다치게 만든다고 한다. 환경미화원…
오늘 나스닥이 급락했다. 겨우 구글과 테슬라의 실적이 나쁘다는 뉴스 탓에 시장 전체가 패닉에 들어가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걷히고 있기 때문일지도. 작년 초의 환호 및 경악과 달리, 1년 반이 지난 현재, AI에 대한 현실적 평가는 '스팸 생성기' 정도라는 비관이 팽배해지는 것…
하늘의 구름이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의 그 구름(cloud) 얘기다. 인공지능(AI) 열풍 때문에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일었고, 데이터센터가 잡아먹는 전기가 어마어마해서 지역 정전까지 걱정할 상황이란 얘기가 계속 나온다. 갑자기 소형원자로 산업이 주목을 받질 않나, 소형원자로 조차도 도입을 결정해서 가동할 때까지 최소 5년 이상 걸리니 그 사이를 채우기…
2011년,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다"(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는 칼럼이 화제를 모았다. 넷스케이프를 만들었고 당시 앤드리센-호로위츠라는 VC를 이끌던 마크 앤드리센의 이야기였는데, 골자는 단순했다. 물리적인 세상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크게 변화한다는 얘기였다. 그 당시는 서점과 쇼핑이 아마존으로 대체됐고, 레코드샵은 아이튠즈와 스포티파이로, 극장은 넷플릭스로 잠식되던 때였다. 10여년이…
OpenAI에 대한 스티븐 레비의 흥미로운 기사가 와이어드에 올라왔습니다. 이 회사가 초반에 어떻게 시작해서 지금의 ChatGPT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정리입니다. 기사는 샘 알트먼의 글로벌 순회공연, 아니 글로벌 투어(뭐라고 얘기해도 무슨 록밴드 순회공연 같네요)의 런던 투어에서 시작합니다. 기사 내용을 시간순으로 팩트별로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결론: 샘 알트먼은…
누구에게 추천을 받은 책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읽고 싶은 책 목록에만 넣어뒀던 책입니다. 읽다보니, 아 이래서 누군가 추천하셨구나 싶네요. 물건을 만날 때는 의외성이 있어야 즐겁다. 디자인이 강하게 느껴지는 노출 콘크리트 건물 아래에는 오래되어 낡았지만 고즈넉한 가옥을 배치한다. 수천만 엔 하는 아파트 위에는 8만 엔짜리 목조 임대…
잘 알고 있는데도 다시 확인하면 섬찟해지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 앨러게니(Allegheny) 산맥 한구석에 새로운 케이블을 뚫어 시카고 사우스루프(South Loop)의 데이터 센터에서 비롯된 광자(photon)에 약간 더-엄밀히 말해 3밀리초-가깝도록 조치한 것은, 뉴저지주 카터릿(Carteret)의 나스닥 서버를 좀더 근거리에 두기 위해서였다. 새로운 대서양 횡단 케이블은 거래 시간을 0.006초 단축시켰는데, 이는…
이 책은 엄마와 한국음식에 대한 얘기인데, 그러니까 달리 말하면 우리 모두가 몇십분씩 얘기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한 얘기인데, 막상 펼쳐 들고나면 손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명동교자의 마늘 냄새가 잔뜩 나는 김치, 엄마와 함께 얇은 만두피에 꼭꼭 속을 넣어 끓여낸 만두국, 항암치료 중에도 한그릇을 다…
다음 내용은 Mint.com(인투잇이 인수), Visual.ly, Prism Labs 출신이자 엔젤 투자자인 애덤 브레클러가 본인의 엔젤 투자 10년 동안 얻은 10가지 교훈에 대해 정리한 글입니다. 한글로는 Geek News에서 잘 정리해 줬는데 그중에서도 몇가지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서 따로 빼 둡니다. 1. 일관된 투자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내가 바쁘다고 투자하지…
2000년 10월, 론 존슨은 멋진 애플스토어를 완성한다. 한쪽에는 노트북이, 다른 쪽에는 데스크톱이 있는 깔끔한 스토어였다. 장소는 멋진 원형이었고, 애플 특유의 미니멀리즘이 어김없이 발휘돼 있었다. 스티브 잡스가 존슨과 함께 세부 디자인을 모두 살폈고, 수많은 임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반영시켰다. 그날은 첫 스토어 오픈을 준비하기 위해 직원들을 모아놓고…
마음 가짐이 중요하다는 얘기는 너무 많이 들어서 식상하다. 심지어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좋은 얘기도, 우리는 특정 맥락 때문에 이제 그냥 웃기는 미신 같은 표현으로 여기고 넘어가곤 한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도 되는 걸까. 교세라의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리더인가는 뻔한 소리 같은 '마음가짐'에…
"자나깨나 산불조심" 귀 따갑게 들어왔던 산불 예방 표어들.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십년째 이어진 자연보호 활동이자, 환경보호 활동이고, 일종의 신앙과도 같은 믿음이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Vox의 유튜브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수십년 간 우리가 노력해 온 산불 예방 노력이 최근의 어마어마한 산불의 원인일지 모른다는 지적이었다. 작년 미국…
모델3가 왔다. 한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2500킬로미터를 달렸다. 10년에 7만 정도를 달리는 평소 습관과 비교하면 아무리 첫 달이지만 좀 과했다. 그만큼 타고 싶게 만든다. 물론 시끄러운 차라서 문제도 많다. 트렁크에 큰 이격이 있다. 다행히 폭우에도 비는 안 새더라. (이걸 좋아해야 하나) 열선도 하나만 끊어졌다. 이것만으로…
회사가 성장하고, 정말 큰 회사가 될 것 같아서 전문 경영인들을 뽑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뽑아 놓으니 회사가 안 돌아갔어요. 다 머저리(bozos)같았죠. 물론 그들은 관리는 할 줄 압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에요.뭘 직접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정말 뛰어난 리더는 언제나 가장 뛰어난 전문가(individual…
”시제품을 만들지 않은지 2년 정도 됐습니다. 왜 그랬느냐면, 첫 날부터 제조 공정을 시작했거든요. 시제품을 만든다는 건 대부분의 경우 실제 생산라인에서는 그 제품을 만들지 않겠다는 얘기와 같은 소리에요. 그러니까 시제품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자원이나 그 과정에서 얻는 지식 등은 실제 생산에 들어갈 땐 다 버려버리게 된다는 것이죠.
언제 한 번 정리하려고 했던 이야기. 벌써 5년 전 Vingle 시절 이야기들. 당시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은 좋은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겠다고 해놓고는 그저 네트워킹을 한다. 네트워크는 무엇을 다루느냐를 따진다. 하지만 커뮤니티는 누가 거기 있느냐를 훨씬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인터넷의, 조금 더 좁혀서 말하자면 '좋은 인터넷 컨텐츠 서비스'의…
실패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패는 실패일 뿐이죠. 현실에서 실패는 쓰라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는 중요합니다. 이 영상을 보고 나니 좀 더 와닿습니다. https://youtu.be/oJhvLwbNQaU 앤드류 라인이라는 천체물리학자가 1991년 펄서행성을 발견합니다. 펄서(맥동성) 주위를 도는 행성을 펄서행성이라고 하는데, 이 발견이 지구 바깥의 '행성'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었다죠.(행성 항성 맥동성 이런…
2018년 9월 19일이 이 블로그의 10주년이 되던 날이었습니다. 2008년의 시작은 단순했습니다. 스티브 잡스 책을 쓰고 있던 때여서, 준비만 할 것이 아니라 준비 과정을 블로그에 따로 기록으로 남겨 두자는 생각이었죠.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됐습니다. 포스트를 모아서 기본 뼈대를 삼고 그 위에서 책을 쓰니 한결 수월했죠. 어떻게…
10년 전 처음 아이폰이 나왔을 때 시장에는 이미 스마트폰이 있었습니다. 당대의 얼리어답터들은 이미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소개할 때 강조했던 “전화기, 인터넷기기, 아이팟”의 세가지를 한 데 모은 휴대용 디바이스를 쓰고 있었죠. Palm, HP 등이 스마트폰의 강자였습니다. 이 때 아이폰이 다른 스마트폰과 달랐던 것은 기능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VR이 유행입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 기계를 대중화하겠다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대중이 바라보는 VR은 그저 한가지 모습일 따름입니다. 눈 앞에 우스꽝스러운 고글 같은 기계를 달고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죠. 도대체 이 사람들은 저 눈을 덮어버리는 안경 너머에서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것일까요.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1977년, 영화 ‘스타워즈’가 처음 개봉했을 땐 컴퓨터 그래픽이라곤 없었습니다. 특수효과를 위해선 모든 걸 실제로 만들어 촬영하거나, 아니면 필름 위에 손으로 그림을 그려넣어야 했죠. 그래서 스타워즈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인 로봇 C-3PO나 R2-D2 등은 모두 사람이 직접 속에 들어가 연기해야 했습니다. 당연히 로봇의 모습에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요.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생각 끝에, 한국을 생각합니다. 한국도 조상에 대한 관심이 큰 나라입니다. ‘자랑스런’ 민족의 자손임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상합니다. 자랑스러운 조상은 무엇이고 그렇지 않은 조상은 무엇일까요? 학교에서는 한민족의 조상이 동북아시아 또는 시베리아에서 왔다고 배웁니다. 동북쪽의 대륙에서 우리가 유래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큰…
기술은 늘 우리 옆에 있던 것 같지만, 사실 어느날 갑자기 등장합니다. 2010년 이전에는 스마트폰이란 걸 들고 다니는 사람을 찾기란 오늘날 전기차를 타는 사람을 보는 것만큼 희귀한 일이었습니다. 2000년 이전 인터넷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것 같은 기술도 자신만의 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대세라고 해도 애플은 대세와는 거리가 먼 모양이다. 여전히 말귀도 제대로 못 알아듣는 시리를 개선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이미 잘 나간다는 회사들은 하나둘 손을 떼고 있는 태블릿 시장에서 아이패드를 들고 용을 쓴다. 최고의 랩톱도, 최고의 데스크톱도 이제 경쟁사들이 호평받는 제품을 내놓으며 자리를 위협하는데, 애플의 컴퓨터…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지 않았더라면 소설을 읽지 않았을 테지만,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면 드라마에서 멈췄더라면 크게 후회했을 것이다. 소설의 줄거리는 사실 굉장히 간단하게 압축할 수 있다. 마치 스타워즈 시리즈와 비슷하게. 스타워즈 시리즈라는 것도 생각해 보면 단순한 구성 아닌가. 버림받은 고아 소년이 어느날 자신의 출생에 얽힌 비밀을 알게…
셰릴 스트레이드는 약쟁이였다. 나는 욕실로 가서 얼굴을 씻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숨을 들썩거리며 흐느꼈다. 그러다가 식당의 아침 장사 시간에 맞춰 일을 하러 가야 했다. 그럴 때면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건 내가 아니야. 이건 내가 사는 방식이 아니야. 그만 둬. 더 이상은 안 돼.
필리버스터 당시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이 책을 소개했다. 그러자 저자가 이 장면을 보고선 "한국에서 내 책을 소개했다"며 트윗을 올렸다. 이 기묘한 세상.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소개했을까, 그리고 이 저자는 어떤 사람이기에 한국의 필리버스터에도 관심을 갖고 있을까(물론 독자가 트윗으로 알려줬겠지만) 궁금해서 책을 펼쳤다. ... 그리고 책을…
밥 먹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함께 밥 먹게 해주는 스타트업, 셰프가 만든 고급 음식을 집으로 배달해주는 스타트업, 식당 예약을 해주는 스타트업… 수많은 요식업 관련 스타트업이 활약합니다. 우리는 평소에도 수없이 입버릇처럼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는 얘기를 하곤 합니다. 그 먹고 사는 일을 혁신하는 회사들이 인기를…
전에 이런 글을 한 번 쓴 적이 있습니다. 값도 거의 차이나지 않는 손오공의 완구와 일본 반다이의 완구 사이의 차이에 대한 글이었죠. 그게 벌써 1년 전이네요. 크리스마스 때였습니다. 완구업체 대목이죠. 올해도 크리스마스가 오는 모양입니다. 페이스북을 보니 지인 분께서 아들 선물로 터닝메카드를 사셨다는 사진을 올리셨네요. 아들이 눈치챈…
간단해도 너무 간단했다. 11월 11일 어마어마한 세일을 할테니, 한 번 사보라고 끊임없이 알림과 광고와 DM이 날아왔다. 그래서 제품을 몇 개 골라뒀다. 오후 5시에 알림이 왔다. 지금 세일 시작이라고. 접속해서 장바구니 결제를 눌렀다. 조금 버벅이더라. "접속자가 많아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식으로. 2초 쯤 버벅였나, 그리고 결제가 끝났다.
일에서 성공하려면 밤낮없이 일만 생각하는 일 중독자가 돼야 할까요? 일과 삶의 균형을 갖춰야 진정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도대체 얼마나 일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길인지 궁금해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경영의 신’ 취급을 받는 GE의 CEO 잭 웰치는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는…
처음 본 영화는 이웃집 토토로.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영화를 본 건 부산영화제에 몇 차례 다녀봤음에도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소리가 윙윙 울리는 게 좀 이상하긴 해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특히 아들이 좀 떠들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환경이었다는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난 이웃집 토토로를 이번에 처음 본 것이라서.
너무 오래 놀게 놓아둔 것 같네요. 리부팅해볼 생각입니다.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고, 몇 달 씩 업데이트 없이 놓아두는 것보다는 함량과 밀도가 떨어지더라도(그렇다고 그전에 좋았던 것도 아니지만...) 아무 글이나 올려 볼게요. 얼마전 다녀온 부산국제영화제 얘기 같은 거라도...
새 맥북은 조금 특별해 보였다. 루머가 나왔을 때부터. 작아지고, 강력해지고, 아름다워진다는 루머가 도는데 사실은 그것보다 그저 "와, 저건 정말 끝내주는 워드프로세서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글을 쓰게 해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무지 가볍고, 인터넷도 되고 영화도 볼 수 있으며 회사 일도 처리할 수 있는 기계. 그리고…
송 교수는 ‘기능성게임’에 주목했다. 게임이 가진 ‘재미’라는 내재적 동기가 인간의 현실 속 행동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는 설명이다. 송 교수는 “이미 의료, 복지, 캠페인 등에서 게임을 이용한 (선한 의도를 담은) 메시지 전달 효과가 증명됐다”며 “게임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정부나 산업계가 관심을 가져야…
애플이 지난 4분기에만 18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실적을 발표했다. 18조 원, 한 달에 6조 원 이상 벌어들인 셈이다. 아, 매출이 아니다. 영업이익 얘기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드는데 들어간 알루미늄 값, 삼성에 준 반도체 비용, 직원들 월급과 광고비 전부 제외하고 남긴 이익만. 이게 어느 정도 규모냐면 마이크로소프트(78억 달러)와…
허핑펀포스트가 좋은 점은 아마도 이렇게 세계 각국의 허핑턴포스트 기사를 번역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른쪽 클릭을 막아놨네. 바보같은 웹사이트다. 이 글은 내게는 '마스터 키튼'으로 처음 접하게 된 우라사와 나오키의 인터뷰. 많은 사람들은 그냥 친구가 나오는 '20세기 소년' 혹은 '몬스터'로 기억하는 모양이지만,…
[vimeo 116707607 w=1280 h=720] 시리가 좋아졌다고 애플 전문 블로거 존 그루버가 한마디 한 덕분에 스토리파이 뉴스레터에서 관련 내용을 소개해줬다. 트위터를 통한 대화들이 나오는데, 위에 링크한 존 그루버의 '시리 vs. 구글 나우' 속도 비교에 대해서 "유럽에선 더 빠른데?"라면서 아이폰으로 비디오와 또 함께 비교한 내용이 재미있다. 잠시…
우리는 협박에 맞섰습니다. 왜냐하면 때때로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을지라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즐겁고 좋은 곳으로 바꿔 나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 저는 피해자들과 같은 생각을 합니다. 그들의 가족들은 물론 프랑스인들, 그리고 나아가 자신의 생각과 견해를 다른 이들과 나누려는 사람들의…
새해에 뭔가 다짐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지난해 교황이 방한하셨을 때 썼던 글을 다시 읽게 됐다. 생각해보니 큰 다짐이 필요한 세상이 아닌 것 같다. 좋은 가르침을 다시 새기고 제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게 아닐까 싶어서 다시 여기 옮겨둔다.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미리 밝혀두자면 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우리가 어릴 적엔 늘 외제가 더 좋았다. 과자도 미제 과자가 더 맛있고, 장난감도 일제 장난감이 더 좋았고, 기계도 독일 기계가 최고였다. 그래서 국산품 애용 운동도 있었고, 품질 개선을 위한 각종 검사필증이 생기기도 했다. 다 옛말인 줄 알았다. 지금은 세계에서 제일 좋은 스마트폰을…
우버가 화제가 되는 송년 시즌이라 다시 우버로 검색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 업데이트를 하는 게 예의라 생각해 짧게 업데이트. 아니면 내가 여전히 우버엑스 욕하는 사람이 될 듯 싶어서. 결코 그렇지 않다. 최근 송년회 시즌이라 택시는 여전히 승차거부를 밥먹듯 하기 때문에 또 우버를 탔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 아시아계 응시자들이 하버드에 소송을 제기했다. ‘신입생 인종 비율 맞추기’가 하버드의 관행이라는 강력한 증거가 제출됐다. 각 인종·민족 집단의 입학생 수가 매해 현저히 비슷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다. 아시아계 입학생 수가 유난히 높은 해가 드물게라도 있으면 그다음 해부터는 아시아계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통계도 있다.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교수님을 보며 든 두 가지 생각. '아, 아름답다.' 그리고, '아, 그런데 쓸데없다.' 깨달음의 순간이었다. 인문학의 아름다움은 이 무용(無用)함에 있는 것이 아닐까." 본업보다는 칼럼니스트가 더 본업같은 문유석 판사님의 이 칼럼을 읽다보면 고 김현 평론가가 생각난다. 아직도 기억난다. 1996년 봄,…
[youtube=http://www.youtube.com/watch?v=dviu-kAYnTE&w=854&h=480] 농협에 예금을 맡긴 고객들의 돈이 슬그머니 빠져나가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간단한데, 갑자기 고객들의 잔고 대부분이 사라져버리는 상황이 수십명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사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를 당했는지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농협의 현실이라 문제가 어디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이 지경인데도 농협에서는 "해킹…
힘이 든다. 이 블로그에 IT 관련 얘기가 아닌 걸 쓰는 일은 아주 드문 일인데, 신해철 얘기를 썼던 게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또 IT는 오간데 없고 먼저 떠난 사람 얘기를 쓴다. 구본준 선배와의 인연은 신기하게도 처음과 마지막 대화가 다 기억난다. “선배, 저 선배…
스마트폰과 함께 모든 게 바뀌었다. PC 인터넷 시대의 유물들은 전부 혁신의 대상이었다. 페이스북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아담 단젤로와 역시 페이스북 직원이었던 찰리 치버의 눈에 바뀌지 않고 혁신되야 할 대상이 하나 보였다. 바로 질문답변(Q&A) 서비스였다. 한국인에게야 Q&A 서비스는 익숙하다. 네이버 지식인이 있으니까. 하지만 미국에선 이런 서비스가 영 먹히질…
나는 서태지 세대다. 춤도 하나도 못 추면서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회오리춤을 교실 뒤에서 연습하곤 했던. 바로 그 비슷한 시기에 온 세상이 '난 알아요'만 듣고 있던 그 때, 신해철이 넥스트라는 밴드를 만들고 새 앨범을 냈다. 내 중학교 2학년 시절이었다. 앨범은 정서에 딱 맞았다. 아마도 신해철은 중2병의…
작년 말에 처음 우버를 써보고 완전히 팬이 됐지만, 1년이 채 못 된 최근 나쁜 경험을 하게 됐다. 지금 무료 프로모션 기간인 우버엑스(Uber X)에서였다. 집에 못 간 것도 아니고, 승차거부를 당한 것도 아니지만 과정은 대충 이랬다. 12시(자정)가 넘어서 우버 앱을 켰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우버엑스를 골랐다.
회사에서 쓸 테스트폰이 필요해서 새로 나온 아이폰6를 대만 출장길에 사 왔다. 6플러스도 함께 사고 싶었는데, 인기가 좋은지 가는 곳마다 품절. 사실 6도 64GB 모델은 품절, 흰색과 회색도 품절. 오직 16GB 금색 모델만 남아서 그걸 사는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 정도 출장 도중 써봤는데,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링크한 웹사이트에 가보면 애플이 처음 아이폰을 선보였던 2007년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꾸준히 매년 카메라를 혁신해 왔는지 알 수 있다.(Thanks to 윤지만) 심지어 카메라가 차지하는 물리적인 공간을 점점 얇아지는 스마트폰 속에 계속 줄여 넣어가면서도 아이폰 카메라의 화질은 한번도 후퇴한 적 없이 좋아졌다. 이번 아이폰6도 카메라가 확실히 개선됐다.
윤윤수라는 사람 알아요? 휠라를 인수하신 분. 처음엔 이탈리아 본사에 찾아가 '한국에서 당신 회사 제품을 좀 팔아보겠다'고 제안했다죠. 그런데 이탈리아 애들이 한국이란 듣도보도 못한 나라에서 그런 제안이 왔으니 무시한 거에요. 그러자 이번엔 포기하지 않고 휠라USA를 찾아가서 제안했어요. '미국에서 받은 제품 중 일부만 나한테 넘기면 내가 한국에서…
우버가 잘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특별한 자동차를 이용한 마케팅이다. 차만이 줄 수 있는 경험. 이번에도 일본 우버 지사가 재미있는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름하여 '우버 폰'(Uber Phone). 우버 앱을 열고 평소처럼 우버 기사를 부르는 대신 '폰'을 선택하면 되는 이벤트다. 기간은 19일 한정. 목적지는 미나토구. 특별한 핸드폰을…
애플이 최근 있었던 신제품 발표회를 마치자, 세상은 온통 애플워치 얘기와 새로 판매에 들어가는 아이폰6 얘기, 한국에선 쓸 수 없을 것 같다는 애플페이 얘기로 가득하다. 하지만 사실 난 애플의 지난 발표회 때 U2의 음악에 감탄했다. 애플이 모든 아이튠즈 유저에게 U2의 미공개 새 앨범을 무료로 배포하다니! 만세!…
스티븐 레비의 본질을 꿰뚫는 이 글, 애플의 방향 이해하기, 내밀함에서 재인용을 하자면, 조나단 아이브는 이렇게 말했다. "본질적으로 애플 워치는 사용자와 감정적인 연결을 이루기 위한 수 십년에 걸친 노력이 정점에 달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가 그동안 해온 것이죠. 복잡함을 받아들이면서 개인화 시키는 겁니다." 애플은 늘 이런…
이번 발표에서 사실상의 주인공이었던 애플워치를 다룬 기사들을 보자면 늘 그렇듯 아쉬움과 "실망했다"는 탄식이 가득하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패턴이다. 애플이 뭔가를 발표할 때마다 일어나는 현상인데, 역시 나 또한 그랬다. 물론 그런데도 또 보고 있었고. 다 본 뒤 발표를 곱씹어보니 이러저런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리앤더 카니의 글이 가장…
한성은 이사님 페이스북을 보고 든 생각. 국내 아이폰 점유율이 5%라지만 서울/수도권에서는 20% 넘고 상권에 따라 30% 넘는 곳도 있네요.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좋은 시사점이 있는 얘기라고 동의하지만 뭔가 찝찝한 느낌이 든다. 특히 자동차를 살 만한 구매력 있는 집단에서는 아이폰 사용률이 15~30%에 이를 거라는…
아무도 태블릿 판매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른다. 하지만 적절한 앱과 사용 시나리오가 만들어진다면 태블릿은 분명히 아주 좋은 컴퓨터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월트 모스버그 할아버지의 분석. 태블릿 판매량이 주춤거리고 있지만, 팀 쿡 애플 CEO는 '과속방지턱'에 걸렸을 뿐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여전히 아이패드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구글이 3억 달러를 투자해서 미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을 건설하는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기존에도 구글은 이런 사업을 꾸준히 해왔지만, FASTER라는 이름의 이번 사업은 조금 다르다. 전송 속도가 초당 60테라비트에 이르기 때문이다. 대략 기존 해저케이블의 20배 정도 속도다. 이렇게 여기에 돈을 쏟아붓는 이유야 당연하다. 해저케이블이야말로 글로벌…
3년 전에 싸이월드 홍보팀에서 연락이 왔다.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인터뷰를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고. 싸이월드에서 파는 미니홈피 아이템인 '스킨'을 개별 작가들이 그려서 판매하는데, 그 중 한 작가가 판매순위 Top 3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였지만 알고보니 청각장애인이었다는 것이다. 장애인의 날이 되면 관련 기사가 이래저래 신문에 잘 잡히게…
4월의 일이니까 한참 지난 얘기지만, 그래도 한 번 쯤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하트블리드 얘기 말이다. 처음에는 너무나 간단해서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던. 그러니까 올해 상반기 세계를 떠들석하게 했던 이 보안 오류는 기술이 세계를 지배한 21세기형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할 만 했다. 2014년 4월1일, 핀란드의 작은…
요즘 유행하는 IT 트렌드 가운데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란 게 있다. 말은 어려워 보이지만, 사람 없이 기계들끼리 서로 통신을 주고 받는 인터넷이란 뜻이다. 즉 지금까지 인터넷은 사람이 쓰는 이메일, 문자, 사진, 동영상 등이 오가는 통로였지만 이제부터는 기계들이 사람의 의지와 관계없이 스스로 주고받는 정보가 훨씬 더…
구글이 부르는 글꼴의 정식 명칭은 Noto Sans CJK, 함께 개발한 어도비는 '본고딕'이라고 부른다. 한중일 글꼴을 완벽하게 조화시켜주는 Pan-CJK (汎韓中日) 글꼴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이름에 관계 없이 그냥 '완전글꼴' 같다. 세상에, 한글 고문을 표시하고, 동시에 한자와 일본어를 표시해 주는 글꼴이라니. 물론 영어와 서유럽어 등과도 디자인에서 통일성을 갖추고…
[vimeo 52825247 w=500 h=281]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모두 다르겠지만, 나는 스타벅스를 참 좋아한다. 스타벅스는 매뉴얼이 정말 꼼꼼해서 원두를 개봉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시간, 브루잉을 하고나서 그 커피를 판매할 수 있는 시간 등을 철저하게 통제한다. 또 본사에서 일괄 로스팅하는 원두만을 사용하게 한다. 한 곳에서 블렌딩해서 세계…
한국에 내가 정말 좋아했던 회사들이 있는데, 정말 멋있었다. 하나는 싸이월드였고, 다른 하나는 아이리버였다. 2005년 싸이월드는 세계 2위의 디지털음악 판매회사였다. ‘아이팟’으로 세계 시장을 휩쓸던 애플의 아이튠스 뮤직스토어 바로 다음가는. 그런데 개념이 달랐다. 아이튠스에서는 소비자에게 소비자가 소유할 음악을 판다. 내가 음악을 듣기 위해 곡을 사는 셈이다. 당연한…
인도네시아 정부가 발리의 에어비앤비 호스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4000개가 넘는 빌라를 모두 소환하고, 3억 루피아(약 2650만 원)에 이르는 벌금도 물리겠다고 해서 발리의 수많은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이 비상이라 한다. 조사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역시 발리 호텔들의 불만 때문이다. 그런데 뉴욕 호텔들이 뉴욕의 에어비앤비를 규제하라고 외치던 미국과는…
6일 트위터 주가가 폭락했다. 31달러 때까지 떨어졌는데, 작년 11월 상장 직후 거래가격이 35달러를 넘었던 걸 생각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물론 내부자 매도 제한이 풀려서 스톡옵션 등을 갖고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주식을 팔아 한 몫 챙겼기 때문이긴 하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에 알리 로가니라는 사람에 대해 '트위터의 해결사'라는…
무료로 쉽게 쓸 수 있는 포스터 저작도구인 캔바(http://www.canva.com)에서 가이 카와사키를 영입했다고 뉴스레터를 보냈다. 캔바는 의외로 쉽게 쓸모가 많아서, 내가 빙글에서 컬렉션 커버를 만들 때 쓰고 있는 도구. 대충 뚝딱뚝딱 해도 그럴싸한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어쨌든 가이 카와사키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람이지만, 애플의 초기 에반젤리스트다. 에반젤리스트라는…
"페이스북은 새로운 야후가 되고 있다"는 비즈니스인사이더의 도발적인 기사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도대체 뭐가 페이스북을 야후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걸까. 분석은 단순해서 이해하기 쉽다. 페이스북은 최근 리디자인을 머뭇거리는 일을 겪어야 했다. 새로 만든 이미지와 영상 중심의 디자인이 멋지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충분히 멋진 새 디자인이었는데, 이게 낡고 오래된…
얼마 전에 판교에 지은 엔씨소프트 사옥에 가볼 일이 있었다. 좋고, 훌륭하고, 멋진 건물이란 얘기야 여기저기 많이 나왔고, 기사도 잔뜩 나온 데다 회사가 소개한 잘 찍은 사진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직접 아이폰으로 대충 찍은 사진들을 공유해볼 생각이다. 몇 가지 정말 눈에 띄는 게 있었다. 헬스장 좋고,…
미국 뉴저지 주에서 주정부가 테슬라의 판매를 금지했다.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는 딜러십을 통해서 자신들의 차를 간접적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테슬라는 이런 딜러 영업망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에게 차를 팔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사정과 비교해서 생각하면 차를 사려는데 자동차 영업사원을 거치지 않고 그냥 자동차회사 홈페이지에서 주문하게 한 게…
http://www.vingle.net/collections/312425-nahumfact-2-%EA%B9%80%EB%82%98%ED%9B%94%EC%9E%85%EB%8B%88%EB%8B%A4/embed 오타가 아니고, 한글로 쓰지 않고 그냥 영문 상태에서 '김나훔'을 쓰면 rlaskgna이라고 나온다. 서비스를 만드는 일은 남들이 하는 일을 평론하는 것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일인데, 당장 유저와의 접촉이 많아서 좋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도대체 누가 우리 서비스를 쓰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몇 명의…
성공의 조건은 뭘까. 그 조건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당신은 성공하기 힘들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여겨질 법한 괜찮은 아이디어는 이미 똑똑한 사람들이 모두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엄청난 돈과 똑똑한 인재가 모인 대기업에서. 예를 들어 배터리가 오래가는 스마트폰을 만들겠다는 건 좋은 아이디어다. 그게 바로 애플이나 삼성전자…
Facebook turned me down. It was a great opportunity to connect with some fantastic people. Looking forward to life's next adventure. — Brian Acton (@brianacton) 2009년 8월월 3일 //platform.twitter.com/widgets.js Got denied by Twitter HQ. That's ok. Would have been a long commute. — Brian Acton…
구글의 수석부사장 가운데 한 명이고, 래리 페이지에게 직접 보고하는 순다 피차이는 과연 뭐가 그렇게 뛰어났던 걸까? Quora에 올라온 이 질문에 대한 답이다. 또 그는 뛰어난 팀을 채용하고, 가르치고 훈련시켰다. 순다의 팀에서 일한 프로덕트매니저들은 최고 중의 최고로 꼽힌다. 검색품질팀의 엔지니어들 정도나 그런 평가를 얻고 있다. 이외에도 구글에도…
구글 안드로이드폰의 점유율은 지난해 내내 애플 아이폰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는시장에 새로 출하되는 기기의 수가 그렇단 것일 뿐, 누적돼 보급된 이후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기기의 수에선 아이폰이 여전히 우위다. 게다가 애플 사용자는 앱 사용률과 적극적인 구매율에서 안드로이드 사용자보다 훨씬 더 높은 비율을 갖고 있다. 돈 되는…
[vimeo 71563990 w=500 h=281] 전문가들의 사진은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른데, 내 사진은 여전히 그 모양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유가 있다. 장비 탓이 아니다.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가 쓰는 카메라는 사실 요즘엔 큰 차이가 없으니까. 오늘날의 아마추어용 디지털카메라 성능은 10년 전 전문가들의 장비에 별로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조금 더 냉정하게…
인스타그램의 색바랜 듯한 필터, 바로 찍어서 공유하는 즐거움이란 컨셉. 인스타그램을 설명하는 이 모든 매력은 모두 폴라로이드로부터 배운 것이었다. 지구에서 아마도 가장 큰 인기를 끌었을 즉석 카메라. 벌써 75년이나 인기를 끌었던 이 위대한 카메라가 지금은 어이없이 비틀거리고 있다. 사실 꼭 비틀거리는 것만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2012년 인스타그램에서…
뉴욕타임즈의 데이빗 포그가 야후로 옮겨가면서 기대를 모았는데, '야후 테크'를 열었다. 역시나 오늘 하루 종일 기술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화제. 포그가 직접 쓴 야후 테크 소개글 가운데 이 부분이 눈에 띄어서 소개. "저는 기계광이 아닙니다. 그랬다면 여러분에게 엔가젯이나 아난테크, 톰스하드웨어 같은 멋진 웹사이트를 소개해 드렸겠죠. 그런데…
*update: 아래의 순위는 구글애널리틱스를 기준으로 작성한 것이다. 그런데 워드프레스가 오늘(31일) 자체적으로 뽑아서 보내준 통계는 구글 기준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글 두 개가 아래 순위에는 없고, 워드프레스 통계로 새로 잡혔다. 워드프레스 통계에 따르면 제일 많이 읽힌 글은 구글 통계로는 나오지도 않았던 NHN 매트릭스. 네이버가 왜 한게임을 분사시켰고,…
IMG_0440 어제(12일)는 송년회 시즌의 중심에 있는 목요일이자 서울에 눈까지 왔던 최악의 밤이었다. 강남에서 송년회를 자정쯤 마쳤는데, 거리에 나가보니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발을 동동 굴러봐도 추워 죽겠는데 차는 안 오고... 함께 있던 일행이 콜택시를 불렀지만 아예 택시회사 연결이 안 될 정도로 전화가 폭주했다. 모범택시도 없었다.
자동차, 운동기구, 이런 거 기대하시면 안 됨. 진짜 남자란 자고로 크리스마스에 여자친구, 애인 이런 거 모르고 방구석에 앉아서 오타쿠처럼 기계와 씨름하고, 컴퓨터나 게임 화면 속 가상 캐릭터와 대화하는 법. 크리스마스, 이상한 남자들이 좋아할 선물 베스트 10선.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곳 링크를 달긴 했는데, 최저가…
멋지고 도움되는 글. 페이스북 임베드 기능이 이렇게 쓰이는구나. 좋다. SK그룹의 미디어 대응 7원칙이라는데, 간단히 7가지만 요약하면 이렇다. 1. 24시간 이내에 즉각 대응하라 2. 미디어전략담당가와 대변인이 한 세트로 언론을 상대: 대변인은 CEO가 맡아도 됨 3. 평소 정기적으로 언론에 정보를 제공하라 4. 억울해도 비난하지 말라: 경쟁사가 부당하게…
"궁극적으로 이런 문제들은 사회 전체 구성원의 매체 문해력이 증진되면서, 부모와 자녀들이 매체를 깊이 이해하면서 극복되었다." 중앙일보에 쓴 류철균(소설가 이인화) 교수님 칼럼에서 제일 인상적이던 구절. TV와 같은 영상매체의 폭력성과 선정성 문제를 얘기하면서 쓴 표현이다. 생각해 보면 이른바 '기성세대'는 그동안 TV를 '중독물질'로 규정하고 관리하는 대신 스스로 자녀의…
어떤 건지 궁금했는데, 나는 기준 미충족.
하바드비즈니스리뷰 블로그에는 종종 재미있는 글이 올라오곤 하는데, 오늘 올라온 내용이 그렇다. '비즈니스스쿨 친구와는 사업을 시작하지 말라'는 내용. 사실 이 말은 틀린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알고 있는 기업 가운데 비즈니스스쿨 동기생, 특히 스탠포드나 버클리 MBA 친구들이 함께 사업을 시작해서 성공하는 경우를 왕왕 보기 때문이다. 나도 이런…
해마다 이맘 때면 아이폰 신제품이 나온다. 2009년 늦가을에 아이폰 3GS가 나왔으니, 벌써 5년 째 반복됐다. 많은 일이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콧대 높았던 한국 통신사들이 정책을 대거 수정했고, 세계 최고가 눈앞에 있을 줄 알았던 한국의 전자기업 두곳 가운데 한 곳은 정말로 최고가 됐으며, 다른 한 곳은…
스탠포드대 컴퓨터과학 전공의 두 포스닥 학생들이 쓴 논문이 최근에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 기사화되면서 소소한 관심을 끌었다. 물론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사는 논문 내용보다는 '맥주 전문가들이 뽑은 세계 최고의 맥주 20선' 식으로 접근했지만, 연구 내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사람들이 어떤 특정한 취향을 요구하는 상품을 즐길…
모든 사람들은 실수하게 마련. 실수를 다시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어떻게 다시 실수를 하지 않게 만드는지가 사실 실수 자체를 줄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Etsy에서 실수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실수를 비난하지 않는 것. 비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수를 한 사람에게 다음에 실수를…
올해도 어김없이 그들은 죽음의 행진(Death March)을 벌였다.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쓰고 있는 이 용어는 원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불가능한 과제를 불가능한 시간 내에 마쳐야만 할 때 쓰던 말이다.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을 목표를 하루 14시간 씩 주말도 없이 일하면서 어떻게든 완수할 때 쓰던 표현. 그들은…
스마트폰의 배터리는 많이 쓸 땐 온도가 올라가고, 대기 상태에서는 온도가 내려간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이나 동영상 재생처럼 높은 성능이 필요한 작업을 하다보면 배터리가 뜨거워지는 현상 얘기다. 그래서 스마트폰은 끊임없이 배터리의 온도를 측정한다. 과도하게 배터리 온도가 오르면 위험해서다. 스마트폰이 쓰는 리튬 전지는 다양한 형태로 성형이 가능하고, 잦은 충전에도 성능…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받았다. CIO라는 세 개의 머릿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학부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했고, KAIST에서 전산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했다. 이력을 쌓은 곳은 삼성SDS와 삼성종합기술원, 현대정보기술. 환갑을 눈앞에 둔 그는 이론과 실무 모든 측면에서 평생을 소프트웨어와 씨름하면서 살아온 국내에서 손 꼽히는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그와…
그러니까 평범한 성인은 잘 달릴 줄 안다. 하지만 우리 모두 한 때는 아기였다. 어린 시절에는 뒤뚱거리며 일어서다 반복해서 넘어졌고, 아장아장 걷다가 무릎이 까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잘 달리는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 책은 지금의 컴퓨터 기술들도 막 벽을 잡고 일어서던 아기처럼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오늘날의 눈부신 성능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제가 좋아하는 블로그들입니다. 이외에도 좋은 블로그 있으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영문 블로그는 제외했습니다. 리스트가 더 쌓이면 추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새로 발견되는 곳 등을 계속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원칙은 너무 유명한 블로그는 빼고 소개하자는 것, 네이버 블로그는 피해보자는 것 다 포기했고, 그냥 제가 좋아하는 블로그들입니다. 순서는 가나다순입니다. -…
한국인 가운데 3000만 명 이상이 스마트폰을 쓴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한국 기업이다. 한국의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도 일본에 이어 2위다. 그러니까 한국인은 세계에서 최신 스마트폰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인 셈이다. 이들이 하루종일 들여다보는 게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이다. 들여다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쓰다듬고 두드리며 어루만진다. 아무…
음... 이건 참 난감한데, 페이스북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싶은 천재적인(하지만 참 낯뜨거운) 아이디어다. 패스트컴퍼니에서도 소개를 하면서 '페이스북에서의 성(性) 혁명'이라고 일컬을 정도. 이걸 쓴 기자는 와이프에게 허락을 받고 가입해서 써봤다고. 아주 간단하다. BWF(Bang with Friends, 번역해서 서비스 이름을 소개하기가 민망...)에 접속하고, 가입하면 끝이다. 그러면 내 페이스북…
애니메이션은 일본을 대표하는 상품 중 하나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실은 애니메이션은 최근 일본에서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분류된다. 한 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내놓기 위해서는 10만 장이 넘는 셀화를 그려야 한다. 인건비가 높은 일본에서 10만 장의 셀화를 그릴 일러스트레이터를 고용한다면, 이건 작품이 웬만큼 성공하지 않고서야 여간해서는 수지가 안…
7월1일부로 이제 IT 담당 기자가 아니라 중공업 담당 기자가 됩니다. 기자 생활이란 게 원래 회사에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여기저기 출입처가 바뀌게 마련이고, 다들 그렇게 합니다. 저는 제가 일하는 신문사에서는 예외적으로 오랫동안 한 출입처를 맡았고, 스스로 그렇게 하길 원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의 희망과 회사의 배려가 잘 맞아떨어졌던 행복한…
‘AKB48’. 한국에서도 그룹명 정도는 꽤나 알려졌다. 일본을 대표하는 이 걸그룹은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니며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다. 사상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는 음반시장에서 싱글앨범이 나오는 족족 밀리언셀러를 기록한다. 핵심은 매년 팬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인기 순위를 매기는 '선발총선거'. 이 연례행사는 올해 지상파 중계에서 순간 최고…
사실 나는 와엘 고님을 잘 몰랐다. 이집트 혁명의 영웅이고, 구글 직원이라고 했던 것 정도밖에는. 그가 이집트에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고 이 페이스북 페이지는 이집트 혁명을 촉발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것 정도도 뉴스를 통해 듣기는 했다. 그가 지난달 한국에 왔고, 관심이 가서 그가 쓴 책을 읽어봤다. '레볼루션 2.0'.
스페인 내전이 발발한 1936년의 스페인은 여전히 농업 국가였다. 게다가 대공황이 미국은 물론 유럽대륙의 경제까지 엉망으로 만들어서 내정도 극도로 불안했다. 정치세력은 무정부주의자부터 왕당파에 이르기까지 극단적으로 분열돼 서로 대립하고 있었고 모로코에선 프랑코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킨다. 민주 정부를 세워 보겠다던 공화파의 편에 사회주의자들이 합세하자 인민전선이 구성됐고, 이는 이후…
난 서핑은 할 줄도 모르고, 잘 알지도 못하지만 지난해에 개봉했던 영화 체이싱 매버릭스(Chasing Mavericks)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실존했던 서퍼 제이 모리아리티의 전기 영화인데, 가장 인상적인 건 매버릭스의 큰 파도를 타기 위한 과정이었다. 서핑에 대한 지식이라곤 아무 것도 없는 무식한 나는 서핑이라고 하면 햇살 따사로운 태평양 해변에서…
어제 같이 일하는 강유현 기자가 와이컴비네이터에 대한 기사를 썼다. 좋은 기사니까 한번씩 읽어보시길 추천. 취재 내용이 꼼꼼해서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기업가 모임만 돌아다니는 이른바 '신스터'(Seenster)들에 대한 와이컴비네이터 파트너들의 비판이라거나, 거의 컬트 수준으로 떠받드는 성장 속도에 대한 집착 등. 특히 속도가 그랬다.
지루한 차들은 세상에 넘쳐난다. 레인지로버(or 랜드로버) 는 그나마 특별하다. 영국 왕실의 의전차량. 귀족들이 사냥에 나설 때 즐겨 타는 차. 이 차에는 숱한 이야기가 얽혀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은 것은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일화다. 사카모토는 미국 뉴욕에 체류하던 시절 9.11을 겪었다. 테러의 공포가 전미 대륙을 뒤덮던…
스티브 잡스가 뉴스코프의 제임스 머독과 아이패드 발매를 앞두고 주고받은 이메일이 얼마전 공개됐다. 협상가로서의 스티브 잡스는 늘 유명하지만, 이 이메일들은 특히 인상적이다. 원래 협상의 실무란 지난한 일이다. 그건 실무자들의 영역이고 이 경우도 마찬가지라서 협상 담당은 애플의 에디 큐와 뉴스코프 자회사(이자 담당회사)인 하퍼콜린스의 CEO인 브라이언 머레이였다. 그리고…
사실 처음 페블을 샀을 땐 사람들이 그걸로 뭘 하느냐고 물어봤다. 메일을 읽고 문자를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전화가 오면 손목에서 진동이 울려 놓치지 않는데도 도움이 되고, 음악을 시계에서 켜고 끄고 앞 곡 뒷 곡 재생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겨우 그게 전부야?"…
10년 전 날이면 날마다 듣는 소리가 "넌 왜 그렇게 글을 못 쓰냐"라는 핀잔이었다. "기본적으로 작문 실력이 없는 것 같다", "글 쓰는 능력은 미안하지만 천부적 재능이 80%라던데 넌 재능이 없는 모양" 등등. 악담을 들을 때마다 "저는 영상세대라서 그래요"라고 얘기했다가 더 혼났다. 선배들이 지적하는 내 글의 문제점이란…
구글 I/O는 우리 시대의 CES가 됐다. 최신 기술이 이 행사를 통해 공개되고, 불가능한 걸로 생각되던 일들이 곧 가능해질 일로 뒤바뀐다. 전자제품 전시회가 힘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개발자 행사가 일반인의 주목까지 받는다는 건 놀랍기도 하지만, 이게 시대가 변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나온 얘기는 지나칠 정도로 많았다. 개인적으로…
매번 그렇듯 휴고 바라가 호들갑스럽게 동료를 소개했다. "이 친구를 떠올리면 늘 음악 생각이 나죠. 구글의 록스타입니다. 크리스 여가를 환영해 주세요." 그리고 지겹도록 변하지 않는 인상과 헤어스타일의 무뚝뚝한 백인 중년 남성이 무대로 걸어나왔다. 가슴에는 흰색 구글 티셔츠를 입고. 록스타라고? 그리고 재미없는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됐다. 무심한 듯 몇…
주말 동안 갤럭시S4를 써 볼 기회가 있었다. 내 전화기가 아니라서 오래 쓰지도 않았고, 설정을 세세하게 설정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리뷰라거나 평가 같은 걸 할 조건도 아니고 사실 그런 능력도 별로 없다. 그런데 딱 하나가 걸렸다.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폰에는 구글의 지메일을 포함해 이메일 앱 두 가지가…
이 얘기를 언젠가 꼭 하려고 했다. 언젠가. 그러다 시간이 흘러흘러 1년 반이 지났다. 오늘 씨씨코리아에서 올린 이런 글을 봤다. 이 말이 맘에 걸렸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란 단어는 CC의 창립자 중 한 명인 로렌스 레식이 처음 썼다는 설이 지배적인데요. 이는 사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처음 쓴…
이미 팀 버너스리의 인터뷰를 쓰긴 했는데 사실 주고받은 대화를 다 소개하고 싶었다. 재미있는 얘기가 많았다. 시간도 1시간이 주어져서 꽤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는 사실 이번에 한국도 처음 왔고, 한국에 대해 아는 것도 거의 없었다. 당연히 한국에 대한 코멘트도 할 게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짖궂게 물어봤다.
[youtube http://www.youtube.com/watch?v=-73cDPqlYeA] NHN이 이런 동영상을 만들고 있긴 하지만 NHN을 만든 이해진이나 김범수 같은 사람들이 정부 정책에 아이디어를 보탠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생각해 보면 '창조경제'를 한다는 이 정부의 첫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가 김종훈 전 미국 벨연구소 사장이었던 것도 의미심장했다. 결국 초대 장관이 된 최문기 장관은…
20세기를 주름잡았던(그리고 21세기도 주름잡을) 도요타의 자동차 생산 방식이 놀라운 건 이 방식이 최첨단 기계와 고도의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다. 도요타 공장에서는 낡은 설비를 쉽게 버리지 않는다. 30년 된 설비가 계속 쓰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신 특징이 있다. 어제의 기계는 오늘 조금 다른 기능을 붙여…
전화기란 뭘까. 스마트폰은 또 뭘까. 과연 지금같은 세상에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시대처럼 전화를 걸고 받으며 살아가는 게 올바른 일일까. 페이스북 홈을 써보기 전에는 모든 게 그저 당연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모든 당연했던 일들에 회의가 든다. 물론 페이스북에 대한 별점 평가는 형편 없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실패할…
결국 투항했다. 새 앱은 모두 안드로이드로 나오는데 나만 아이폰을 쓰고 있기엔 비효율도 너무 많다. 당장 카카오페이지를 써봐야 하는데, iOS에선 안 돌아간다. 새 앱이 나오면 국내 앱은 모두 안드로이드부터 지원한다. 페이스북홈도 안드로이드용이다. 그러니 방법이 없다. 선불 카드를 하나 사서 새 번호를 기존에 쓰던 아이폰에 넣어두고 기존…
그는 젊은 남자였다. 나이는 20대 후반. 혼자서 벌인 일은 아니고, 팀으로 움직인다고 했다. 긴머리에 두꺼운 안경, 약간 살찐 체격에 핼쓱할 정도로 하얀 피부 등을 예상했지만 모자도, 안경도 없었다. 짧은 머리에 가무잡잡한 피부, 강원도에는 아직 눈이 안 녹아서 보름전까지 스키를 타느라 그랬다고 했다. 의외였다. 왜 그랬느냐고…
2011년 초 쯤으로 기억합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을 처음 본 건. 그 전에도 각종 행사 자리에서 몇 번 스쳐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자리가 대개 그렇듯 간단히 인사를 하고 말거나, 특별한 용건이 없다면 인사조차 하지 않고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여하튼, 황 사장과 역삼동의 한 일식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물론…
월요일 오전. 출근해서 중기청에 전활 걸었다. 취임식은 언제 열리고 취임사는 언제 나올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중기청에선 아직 미정이라며 최대한 빨리 알려주겠다고 했다. 금요일. 지면 사정으로 타지에 비해 황철주 사장의 내정 소식을 작게 다룰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던지라 화요일자 발제는 좀 크게 하려고 맘 먹었었다. 취임사와 취임식 풍경을 버무려…
그 회사에 관련된 예측은 늘 틀렸던 것 같다. '이 정도 제품은 누구라도 만들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들만이 그런 제품을 만들었다. '그런 낡은 방식은 먹히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들은 그걸 먹히게 만들었다. '그들의 능력은 너무 제한적'이라고 비난받았지만 그들은 그 제한을 역이용해 오늘의 발전을 이뤘다. 애플 얘기냐고?…
웃기는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자바스크립트라는 게 어떤 건지 처음 배우면서 들었던 생각은 '아, 자바스크립트로 기사를 써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1월에 '작심삼일'이란 사흘짜리 입문자용 코딩 강좌를 듣던 때였다. 기억에 남았던 한 문장이 있다. 조건문과 반복문, 그리고 함수에 관한 얘기였다. "조건문은 프로그램을 똑똑하게 만들어주고, 반복문은 강력하게, 함수는 경제적으로 하도록…
지난 주에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 다녀왔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CEO는 MWC에 대해 "세상이 변했는데도 아무 생각없는 통신사들이 풍광 좋은 곳에서 전시회 열고, 비즈니스클래스 비행기 타고 놀러와서 특급호텔에서 며칠 묵으며 환담 나눈 뒤 돌아가는 폼 잡는 행사"라고 혹평했다. 솔직히, 본질적으로 그런 행사라는 생각을 나도 지울 수가 없었다. MWC의 최근…
MWC 때문에 스페인에 왔다가 귀국하기 전 마드리드를 잠시 둘러봤다. 마드리드에서는 대학 때 한 달 쯤 살았던 적도 있고, 와이프와 신혼여행 비슷하게 놀러오기도 했던 탓에 꽤 익숙하긴 한데, 저 건물은 늘 지나치면서도 큰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어서 잘 몰랐다. 지금은 공사에 들어간 탓에 다 가려져 있지만…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에 와 있다. 그런데 한국 기사를 보니 이석채 회장이 "카카오톡과 라인을 밀어내자"고 말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이상하다. 그런 얘기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물론 카톡과 라인이 통신사의 수익을 갉아먹는 회사라는 얘기는 했다. 그건 사실이니까. 기조연설에 그런 부분도 들어있었다. 기사가 잘못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런데 이…
작년에 받을 줄 알았는데, 결국 해가 넘어갔고 며칠 전에야 왔다. 내 페블 스마트워치. 킥스타터에서 온갖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그런데 아이디어도 좋고, 막상 손목에 두른 지금도 꽤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너무 늦게나 소비자들에게 전달됐다는 점이다. 대량생산을 한다는 게 이렇게…
얇은 27인치 모니터처럼 생긴 새 아이맥은 그 얇은 모니터처럼 생긴 부분이 훌륭한 데스크탑 자체인 컴퓨터다. 성능이 꽤 그럴싸한 스피커를 갖췄고, 전면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와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지향성 마이크도 달려 있으며 기본으로 제공하는 키보드와 마우스는 블루투스로 깔끔하게 무선 연결된다. 하지만 멋진 외관과 괜찮은 성능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요즘 우리는 점점 전화를 피한다. 전화는 상대에 대한 배려없이 아무 때나 벨을 울려 상대의 흐름을 끊어놓는 일이라 생각한다. 사실 요즘 일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저녁에 남의 집에 전화를 거는 건 '전화 예의'에 어긋난다 생각했고, 일단 걸려온 전화를 빨리 받지 않아도 "늦게 받아 죄송합니다"라는…
1970년대의 유물인 BCG매트릭스는 사실 요즘은 별로 쓰이지 않는다. 이 네 칸짜리 사각형 도표가 설명하지 못하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NHN의 조직 개편을 보면서 다시금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이 옛 매트릭스 생각이 났다. 물론 NHN이 과거의 유물을 끌어다 조직 개편을 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이 틀로 NHN의…
비웃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아주 빨리 열리고 빠르게 동기화되는 '메모' 앱의 신봉자였다. 설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설마가 맞다. 그 노란 종이와 갈색 바인더가 달려 있는 촌스러운 디자인의 기본 설치된 메모 앱 말이다.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늘 메모 앱을 열었다. 나도 에버노트가 좋은…
에어비앤비를 만든 사람들에 대해서 내가 오해하고 있던 게 있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의 조 게비아와 브라이언 체스키는 기술은 잘 모르는 디자이너고, 에어비앤비가 오늘의 에어비앤비가 된 건 하바드 출신의 CTO 네이선 블레차치크가 합류한 덕분이라는 식의 오해 말이다. 천만에. 지난주에 조 게비아가 한국에 온 덕분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개방·확산·상생의 대전제 아래 스마트폰 고객 증가 등 제반 환경과 ICT 생태계 조성 등을 고려해 투자를 동반하는 데이터 무제한서비스 및 m-VoIP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 원래 2010년 7월만 해도 이랬는데, “통신망의 포화 상태가 통신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익을 보는 모든 사업자들이 돈을 내야…
아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따리로 받아 챙기는데, 아빠는 아무 것도 받는 게 없어서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새 맥북을 샀다. 아직 한 달도 안 됐지만 꽤 만족하고 있다. 게다가 교육 할인 참 좋다. 아내의 비싼 등록금을 쓸데없는 곳에서 일부 환급받은 기분이다. 어쨌든 눈이 계속 침침해져서 화면이…
페이스북이 미국 시간으로 15일 발표한 '그래프 서치'를 설명하는 가장 자세하고 훌륭한 기사. 사실 구글이 검색을 어떻게 만들어왔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 나가려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페이스북 검색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검색 분야에서 구글은 압도적이다. 사실상 독점기업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구글의 검색시장 독점에 대해 별 얘기를 하지 않는…
지난주 크레이그 샤피로를 만났다. 워렌 버핏도 아니고, 마이클 모리츠도 아니고, 존 도어도 아니고, 요즘 잘 나가는 마크 안드레센도 아니지만, 그래도 만나고 싶었다. 그가 하는 투자는 좀 달랐다. 그는 초기 기업에만 투자한다. 자기 퇴직금과 가족들의 지원금, 친구들의 쌈짓돈 등을 모아서 사업을 시작하는 창업자에게 제대로 된 첫…
지난 주말 '호빗'을 봤다. 지난번 HFR 3D 영화 취재도 했고, 새로운 기술과 기존 기술의 비교 체험도 했던 덕분에 기대가 컸다. 특히 저예산으로 촬영한 국내 독립영화와 달리 호빗은 헐리웃 자본이 들어간 제대로 된 HFR 3D 장편영화라 더더욱 기대했다. 기대하는 게 당연했다. 표 값은 무려 1만7000원. 아내와…
하고 싶은 얘긴 하나다. 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라는 것.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돈을 내는 건 이 음악을 듣는데 도움을 준 사람에게 보탬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소비자로서의 나는 좋은 음악을 만들어준 아티스트에게 제일 감사하고, 그들의 번잡스러운 일을 말끔한 기술로 처리해서…
이 블로그에 찾아와주시는 수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을 땐 큰 기대도 없었고, 시험삼아 어디 한 번 나도 블로그란 걸 해볼까,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벌써 몇 년이 지났네요. 그사이 블로그 툴도 몇 가지 바꿔가며 썼고, 호스팅도 이곳저곳 옮기며 해봤습니다.
“If Google did not act we faced a draconian future. A future where one man, one company, one device, one carrier would be our only choice. That’s a future we don’t want.” - Vic Gundotra, SVP of Google 난 이 슬라이드를 볼 때마다 배신감을 느낀다.
라인이 일본에서 1위라는 소리야 한참 전부터 들었다. NHN에서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안티 네이버' 정서가 강한 주위 분들과 라인 얘기를 할 때면 늘 부정적인 얘기를 듣곤 했다. "TV 광고 엄청나게 한다던데, 돈으로 마케팅해서 점유율 산 거지 뭐." "일본에서 1위라곤 해도, 그게 뭐 얼마 되기는 한 거야?",…
안드로이드는 기계양의 꿈을 꾸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제 사람과 같은 자리에 서서 일할 수는 있게 됐다. MIT에서 만든 이 로봇 '백스터'(Baxter)는 기존의 로봇과는 아주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위험하지 않고, 둘째, 사람에게 자신의 행동과 의도를 알리며, 셋째, 빠르고 정확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값이…
애초에는 사용기를 써 볼 생각이었는데, 불가능하게 됐다. 다음은 아내와의 대화. 아내: "이게 뭐야?" 나: "아이패드 미니." 아내: "작네? 들고 다닐거야?" 나: "아니. 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좋아. 써볼래?(예의상)" 아내: "응.(덥썩)" 나: "아, ... 그거 그냥 전에 쓰던 아이패드2 백업 있으면 똑같이 쓸 수 있긴 해..." 아내:…
지난주 일본에 다녀왔다. 이틀 동안 여러 회사를 방문하고, 테크크런치 도쿄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일정. 사실 일본에는 몇 번 가보긴 했는데, 모두 일로 갔던지라 갈 때마다 일본이 부산 쯤 되는 듯한 짧은 일정 탓에 뭘 찬찬히 둘러볼 겨를이 없었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도대체 하라주쿠가 왜 좋다고…
카카오에는 호칭이 단 두 개 뿐이다. 대표와 팀장. 회사를 대표해야 하는 두 명의 공동대표가 대표라는 직함으로 불리고, 각 팀을 이끄는 팀장이 또 팀장이라는 직함을 갖는다. 그런데 실제로 회사에 가보면 그렇게 부르는 경우는 전혀 없다. 그냥 모두 JB(이제범 대표)고, 스캇(이상혁 CDO)이다. 카카오에 아는 사람이라도 있어서 한국어…
지난주 생각지도 않던 겨울휴가를 쓰게 됐다. 생각지도 않던 휴가다보니 그냥 집에만 있었는데, 그 김에 집에 있는 IPTV를 바꿨다. 새로 나온 LG유플러스의 구글TV로. 처음 IPTV를 쓰게 된 건 그냥 "애들 보여주기엔 최고"라는 회사 선배의 조언 덕분이었는데, 그말대로 뽀로로와 뿡뿡이를 비롯해 디보와 로보캅 폴리 등 새로운 세계가…
얼마전 '신 소림사 주방장'이란 영화에 대한 기사를 썼다. 이 영화를 찍은 리건 감독은 아바타를 다시 볼 것을 추천했다. 영화 공부를 하라는 게 아니었다. 스토리에서 완전히 떠나서 객관적으로 장면들만 보라는 얘기였다. 이미 유명한 영화 아바타에 대해 굳이 부연설명하자면, 이 영화는 3D 영화 기술에 대해 정말 수많은…
페이지와 브린은 구글이 상향식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치 인터넷 그 자체처럼 말이다. 메간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 시대에 태어났잖아요. 그러니 우리 회사도 우리 제품처럼 돌아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좀 묘하지만요." 그래서 2001년 브린과 페이지는 관리자를 없애기로 했다. 재앙이었다. 결국 구글은 다시 관리자를 도입했다. PM과 리드엔지니어로 운영되는 구글의 팀…
지금은 야후의 CEO가 된 마리사 메이어는 초기에 구글에 입사할 때 '구글이 더 잘 할 수 있는 것 세가지'를 대라는 질문에 둘 밖에 대답하지 못한 걸 10년 넘게 아쉬워했다. 그게 그녀의 성격이었다. 최고가 되고 싶어하고, 야심 만만한 천재소녀. 물론 지금은 애 엄마다. 어쨌든, 과연 그녀는 잘…
오늘(22일) 스티븐 레비 인터뷰가 신문에 실렸다. 이 사람에 대한 개인적인 존경은 전에도 한 번 따로 쓴 적이 있는데, 직접 얼굴을 보면서 대화를 하며 든 생각도 기존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글은 언제나 그 사람의 영혼을 반영하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이번 인터뷰의 계기가 된 건 1년도 지나서야…
대선이 시작되면서 IT라고 영향을 받지 않을리가 없다. 공인인증서 제도는 어찌할 거냐는 구체적인 질문부터 시작해서 옛 정보통신부 같은 IT 총괄조직의 설립에 대한 정부 기구 재편 논의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가장 화제가 되는 건 역시 일자리다. 박근혜 후보 쪽은 이렇게 말했다. "스마트 뉴딜을 통해 IT를 전통산업에 접목해 일자리를…
지난 토요일자 신문에 실린 기사를 통해 애플의 새 모바일 운영체제(OS) iOS6에서 팟캐스트를 통한 데이터통화 요금이 '요금폭탄' 수준으로 생길 수 있다는 얘기를 썼다. 완전히 새로운 얘기는 아니고, 사실 검색해보니 이전에 몇몇 매체를 통해 소소하게 보도됐던 내용이기도 했다. 나만 뒤늦게 알았던 셈인데, 그래도 이게 문제라면서 비슷한 피해를 본…
블로그를 운영한지 꽤 됐는데, 대부분의 검색 트래픽이 구글과 네이버에서만 들어왔다. 다음을 통한 검색은 거의 없어서 아마도 이게 인덱스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능력의 탓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트위터의 @gemong1 님 덕분에 알게 된 사실은 네이버와 다음은 구글과 달라서 '검색 등록'을 해야 검색이 된다는 사실. 그래서 네이버에선 어찌 된…
update: 여러분. 콜린 라코위츠 메인주 25구역 주 상원의원 후보가 당당히 당선자가 됐습니다. 록타! 라코위츠 상원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파이널 판타지의 승리의 팡파레 음악을 게이머 지지자들과 나누겠다며 올려 놓았습니다. ------------------- 이건 정말 가슴이 답답한 일. 트위터에서 @imseong님이 전한 트윗 덕분에 보게 됐는데,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런 일이다.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은 어릴 적부터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어린 시절부터 애플 제품을 썼던 건 아니다. 물론 컴퓨터라는 기계 자체가 흔히 볼 수 없는 값비싼 기계였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옆집 형이 갖고 있던 애플II에 대한 동경은 있었지만 그냥 그 정도였다. 이후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났고, 그가 만든 넥스트…
결국 삼성전자도 뭔가 얻기는 얻은 셈이다. 미국 브랜드컨설팅 회사 인터브랜드는 해마다 '글로벌 베스트 브랜드 100'을 발표하는데, 올해도 나왔다. 결과는 애플의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해 2위. 삼성전자도 따라서 급상승해 9위. 한국 기업 가운데 '톱10'에 들어간 건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물론 이전에도 삼성전자가 이 조사에서 늘 가장 브랜드 가치가…
언젠가 넥서스7 관련 얘기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계속 미뤄졌다. 솔직히 정말 할 말이 없었다. 작고, 가볍고, 값에 비해 성능이 뛰어나다는 얘기야 신문에도 기사로 썼는데, 사실 그것 말고 다른 얘기 할 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스티브 잡스가 될 필요는 없는 것이니, 구글이 값싸고 성능좋은 괜찮은…
오늘(27일) NHN이 고 김수남 사진작가의 유작 16만 점을 디지타이징해 포털 네이버를 통해 인터넷으로 검색가능한 콘텐츠로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김 작가는 '한국의 굿', '아시아의 하늘과 땅' 등 한국과 아시아의 무속신앙과 소수민족의 생활풍습 등을 사진으로 담아온 비슷한 분야에서는 국내에 유례를 찾기 힘든 독보적인 다큐멘터리 사진가입니다. 그리고 제…
우리 아들은 소아천식 환자다. 소아천식은 아주 흔한 질병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도시에 살면 발병률이 높아지는 병이다. 일자리 때문에 서울에 사는 부모 탓 질병이란 소리다. 나이가 들면 대개 완치돼 건강하게 살지만 그전까지는 환절기마다 숨을 못 쉬어 괴로워하는 아이를 답답하게 지켜보게 만드는 아주 고약한 병이기도 하다. 물론…
update. 사실은 예전 블로그에서는 계속해서 페이스북 댓글 시스템을 원칙처럼 지켜왔습니다. 실명 또는 실명에 가까운 자기 정체성을 바탕으로 책임감 있게 얘기하는 사람하고만 토론하지, '익명'이나 '지나가다' 같은 이름으로 욕설에 가까운 자기 배설을 하고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이 블로그가 해킹되는 사건 이후 잠시…
블랙 키즈의 '론리 보이'가 흘러 나올 때만 해도 익숙했던 풍경이었다. 무대는 어둡고, 기자들은 흥분한 듯 떠들고 있었으며, 애플 직원들은 축제를 벌이는 듯한 그 모습. 팀 쿡의 애플도 계속해서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내는 회사였고, 애플이 하는 모든 일은 뭔가 세련되고 멋진 일인 것 같았다. 지금까지 애플이 그래왔듯이.
Siri Beware: IBM Envisions Watson for Mobile Business - Businessweek. IBM이 만든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이 2015년까지 모바일에서 사용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는 얘기다. 따지고보면 왓슨은 오늘날의 제록스 PARC 같은 곳이 되어가고 있는데,(본인들은 이렇게 되면 큰일나기 때문에 계속 부인하지만) 그 이유는 IBM이 자랑하는 요크타운과 호손의 왓슨연구소가…
- 참여연대, 요금원가정보 청구소송 승소에 대한 입장-요구-계획에 대한 기자간담회 = 통신사의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통신요금 뿐인데, 기업의 상품 제조원가를 공개하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색한 요구. 물론 통신 사업은 다른 사업과는 달리 공공재인 주파수를 기반으로 한 라이선스 사업이니 이런 요구가 완전히 부당한 것도 아님.
- KT, 선불에서도 데이터 맘껏 쓰세요 = KT가 USIM 카드만 팔아 개통하는 선불요금제에 데이터 요금제를 포함. 사실 그동안 너무 비쌌음. 맘껏 쓰라고 했다고 해서 무제한을 허용하는 건 아니고, 100MB 5500원, 300MB 8800원, 500MB 1만1000원, 1GB 1만6500원, 2GB 2만2000원, 4GB 3만8500원으로 파는 것. 하지만 맘껏 쓰라기엔…
- ‘T맵’과 ‘멜론’이 자동차 속으로 들어왔다, SK플래닛,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상용 서비스 개시 = SK플래닛이 앞으로 르노삼성의 SM3에 일종의 매립형 스마트 내비게이션 같은 장치를 달겠다는 뜻. 말은 거창하지만 따지고 보면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매립형으로 설치한 뒤 운전석에서 쉽게 조작 가능한 UI를 사용하고, 인터넷 연결은 스마트폰 테더링으로…
그녀는 싸이월드를 만든 사람이라고 했다. 한국인 3000만 명이 쓰던, 그러니까 인터넷을 하는 한국 사람이라면 거의 다 쓰던 싸이월드가 그 사람 손에서 만들어졌다. 이람. 네이버서비스2본부장. 돈도 없을 때 열정만 갖고 열심히 키웠던 회사가 SK텔레콤에 팔린 뒤로는 NHN으로 자리를 옮겼다. NHN에서는 다음이 카페가 강하니 네이버에서도 카페를 키워야…
애플은 정말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전체에 대해 특허를 얻었을까? 그래서 세상의 모든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모서리가 둥근(달리 말하면 상당히 모호하고 일반적인) 스마트폰은 만들 수 없는 걸까? 물론 아니다. 내 모니터도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이라느니, 내 휴대전화도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이라느니, 하면서 마치 드레퓌스 사건이라도 되는양 "나도 고소하라, 애플!"이라고…
얼마전 중앙일보에 이런 기사가 났다. 케이팝이 어떻게 세계로 퍼져나가는지를 설명해 보겠다는 얘기였다. 자료를 만든 트리움은 YG엔터테인먼트의 의뢰로 이 분석을 시작했다. YG 스스로도 놀랐으니까. 도대체 왜 갑자기 싸이가 뜬 거지? 이유가 뭐지? 이러저런 사정으로 이 기사를 쓰느라 강남스타일 얘기는 소개하지 못했지만 이 분석자료를 나도 볼 기회가…
한국 e스포츠협회,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케스파(KeSPA)라고 불리는 단체가 어느날 스타크래프트는 '공공재'라는 논리를 꺼내들었을 때 나는 어이없는 소리라며 그 논리를 일축했던 바 있다. 케스파는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블리자드에게 라이센스 사용료를 지불하고서 스타크래프트 게임 중계와 관련 리그를 만들어 왔는데 이 돈을 내기도 싫고, 블리자드가 간섭하는 꼴도 보기 싫다는 게…
Can Big Data Smoke Out the Silent Majority? - Julia Kirby - Harvard Business Review. 분석 자체가 새로울 건 없지만, 빅데이터를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선거를 앞두고 의미있어 보인다. 닉슨 시절부터, 한국에서도 지난 10여년 동안 끊임없이 이야기됐던 도무지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었던 '침묵하는 다수'의 논쟁.
블로그가 해킹 당해 복구했습니다. 고약하게 당했네요. 중소업체 호스팅을 쓰고 있었는데, 한동안 겁나서 못 쓰겠습니다. 다시 동아닷컴 블로그로 돌아갈지, 그냥 지금처럼 워드프레스에 더부살이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일 없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팀 쿡 애플 CEO가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에 대한 배심원 평결 이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memo)입니다. 오늘은 애플과 다른 모든 혁신가들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많은 분들도 산 호세 법원에서 지난 몇 주 동안 벌어졌던 공방을 주의깊게 지켜보셨을 겁니다. 우리는 삼성에게 우리의 작업을 베끼지 말라고…
당신은 인터넷 실명제라고 부르고 나는 제한적 본인확인제라고 부르는 그 제도.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인터넷에서 타인을 상처입히고 심한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식의 부작용을 줄이고자 만든 제도였다. 딱히 옹호할 생각은 없다. 나도 이 제도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정말 실효라곤 없는 바보같은…
'빅 스몰'은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성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조금 덜 평범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어떨까요? 9월1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광화문 KT사옥 1층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제 책 속에 등장하는 공유경제 관련 기업의 창업자 분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가 열립니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에서 붙인 제목은 '빅 스몰 토크…
2009년 뉴욕에 있을 때였다. 맨해튼의 물가는 정말 살인적이라서 뭐 하나 싼 게 없었다. 물 한 병에 2달러는 기본이고, 길거리에서 사먹는 거리 음식도 최소 5달러, 식당에 들어가 팁까지 주고 나오려면 혼자 식사를 해도 20달러 이하로 해결하는 건 불가능했다. 호텔값은 더욱 비싸서 하룻밤에 200달러 이하의 호텔이란 아예…
다음에는 왜 소셜로그인이 없을까. 본인들이 써놓은 긴 답변을 읽고 나니 궁금증이 풀린다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의문이 들었다. 과연 다음에게 인터넷이란 공간은 무엇을 뜻할까. 인터넷의 익명성은 굉장히 오래된 논란거리다. 익명성 때문에 인터넷이 쓰레기로 가득찬 공간이라는 주장부터 시작해서 익명성이 있어서 인터넷은 그야말로 직접 민주주의의 도구가 됐다는 주장까지 양…
경민은 “실제로 상업적인 목적에서 농작물을 기르는 농장을 가로지르는 둘레길은 전국에 여기밖에 없다고 한다”며 걸음을 옮겼다. 5월의 산길은 상쾌했다. 매실나무에는 아직 덜 익은 매실이 익어가고 있었고, 그 옆의 나지막한 감나무는 초여름의 햇살 아래에서 맘껏 일광욕을 즐기는 중이었다. 경민은 이곳이 한씨 가문의 한울농장이라고 했다.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새 책을 펴냈습니다. 오늘부터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제목은 '빅 스몰: 인터넷과 공유경제가 만들어낸 백만 개의 작은 성공'입니다. 책을 쓰게 된 건 세상의 변화 때문입니다.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기술 발전은 경제 지표가 호전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일자리를 앗아갑니다. 사람들의 생활은 더욱 팍팍해집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성공하는 기업은 스스로의 시간표대로 움직인다. 경쟁자의 시간표는 큰 의미가 없다. 2위는 시장을 쫓아가지만, 1위는 시장을 만든다. 포드가 대량생산으로 자동차를 만들어내기 시작할 때 사람들은 "마차가 멀쩡히 있는데 무슨 자동차를 만드는가"라고 말했다. 당대 1위의 마차 업체와 포드가 경쟁했다면 오늘날의 자동차 산업은 없다. 포드는 공장을 지었고, 잘 빠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8을 태블릿에서도 잘 돌아가는 윈도라고 부른다. 물론 PC에서도 잘 돌아간다. 이런 특징을 강조하려는 듯 윈도8의 겉모습은 윈도폰 OS와 판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새로운 사용자환경(UI)을 '메트로'라고 부른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람들은 윈도8이 지금까지의 윈도와는 다르다고 말한다. 정말로 혁명적이며, 'PC의 새로운 진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뭇 진지하지만, 기억할 게…
크롬이 언제 나왔는지 아세요? 2008년 9월입니다. 일반인 대상의 소비자 버전이 나온 건 2008년 말이었죠. 불과 3년 반 전에 나온 이 웹브라우저는 5월에 세계 1위 브라우저가 됐습니다. 6월에도 이 추세는 뒤집히지 않았습니다. 크롬을 그냥 웹브라우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지 모르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 크롬은 구글이…
구글 I/O가 끝나갑니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은 키노트는 벌써 두 차례 모두 지나갔죠. 저도 이제 짐을 쌀 시간입니다. 기사도 열심히 쓴다고 썼지만, 보고 듣고 배운 건 많은데 써놓은 내용은 턱없이 적었습니다. 지면 제약으로 못 다 적은 얘기들을 하나씩 나눠서 적어볼 생각입니다. 첫번째는 젤리빈입니다. 구글에서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에게…
당연히 이렇게 올 일이었지만, LG유플러스가 먼저 움직였다. 카카오톡 음성통화인 '보이스톡' 서비스를 전면 혀용했다. 물론 마이피플이나 스카이프 같은 다른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허용했다. 그동안 인터넷업체들이 음성통화 서비스를 시작할 때마다 통신사들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해는 갔다. 카톡 때문에 문자메시지 쓰는 사람이 거의 사라졌고, 나조차도 애플의 i메시지 때문에 문자메시지는…
잠깐 머리식히고자 딴 소리 좀 하자면... 첫 책은 순전히 아래아한글만 갖고 썼다. 그것 밖에 몰라서...는 아니고, 고등학교 때 신경숙이 '워드프로세서로 글 쓰는 소설가' 가운데 한 명으로 소개되는 TV 다큐멘터리를 봤던 적이 있다. 그 때 신경숙의 PC 화면에서 깜박이던 소프트웨어가 아래아한글이었다. 아, 저게 소설도 쓸 수…
한국은 처음 찾는 것이라고 했지만 제프 자비스 뉴욕시립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한국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제한적 본인확인제라거나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른바 '셧다운제' 등을 이미 잘 파악하고 있었고, 강하게 이런 규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워커힐호텔이 숙소라 저녁에는 강변 테크노마트에 나가서 새 휴대폰을 사볼 생각이라고도 했다. 물론 나는…
"세상에는 늘 배고픈 사람(hungry people)이 있게 마련이고, 회사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죠. 해커톤은 그들을 위한 행사입니다." 육체적 배고픔 얘기가 아니라, 갈망을 뜻하는 얘기였다. 페이스북은 왜 해커톤을 하느냐고 묻자 이런 답이 되돌아왔다.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기업 문화를 해커 문화라고 불렀고, "일단 해보는 게 완벽한 것보다 낫다"(Done is…
디아블로 관련3000명이 제품을 먼저 사겠다고 밤새워 줄을 서고, 유통업체 매장마다 새상품 들여놓기 무섭게 매진되는 제품. 아이폰이 아니라 디아블로3 얘기. 그런데도 이 현상을 보면서 게임중독이 무섭네, 이상한 열기가 걱정되네, 디아블로가 유혈이 낭자한 폭력성 강한 게임이네 걱정 타령이다. 영화 기자가 영화 한 번 안 보고 영화기사를 쓰거나,…
두 사람에겐 꿈이 있었다. 그들은 디자이너였다. 정승준 씨는 대학 때 디자인 관련 행사를 도우면서 방한했던 이탈리아 디자이너를 돕다가 그 사람의 회사에 취직했고, 지금은 이탈리아에서 디자인 컨설팅 일을 한다. 오른쪽의 문서영 씨는 아직 학생. 전공이 디자인이다. 둘은 함께 창업해서 직접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려면…
출장은 3월에 다녀왔는데 기사는 5월에 나왔다. 버클리 명예교수이자 구글 수석경제학자인 할 바리언 교수가 썼던 '마이크로 다국적기업'(Micro-Multinationals)이라는 개념에 반해서 기획했던 기사인데, 좀 더 잘 소개됐으면 좋았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아래는 다 못 적은 이야기. 마이크로 다국적기업이란 아주 작은 규모인데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사업을 벌이는 회사를 뜻한다.
저는 극단적인 낙관론자입니다. 저는 지금이 불경기라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고, 우리가 불황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다만 우리에게 시대에 뒤떨어진 지도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만은 사실입니다.I am a radical optimist, I don’t buy into all this recession talk. I do not think we are in a recessionary…
오늘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법정 내 모니터의 삼성전자 로고를 지워달라"고 요청하고, 삼성전자도 "법정에서 비전문가의 블로그나 견해를 인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말하자면 '로고-블로그' 공방. 이 내용도 역시 오라클로부터 후원받은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가 최근 문제가 됐던 플로리안 뮐러의 블로그가 전했다. 삼성이 요구한 건 전문성이 없는 블로그나…
'티몬이 간다'는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부터 어찌 보면 질투 같고, 어찌 보면 동경 같은 마음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결국 신문에 인터뷰는 이만하게 실은 게 전부였다. 마음은 훨씬 긴 기사를 쓰고 싶었다. 그들은 그렇게 다뤄질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들'이었다. 신현성 한…
페이스북 직원들은 당연하게도 페이스북 계정을 갖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회사 시스템과 페이스북을 결합시켜 놓았죠. 각 건물의 입구에서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해당 건물에서 일하는 직원의 페이스북 프로필을 두드리면 그 직원의 자리가 건물 지도에 표시됩니다. 멋진 기능이긴한데, 많은 직원들이 자기 자리에서 잘 일하지 않아요. 돌아다니면서 편한 곳에서 일하죠. 다음에는…
내일자부터 시리즈가 시작되는데, 취재는 지난달 마쳤습니다. 취재 대상 기업 가운데 하나는 페이스북이었고, 페이스북에서도 본사를 멘로파크로 옮긴 뒤 한국 언론을 초청한 건 처음이라며 기대를 했었죠. 그런데 창간기획(4월1일이 창간기념일)이 4.11 총선 때문에 총선 이후로 미뤄졌고, 우리 부서 기획만 아니라 다른 창간기획들도 함께 밀려서 어찌어찌하다 첫 회가 내일…
제품도 사람과 비슷해서 늘 나이를 먹게 마련이다. 태어나고, 성장하며, 성숙한 뒤 뒤안길로 사라진다. 장수하는 제품도 있지만, 영원한 제품이란 없다. 코카콜라와 맥도날드 치즈버거가 장수하고 있긴 하지만 다음 세대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20년 전 소니가 워크맨을 포기할 거라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까? 마케터들은…
NHN 이해진 CSO가 지난달 사내강연에서 했다는 얘기가 기사화되면서 시끄럽다. 개인적으로 이 기사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마지막 단락의 이 멘트, 이용자의 요구를 악착같이 파악해 독하게 추진하는 기업이 결국 이겼다. NHN에는 혁신이 더 이상 없고 독점적 지위로 경쟁사를 압도해 1등을 했다고 이야기하지만 IT산업 특성상 이용자를 배려하는 혁신 없이는…
Howard Aiken이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아이디어를 훔쳐 쓸 것이라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만약 당신의 아이디어가 좋다면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도 Y Combinator가 투자한 업체에 VC들의 투자를 유치할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여기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하는…
이번 총선이 끝나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SNS의 영향력에 대한 분석도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야권의 패배를 놓고 SNS가 별 힘을 못 썼다는 성급한 진단도 나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야권 압승 등은 여전히 SNS가 새로운 미디어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뜻이라는 긍정적 해석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각각의 SNS가…
소셜커머스도 아니고 갑자기 소셜테니스라고 얘기해서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곧 소셜테니스가 현실화될지도 모르겠다. 아래 영상 때문이다. 라파엘 나달과 앤디 로딕, 조 윌프레드 송가의 스폰서인 바볼라가 인터넷에 연결되는 테니스 라켓을 만들어 보겠다고 한다. 구체적인 건 5월 27일부터 6월 10일까지 열리는 롤랑가로스 기간에 밝힌다고.(호주 오픈과 US 오픈은 나라…
SK플래닛이 틱톡을 인수했다는데,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 도대체 왜 했을까? 그동안 소문은 무성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설마... 라고 생각했다. 인수합병의 여러 전통적인 목적을 살펴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 1. 시장점유율 확대: SK텔레콤은 현재 시장점유율 1위의 메시징 업체다. 문자메시지가 있지않나. 게다가 돈 못 버는 카카오와…
"블랙베리를 쓰고 계시네요?"나는 아무런 공격적인 의도가 없었다. 그냥 로리의 손에 들려 있는 그 스마트폰을 보고 무심코 한마디 내뱉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거의 공식 반박문 수준이었다. 출장길에 들렀던 기업의 홍보담당자였던 로리는 "알아요, 알아. 내가 이 폰을 쓴다는 사실만으로 모두 날 놀려요. 다 한마디 씩 해요.
고양이의 이름은 수나. 나를 보자마자 다가와 다리에 옆구리를 비벼댄다. 침대에 앉아 간단히 짐을 풀었더니 폴짝 내 침대위로 뛰어오른다. 목 뒤와 턱 아래를 살짝 쓰다듬었더니 가르릉 소리를 내면서 눈을 감는다. 그렇게 그녀와 나는 친해졌다. 미국 출장길, 첫날 도착한 숙소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난 유독…
In English, a synthetic version of Mundie's voice welcomed the audience to an open day held by Microsoft Research, concluding, "With the help of this system, now I can speak Mandarin." The phrase was repeated in Mandarin Chinese, in what was still recognizably Mundie's voice.
아이패드3도, 아이패드HD도 아닌 '아이패드'였다. 2010년의 아이패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애플은 이 제품을 '새 아이패드'(the New iPad)라고 불렀지만 모두의 기대와는 달랐다. 새로 나온 제품에선 숫자 3이 사라졌다. 애플의 마케팅담당 수석부사장 필 실러의 공식 설명은 "예측가능해지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멋진 이유지만 사라진 건 예측가능성 말고도 몇 가지 더…
지난달 시끌시끌했던 주제가 하나 있다. 삼성전자와 KT 사이의 기 싸움이었다. KT가 삼성전자의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일부 제한했기 때문이다. 제한의 방법은 단순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서버와 스마트TV 단말기 사이의 통신을 제한하는 식이었다. 그러니 일반적인 인터넷 사용에는 별 무리가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스마트TV의 기능은 모두…
Luxury carmaker Mercedes-Benz unveiled plans to integrate Apple’s Siri into its A-Class electronics system that would allow drivers access to their iPhone apps using voice commands. The program, called the Drive Kit Plus will work in conjunction with Mercedes-Benz’ Digital DriveStyle App to translate the…
지난달 가트너의 브라이언 프렌티스 부사장을 만났다. 특별한 주제 없이 올 한 해 IT 업계의 트렌드에 대해 이러저런 얘기를 나눴다. 인상적인 부분이 몇 가지 있었는데 빅데이터에 관한 이야기는 신문에 기사로 간단히 소개했다. 그때 함께 소개하지 못한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SNS에 대한 얘기다. 그는 "단언하는데 지금은 SNS가…
update: 23일 밤에 이것저것 알아봤던 내용이니 부족한 팩트가 많습니다. 몇 가지 추가로 확인된 얘기를 말씀드려야 이 글에 검색, 링크, 기타 경로로 접근하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 같아서... 1. 24일자 다른 언론사 보도들을 통해 밝혀진대로 서울대의 조치가 아닙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전국 국립대에 내려보낸 공문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차단해…
23일 코리안클릭이 발표한 `모바일 웹+앱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월(1~31일) 월간 순위에서 카카오닷컴(Kakao.com)은 사이트와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순방문자수 1130만회를 기록해 1105만회를 기록한 네이버(naver.com)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via 매일경제 10년 전에 MSN 메신저와 야후를 비교했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얘기했을까?
Instagram isn't just small; it's tiny. It's miniscule. It is famously located in Twitter's old digs in San Francisco's South Park neighborhood. But here's the thing: Instagram subleases its space from another company. Instagram isn't in Twitter's old office, it's in Twitter's old conference room.
그의 손이 몇 차례 책상을 두드렸다. 난 녹음기를 책상 위에 올려놨다. 녹음 내용을 다시 되감아 듣고 있자니 그 소리가 계속해서 내 고막도 때렸다. 그는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얘기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몇 명 안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적인 특징에 대한 내 (주관적 편견이 가득 담긴) 분석도…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의 일입니다. 아버지께서 컴퓨터를 한 대 사오셨죠. 그리고는 선언하셨습니다. “컴퓨터는 미래의 도구이니 써도 좋다. 열심히 배워라. 하지만 게임은 안 된다.” 저는 게임이 해보고 싶었습니다. 동네 오락실에서 동키콩과 버블보블을 하던 초등학생에게 컬러모니터를 갖춘 8비트 컴퓨터가 게임기가 아니면 뭘로 보였겠어요. 너무너무 하고 싶다고 얘기하자 아버지는…
제가 이 블로그에 글을 쓰면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돈을 내시나요? 아닙니다. 제게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하나요? 아니죠. 제가 돈을 벌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블로그 유지를 위한 비용을 얼마 내지요. 제게 주어지는 경제적인 인센티브는 0에 가깝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계속 이 블로그를 유지합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의 행동을 유발하는…
SK텔레콤이 오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버라이즌과 NTT도코모 등 LTE를 시작한 해외 이동통신사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LTE 가입자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 내용입니다. 축하할 일입니다. 차세대 통신 LTE 서비스를 빠른 시간에 대중화한 것도 놀라운 능력이죠. 그런데 함께 내놓은 서비스들이 가관입니다. SK텔레콤은 이른바 ‘생활가치 혁신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합니다. "교육·가정·여가·직장…
약간 장난같은 생각. 갤럭시노트를 쓰다보니 아이폰4가 확실히 좀 작다는 생각이 든다. 눈이 침침하다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3.5인치 화면이 한손으로 쓸 수 있는 최적의 크기라고는 하지만, 4.3인치, 4.5인치 스마트폰이 수없이 많은데다 갤럭시노트는 5.3인치인데도 대략 적응이 된다. 물론 한손으로 도저히 컨트롤이 불가능한 갤럭시노트가 매스마켓을 상대로 내놓은 제품이란 생각은…
늘 의문이었다. 안드로이드를 쓰면서 어떻게 스마트하게 살라는 것인지. 그만큼 안드로이드에 대해 불신이 심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기점으로 조금씩 생각이 변했고, 갤럭시 넥서스 하드웨어에도 만족하게 됐다. 그러다 지난주 갤럭시 노트를 쓰기 시작하면서 내내 건너갔다, 돌아왔다(USIM을 갤럭시 노트에 꽂았다가, 아이폰4에 꽂았다가)를 반복하면서 보냈다.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아주…
FC바르셀로나가 사용하는 승리의 축가가 있다. NASA의 우주왕복선 선원들이 우주로 나가 시간 관념을 잃었을 때,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기상 음악으로 선택한 노래가 있다. 이 노래는 2009년 그래미가 뽑은 '올해의 노래'가 됐다. 또 디지털 싱글로만 520만 곡이 팔려나갔다. 이는 역사상 가장 많이 디지털로 팔린 영국노래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는 엔지니어 선배가 있는데 트위터에 글을 하나 올렸다. "내가 사장이 되면 가장먼저 하고 싶은 일; 파워포인트는 무조건 제목과 불릿포인트만 쓰는 한가지 양식으로만 작성하게 하기. 우리나라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파워포인트 꾸미는데 낭비되는 시간만 절감해도 정말 엄청날듯." 간단히 불렛포인트로 말하자면, - 파워포인트 꾸미는 시간은 낭비가 아님…
2년 전만 해도 ARM이란 회사를 얘기하려면 한참을 설명해야 했습니다. 프로세서의 핵심인 코어를 설계하는 팹리스 반도체업체라고 얘기하면 한마디 한마디의 용어설명을 따로 붙여야만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꽤 많은 사람들이 ARM이라는 이름을 얘기하면 "어디서 들어봤다"고 말합니다. 스마트폰 대부분에 ARM 코어가 쓰이기 시작하면서부터죠. 애플이 만든 프로세서인 A4, A5에도 ARM…
#000000과 #FFFFFF. 컴퓨터는 이를 검은색과 흰색으로 인식한다. 여기에 오류는 없다. 0은 이론상 어떤 빛도 표현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고, F는 빛의 밝기를 최고로 표현한 상태를 뜻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1677만7214가지의 색이 있다. 이 가운데 적(Red), 녹(Green), 청(Blue)의 채도가 없는 회색만 254가지다. 실제로 자연에 존재하는 회색은 훨씬…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해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걸 누구나 안다. 우리에겐 이제 남은 선택지가 별로 없다.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지만 사실 공허하다. 지구는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곳인데, 너무 넓다. 또 다른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서…
아마 이 칼럼을 쓰고 일주일 동안 고민해야 할 줄 애초에 알았다면 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칼럼이 나간 그 날 밤, 문자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길었지만 핵심은 한마디였다. "이통사의 '업'은 뭘로 재정의해야 할까요?" 누군가 글을 읽어주고 반응을 보여준다는 건 글쓰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게 여기는 반응이다. 나라고 다를 리…
크레딧 카드는 세상을 바꿨다. 지갑의 두께를 줄였고, 미래의 소득을 현재에 소비할 수 있게 했으며, 부채를 안고 살아가는 삶을 가능하게 했다. 사람들은 자성을 띈 검은 띠를 두른 플라스틱 카드 한 장 만으로 자신의 소득이 갑자기 늘어나는 상황을 겪었으며, 그들 가운데 일부는 갑자기 늘어난 소득이 결국은 신기루였다는…
처음엔 모든 게 맘에 들었습니다. 설명이 재치있었거든요. 교보문고 성대훈 디지털사업팀장은 새 전자책 단말기 '교보이(e)리더'를 가리켜 "이것은 디지털이 아닙니다. 책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컨셉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보문고 김성룡 대표는 한 술 더 떠 "엄마의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주의를 분산시키는 기능은 배제했고, 눈을 생각하는 기기를 만들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안경테가 바뀌었다. 사실 본인도 별 신경을 안 쓴 모양이었다. 올해 초 취임 직후에 쓰던 건 이 안경이 아니었다. 그는 2년에 한번쯤 바꾼다고 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시력이 조금씩 달라지니까. 아마도 두 사람에게는 이런 비교가 썩 달가운 일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전임 CEO와 비교해야겠다. 기계적으로 2년에 한 번씩…
실리콘밸리의 중심 도시 산호세의 시내 2번가. 9월 25일, 세번째의 ‘테크숍’이 문을 열었다. 이 인근에서만 세번째였다. 카테리나의 셰어키친이 ‘프로들의 주방’을 갖지 못해 프로가 될 기회마저 박탈당했던 일반인을 위해 지어진 주방이었다면 테크숍은 ‘프로들의 공구’를 갖지 못해 프로가 될 기회를 박탈당했던 일반인을 위해 지어진 작업장이었다. 테크숍은 제품과 사람들을…
그동안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느낀 건, 세상에 이기고 지는 건 없다는 겁니다. 한 번 이기면 결국 다음에는 져야 합니다. 함께 이길 수 있으면 계속 이길 수 있지만, 내가 이기고 상대는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승리는 한두 차례는 올지 몰라도 지속되지는 못합니다. 이상주의자의 헛소리 같지만 사실…
카테리나 린디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하지만 학교가 싫었다. 미국도 정권이 바뀌면 교육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건 한국과 다를 바 없었다. 그녀는 '끌려다니는 인생'을 사는 게 싫었고, 그래서 학교를 그만뒀다. 하지만 대학에서 심리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영어와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4개국어를 할 줄 아는 그녀도 학교 울타리 밖에선…
전기에 관한 얘기는 아니고, 전기를 전달받은 과정에 대한 얘기입니다. 민음사에서 '이례적으로 긴 보도자료'를 사용 가능한 사진과 함께 보내주셨죠. 일반적으로는 문화부의 책 담당 기자에게만 책을 보내지만, 이번에는 사람이 사람이니만큼 각 회사 IT 담당기자들도 책을 요청하면 한권씩 서점 판매 이전에 보내주시더군요. 덕분에 기사 마감 전 충분한 시간을…
첫 화면에서 ‘회원가입’, 두번째 화면에서 ‘페이스북으로 회원가입’을 눌렀다. 그러자 가입이 끝났다. 그게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기 위한 전부였다. 동시에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페이스북 친구들이 화면에 나타났다. 내가 숙박하고 싶은 지역(샌프란시스코)과 희망 가격대(10~200달러)를 입력하고 적당한 숙소를 고른 뒤 예약 버튼을 눌렀다. 에어비앤비에서 내 신용카드 정보를 확인하자 모든…
지난달 말 미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이 ‘킨들 파이어’라는 새 태블릿PC를 발표했습니다. 컬러 화면과 동영상, 인터넷도 되는데 값은 겨우 199달러(약 22만8000원)라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날 함께 발표했던 ‘킨들’이라는 단순한 전자책 단말기에 더 눈길이 갔습니다. 흑백에 책만 읽는 기계였지만 79달러로 값을 낮춰 팔겠다고 발표했는데, 세금을…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뒤 들려오는 얘기들은 하나같이 그가 얼마나 비범한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정리 차원에서 적어둡니다. PC매거진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존 루스 주일 미국 대사와 나눈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아이폰4S 발표날, 손정의 회장은 애플을 방문했습니다. 애플은 주요 인사를 신제품 발표 때 초청하곤 하죠. 한국의 이석채…
공유경제 시리즈를 최근 마쳤습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 출장 결과를 담은 연재였습니다. 에어비앤비와 릴레이라이즈 같은 회사의 성공 사례는 간혹 소개되곤 했으니 아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도대체 이런 기업들이 왜 등장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이며 앞으로 이런 기업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된…
어느 순간부터 페이스북을 통한 블로그 유입이 1위가 됐습니다. 그냥 조용히 그렇게 돼 버렸어요. 페이스북은 스며듭니다. 페이스북으로 뭘 한다고 요란하게 광고하지 않아도 계속 성장하고, 계속 늘어나며, 조용히 모두가 쓰는 서비스가 돼 갑니다. 그렇게 얼마 전 가입자 8억 명이 넘었죠. 정말 놀랐습니다. 도저히 이 미친 듯한 성장세는…
애플의 직원들이 하는 말을 듣거나 이들과 개인적인 얘기를 나눌 때면 이들은 다르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들은 좋은 팀입니다. 매우 부러운 팀이죠. 이들은 대부분 아주 부분적인 일을 하지만, 전체를 볼 줄 압니다. 자신들이 지금 무슨 종류의 일을 하면서 관련 기술을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지, 세상의 어느 부분을 더…
나름대로 스티브 잡스에 대한 헌정을 하고 싶었는데, 도대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부고 기사는 전 세계의 신문에 넘쳐 흘렀고, 개인적인 인연은 하나도 없는 저와 달리, 스티브 잡스와 훨씬 더 가까운 인연을 맺은 기자들도 세계에 수백명은 넘을 터였습니다. 그래서 책을 써볼까 생각했습니다. 이 블로그에…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누군가 우리 신문사에서 부고 기사를 써야 한다면 그 일은 꼭 제가 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신문사가 그렇게 하듯 저도 늘 부고를 써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마감시간 10분 전에도 사망 소식이 들릴 수 있는 주요 인물이었고, 저는 준비를 해놔야만 했으니까요. 불행히도 그…
조금 길게 더 쓰려고 어제 써놓았던 초고입니다. 오늘 아침, 이런 글을 쓰기엔 모든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더 길게 쓰는 대신 그냥 올립니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걸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그게 스티브가 세상에게 준 가장 큰 선물입니다. 고마워요, 스티브 잡스.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저도 실망했습니다.
출장 마지막날 사소한 문제가 생긴 덕분에 반나절 스케줄이 붕 떠서 평소 가보고 싶었던 컴퓨터 역사 박물관(Computer History Museum)에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평범한 박물관일거라 생각했고, 입구에서 얘기를 듣기로는 전시는 달랑 한 층에서만 한다기에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막상 안에 들어가서 보니 너무 잘…
패스트컴퍼니 기사인데, 정리해두는 차원에서 간단히 옮겨봅니다. 약간 황당하기도 하고, 이러니까 애플이구나 싶기도 하네요.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가 제프 베조스의 발표 이전에 거의 전체가 다 언론에 공개된 것과는 별개로 애플 제품에 대한 '루머'는 뚜껑 열어보기 전까지 정말 '루머'일 수밖에 없는 이유. 아이패드가 처음 공개된 지난해 1월 이전에(그러니까…
이 동영상을 보면서 전에 썼던 글이 떠올랐습니다. 책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인데, 벌써 나온지 5년도 넘었으니 일부 전재합니다. 제 책이니, 이래도 되겠죠. -------------------- 1963년 10월. 호랑이가 가끔 나오곤 했다던, 작은 개천이 흐르는 부산 범천동에 4층짜리 높은 건물이 들어섰다. 그리고 안영모라는 젊은이가 아내의 손을 잡고 돌이 갓…
[youtube http://www.youtube.com/watch?v=8cUGHLrrGO0?rel=0&w=560&h=345] 지난달 중순부터 주말마다 삼성전자가 만든 구글 ‘크롬북’을 들고 다니고 있습니다.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I/O’라는 행사에서 구글이 참가자들에게 한 대 씩 나눠줬던 그 제품인데, 미국에선 7월에 배송했지만 동생이 들고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느라 지난달에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써보며 느낀 점을 신문에도 썼습니다.
#update:어제(20일) KT로 가서 다시 번호이동을 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1. SK텔레콤으로 옮겼던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2. 그러자 KT의 좋은 점이 다시 보였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우겠지만, 저는 유선인터넷과 IPTV를 KT 것으로 이용합니다. 집에 전화는 따로 없습니다. 휴대전화로 통화를 모두 해결하죠. 여기에 스마트폰까지 가입하면 결합 할인이 좀 됩니다.
통계수집용으로 잠깐 개별 포스트마다 광고를 달아보고 있습니다. 딱히 영리목적으로 하는 건 아니고, 온라인 광고효과 데이터를 샘플로 수집해보려는 것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길어야 3개월, 짧으면 한 달 정도만 게재할 예정입니다. 그 정도만 참아주세요. 광고게재 종료합니다. 역시 웹사이트를 광고로 덕지덕지 도배하지 않는 한 광고로 의미있는 매출을 올리긴 힘들겠다는…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했습니다. 무려 125억 달러를 썼죠. 구글이 갖고 있는 350억 달러의 현금보유액 가운데 3분의 1입니다. 어제 썼던 특허전쟁에서 나타나는 '상호확증파괴'에 이어 한마디 더 하자면, 오늘의 이 인수계약도 냉전 시대를 연상시킵니다. 오늘 구글의 베팅은 '미치광이 전략'(Madman Theory)으로 보이니까요. 닉슨 행정부 시절, 리처드 닉슨 미국…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 공방이 뜨겁습니다. 애플이 삼성의 디자인을 문제삼더니, 삼성은 애플의 기술 특허를 걸고 넘어졌습니다. 애플은 노텔의 특허를 사들이면서 기술 특허에 맞섰고, 삼성은 애플의 디자인 특허가 매우 일상적인 것이라며 "애플의 디자인 특허가 독창적이라면 세상의 세단 승용차는 한 업체만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맞받습니다. 뒤에는 더 복잡한…
오늘 인터넷 및 디지털콘텐츠 업체들이 애플에 의견을 보냈습니다. 단순화 하자면 앱내구매(In-App Purchase) 방식을 무조건 쓰게 하고, 여기에 30%의 수수료를 내라고 하는 건 횡포라는 뜻입니다. 애플은 7월부터 아마존이 킨들 앱에서 전자책을 판다거나, 와이어드가 디지털 매거진을 팔려면 애플의 IAP 솔루션을 반드시 사용하고 수수료 30%도 내라고 했습니다. 자체…
오늘 조간 신문에 북한 프로그래머가 남한의 보안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관련 해설기사도 자세하게 썼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기억하실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4월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 당시 해당 사고를 취재하면서 정부가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지은데 대해 꽤 비판적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도…
KT가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를 '와이브로' 서비스에서 없애겠다고 합니다. 재미있습니다. KT가 와이브로 데이터통화에 얼마를 받고자 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이번에 나온 요금 가운데 제일 비싼 요금이 1GB에 1만원을 받는 요금입니다. 이 경우 1MB 요금은 약 9.8원입니다. 그런데 10GB 요금은 겨우 2만 원에 불과합니다. 2년 약정을 하면…
4월 말 애플의 아이폰에 10개월치 위치정보가 수집돼 논란이 생겼던 바 있습니다. 애플에서는 일주일 뒤에야 "실수였다"고 해명했죠. 그리고 일이 끝나면 해피엔딩에 가까웠겠지만, 그렇게 쉽게 끝날 일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논란이 일어난 직후 경남 창원의 한 변호사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합니다. 사생활이 담긴 위치정보가 동의 없이 아이폰에…
지난해 5월, HTC가 한국에 첫 스마트폰 '디자이어'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그 때 피터 초우 CEO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30분, 하지만 그는 달변이었고, 많은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HTC라는 회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던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신문기사는 지면 한계 때문에 그 때 나눴던 이야기를 다 적기는 힘들었죠.
집에서 가장 값나가는 물건이 무엇인가요. TV? 냉장고? 제겐 책입니다. 책의 정신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어서? 그런 고상한 이유가 아닙니다. 실제로 가장 비싼 게 책입니다. 전세 사는 분들은 다들 느끼시겠지만 이사를 다닐 때면 ‘책 많은 집’은 이삿짐센터에서 웃돈을 요구합니다. 책 때문에 10만~20만 원씩 더 내고…
최근에 통신사를 KT에서 SK텔레콤으로 바꿨습니다. 통화품질도 약간 나아졌지만,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굉장히 만족하게 된 서비스가 하나 있습니다. 최근 아이폰용으로 나온 티맵(T map)이었습니다. 이 앱은 SK텔레콤과 SK마케팅앤컴퍼니(SK M&C)가 만드는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인데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해 줍니다. 꼭 아이폰이 아니더라도 안드로이드폰이나 아니면 일반 휴대전화 중…
전에 '똑바로 일하라'를 읽고 제가 글을 쓰는 방식을 설명해 보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시리즈를 써볼까 했는데, 그러기엔 제가 딱히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남에게 충분한 도움이 될 만큼 체계적인 방법을 가진 것도 아니더군요. 그래서 그냥 간단히 요령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미리 말씀드렸던대로 글을 쓰는…
세계를 연결하고 있는 거대한 거미줄을 우리는 월드와이드웹이라고 부릅니다. 그 아래로 조금 덜 촘촘한 거미줄이 있습니다. 세계를 연결하는 바다밑의 거미줄, 해저케이블(submarine cable) 네트워크입니다. 우리가 구글과 페이스북을 더 많이 쓰고, 유튜브로 보는 영상이 늘어날수록 우리의 인터넷 환경은 해저케이블에 좌우됩니다. 아무리 한국 전체를 초고속인터넷으로 연결한다고 해도 국가간 인터넷…
가끔 안드로이드폰을 쓰다보면 다른 모든 상대적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아이폰보다 월등히 편한 기능이 하나 있습니다. '음성인식' 기능이죠. 특히 키보드 차원에서 음성입력이 가능한 덕분에 어지간한 문장은 쉽게 음성으로 얘기하는 것 만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걸을 때나 운전할 때면 매우 도움이 되는 기능입니다. 이런 음성인식 기능의 뒤에 굉장히…
책을 산지는 좀 됐는데, 휴가 때가 되고서야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왜 하루라도 빨리 읽지 않았을까 후회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톡톡 튀는 경영서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개인적으로 '올해의 책'을 뽑는다면 이 책을 뽑아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좋은 책들이 그렇듯 수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그 때문에 끝까지…
'예술'이란 원래 소수의 것이었습니다. 지금처럼 대중이 음악과 미술, 영화와 소설을 쉽게 즐길 수 있는 시대는 인류 역사상 거의 없었죠.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밭을 가는 사람들과 달리 권력과 부를 독차지한 사람들의 후원에 의지해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이폰 통화품질이 너무 나빠서 통신사를 옮겨봤습니다. 위약금 고스란히 토해내고 온갖 손해를 감수했죠. 적어도 KT 건물 내부에서는 펨토셀(초소형기지국)을 달든, 직원들에게 와이파이 사용을 강제하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KT 기자실에서도 대책없이 끊어지는 휴대전화로 일을 하는 건 너무 괴로웠습니다. 게다가 이 회사는 "통신은…
지난해 6월, 구글의 모바일기기용 음성검색 개발팀 연구원인 마이크 슈스터가 한국을 찾았을 때 왜 안드로이드에선 음성입력 기능을 폭넓게 지원하면서 아이폰에선 그러지 않느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답은 "안드로이드에선 OS 차원의 접근이 가능해 키보드 입력을 음성으로 대신할 수 있지만 iOS는 이를 애플이 막아놓아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별개의…
스마트폰 쓰는 분들이 거의 모두 갖고 있는 앱이 하나 있습니다. '서울버스'라는 앱이죠. 집안에 앉아서도 가까운 정류장에 버스가 몇 분 쯤 있다가 도착할지 짐작하게 해주는 앱입니다. 예전에 '스마트폰 이용하는 중장년' 기사를 써보려고 만났던 한 주부는 이 앱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게 됐고, 이후 스마트폰 강좌까지 찾아다니고 계실…
이 사람의 이름은 피터 베스터바카(Peter Vesterbacka), 핀란드의 작은 게임회사 로비오의 '마이티버드'입니다. 앵그리버즈 게임의 모든 레벨에서 별 3개를 얻은 사람이고, 지금 자기가 플레이하고 있는 앵그리버즈의 레벨이 어디인지를 가장 중요한 비밀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어디까지 게임이 완성됐는지에 대한 정보를 미리 유출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 베스터바카는 앵그리버즈라는…
기자들이 정말 인색한 것 가운데 하나가 다른 기자에 대한 칭찬입니다. 그래도 가끔 롤 모델 같은 사람이 하나씩 있게 마련입니다. 제게는 그 중 한 명이 스티븐 레비입니다. 뭐, 사대주의는 아닙니다. 같은 분야를 담당하기 때문에 레비에게 끌리는 것이고, 직업인으로서는 한겨레 구본준(twitter @goobonci) 선배도 좋아합니다. 2004년인가, 2005년인가에 입사…
최근 한 신문에 보도된 '북한 해킹 일꾼'과의 통화 내역이 참 궁금해서 꼼꼼히 읽어봤습니다. 어쩌면 북한의 능력은 이렇게도 신비로울까요. 그 정체가 무엇인지 어떤 보도와 자료와 공신력있는 수사기관의 브리핑 전문을 다 뒤져봐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 '통화내용'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 전사인 '해킹 일꾼'들은 무려 동영상 파일에 악성코드를…
아이폰4를 버리고 갤럭시S2로 넘어가고 싶은 이유: 1. 한글/영어 음성입력. 키보드 설정에 따라 알아서 한국어/영어로 말하면 알아듣고 타이핑을 대신 해 줌. 문자 메시지, 검색어, 트위터 입력 등 모든 곳에 사용. 애플이 이 정도 수준의 한국어 음성 입력 기능을 만들어 줄거라는 기대도 안 하고, 구글도 "아이폰은 시스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상초유의 농협 사태가 대충 마무리돼 가는 분위기입니다. 마무리의 결론은 좀 엉뚱합니다. "북한의 소행"으로 끝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아 보입니다. 제가 검찰을 신뢰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한국 검찰의 능력은 감히 저같은 일개 민간인의 능력보다 훨씬 뛰어날 거라고 믿습니다. 다만 몇 가지 궁금증은 좀…
증기기관은 산업의 속성을 바꿔놓았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하던 일을 쉼없이 돌아가는 기계가 해내면서 생산성은 폭발했고, 사회에는 풍요가 흘러넘쳤습니다. 인터넷은 정보 산업의 속성을 바꿔놓았습니다. 과거에는 기자가 되려면 신문사나 방송사에 입사해야 했지만, 이제는 오마이뉴스에 기자로 등록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냥 블로그를 하나 만들어 글을 쓰면 됩니다. 유통망을 구축하는데 전혀…
[gallery columns="2"]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2세대 태블릿'들이 국내에서 판매됩니다. 늘 해오던 예약판매 행사는 건너뛴 채 아이패드 판매가 29일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모토로라 줌(Xoom)은 벌써 판매에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블랙베리를 만드는 RIM도 플레이북 발표회를 열었습니다. 그래서 줌과 아이패드2를 최근 며칠 동안 들고다니면서 써봤습니다. 지난해에는 '하드웨어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네이버와 다음이 얼마전 구글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습니다. 그리고 어제(19일)는 애플이 삼성을 특허 침해로 미국 특허 법원에 제소했죠. 회사 이름이 겹치질 않으니 별개의 건 같습니다. 하지만 두 개의 별개 사건 가운데에는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입니다. 네이버와 다음은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한국에서 검색엔진 선택의 자유로움을 봉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신문이 얼마 전 'rm.dd'…사상 최악의 전산망 마비 가져온 알파벳 4글자와 점 하나라는 기사를 썼습니다. 처음 볼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어느 순간 이 사건이 저와 관련된 일이 되니까 이 기사가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 유닉스와 리눅스 등 서버 운영체제에서 사용하는 명령어더군요. rm은 remove라는 뜻으로 rm blog라고…
인터넷 결제시스템인 페이팔을 만들었던 엘론 머스크가 2003년 자동차를 만들어 팔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미쳤다"고 손가락질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이라고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실리콘밸리의 행운'에 힘입어 떼돈을 번 젊은 벤처기업인이 지나친 자만으로 무리한 사업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죠. 그게 테슬라 모터스의 시작이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대신 IT…
제목 그대로입니다. "나가서 땅을 파봐라. 돈이 나온다"라는 농담이 통하는 시대라고 합니다. 이럴 때 성공과 '농사짓기 vs 땅파기' 사이를 묻는 글이 좀 구시대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좋은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삶이란 농사와 땅파기 사이의 경쟁이겠죠. 간략하게 글의 내용을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땅이 좀 생겼습니다. 농사를 지으려면 우선…
update: 스카이프에서 공식 답변을 내놨습니다. '보안 위협'이란 표현 대신 '사생활 취약점'(privacy vulnerability)라는 표현으로 문제점을 인정했습니다. 스카이프는 "악의를 갖고 만들어진 앱을 내려받을 경우 스카이프에 저장된 전화번호와 채팅 내역 등이 유출될 수 있다"면서 "스카이프 사용자들은 앱을 내려받을 때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현 시점에서…
지난해 1월이었습니다. 미국 최대의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의 CTO 딕 린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우리 통신 환경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달에 몇 기가바이트씩 데이터를 사용하는 '데이터 돼지들'(bandwith hogs)을 위해 불과 몇메가바이트밖에 쓰지 않는 보통 사람들이 대신 돈을 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환경은 장기적으로 지속불가능하며…
아마존이 새 킨들의 가격을 25달러 할인해주면서 대신 킨들을 통해 광고를 보도록 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선보였습니다. "광고를 보라, 그러면 e메일도 공짜로 주고, 지도도 공짜로 쓰게 해주며, 워드프로세서도 무료로 나눠주겠다"는 구글의 전략이 무형의 소프트웨어에서 유형의 하드웨어로 넘어온 것이죠. 소프트웨어야 일단 한 번 만들어놓고나면 배포에 따르는 비용은 배포가…
[gallery link="file" columns="2"]세상에 글쓰기 프로그램은 많습니다. 모두가 쓰지만 너무 비싸서 직접 내 돈 주고 쓰지는 않는 MS워드가 있고, 대부분의 한국인이 쓸 줄 알지만, 마찬가지로 돈 주고 사서 쓰는 사람 찾기가 국가유공자 찾기보다 더 어려운 아래아한글도 있습니다. 공짜라는 장점으로 쓰기는 쓰지만 역시 아직까지는 '싼 게 비지떡'이란…
1999년,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 세콰이어가 경쟁사인 클라이너퍼킨스와 함께 2500만 달러 투자 계약을 결정하자 사람들은 수근거렸습니다. 라이벌 중의 라이벌이고, 상대 회사에 대해 강한 경쟁 의식을 가진 두 회사의 합작이라뇨. 당시 이 이상한 결정을 내렸던 사람은 마이클 모리츠였습니다. 그가 투자한 1250만 달러는 5년 뒤 160배 불어난 20억…
어느 순간 이상한 기업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내수 시장 같은 건 아예 관심도 없고 이를 건너뛰고 해외로 나가겠다는 생각을 하는 기업들이었습니다. 시작은 딱 1년 전, 소셜 게임을 만들겠다는 벤처 창업가들의 모임에 갔을 때였습니다. 이분들의 머릿속에는 한국 시장같은 건 없었습니다. Born Global/창업부터 세계 시장 노리는 슈퍼…
한 달에 가까운 엠바고(보도유예)가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개인적인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존중받을 만한 이유가 있는 개인적인 문제라는 판단을 하고는 엠바고에 동의했습니다. 해당 문제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4월 1일에 와서야 말씀드릴 수 있어서 죄송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 여러분이나 스티브와 애플을 아끼는 분들이 궁금해하실만한 문제를…
팬택을 볼 때면 외줄 위에 올라 탄 광대가 연상됩니다. 불행하게도 이 광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곡예를 벌이는 게 아니라 끝없이 긴 줄 위에 올라 땅 위에서 달리고 있는 경쟁자들과 마라톤 경주를 하는 운명입니다. 게다가 두 발을 땅에 디딘 경쟁자와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잠깐만…
6년 전, 우연히 '뮤직시티'라는 회사를 알게 됐을 때가 기억납니다. 당시의 '뮤즈'(Muz)라는 온라인 음악사이트를 운영하는 작은 디지털 음악업체였지만 그 때 이 회사가 보여준 모습은 그저 작은 기업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한국판 냅스터'로 떠들썩했던 소리바다와는 달리 애초부터 합법적이고 음악 저작권자에게 친화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었고, 다른 음악…
[youtube http://www.youtube.com/watch?v=hNa_-1d_0tA&w=500&h=304] Bad Romance 한 곡 만으로 3억6000만만 회 유튜브 비디오 재생. 인터넷을 통한 음악 다운로드로는 역사상 가장 많은 곡을 판매한 가수(2000만 곡 이상). 트위터 팔로어는 800만 명. 2009년과 201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가수. 기술과 예술이 만나면 이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 벌어집니다. 레이디 가가…
한국에서 사용되는 '인터넷 실명제'라는 표현에는 몇 가지 오해가 있습니다. 첫째로 실명 사용을 강제하는 제도는 대한민국에 없다는 것이죠. 국내에서 실명제로 불리는 제도는 '제한적 본인확인제'라는 제도입니다. 단순화해서 얘기하자면 인터넷에 글을 쓰기 위해서는 글을 쓰는 사람이 본인임을 미리 게시판 운영자가 확인해야 한다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게 참 묘합니다. '표현의…
취재 때문에 다양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써보게 됩니다. 특히 신모델이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애플 제품과는 달리 제조사도 많고 신제품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안드로이드OS 관련 기기는 정말 많이 써보게 되죠. 그때마다 늘 똑같은 일을 하게 됩니다. 첫째가 제 구글 계정을 새 안드로이드폰에 동기화시키는 것이고, 둘째는 제…
인터뷰는 기자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즐거운 일이라고 할만합니다. 특히 일반인이 만나기 힘든 사람과 나누는 개인적인 대화는 박봉과 격무도 기꺼이 감내하게 하는 짜릿한 마약과 비슷하죠. 스티브 잡스는 '여정이 곧 보상'(The journey is the reward.)이라고 했지만 이 직업을 택한 우리들에겐 이런 대화와 이를 다시 글로 옮기는…
참 모순된 얘기입니다. 원자력 기술에는 영 무지하다보니 이번 동일본 대지진 전에는 몰랐습니다. 원자력발전소에는 'OFF' 스위치가 있지만 이 스위치를 눌러 발전소를 꺼도 원자로 안에서 핵분열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발전소는 여전히 작동합니다. 반면 인터넷에는 'OFF' 스위치 따위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집트 시위에서 우리가 봤듯, 누군가 맘을 먹으면 인터넷을 끌…
얼마 전 블리자드의 홈페이지에 새로운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48분에 이르는 긴 인터뷰 동영상이죠. 블리자드를 만든 사람들의 육성을 통해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내용입니다. 인터넷으로 보기에는 부담스러울만큼 길다고 느껴지겠지만 이 영상은 48분을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재미있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니까요. 우리가 왜 기업을 만드는지에 대한 해답부터 좋은 리더의 자질, 경험…
이 슬라이드가 낯익으실 겁니다. 스티브 잡스가 지난해 아이패드와 아이폰4를 발표했던 때에 이어 아이패드2 발표에서 벌써 세번째 들고 나온 슬라이드죠. "애플은 늘 기술과 인문학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 말은 이제 마치 애플이란 기업의 철학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잡스 자신의 철학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그가 처음 떠올린 생각은…
구글이 '콘텐츠 농장'(Content Farms)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콘텐츠, 또는 스크랩해 복제한('펌질'한) 콘텐츠를 잔뜩 올려놓아 검색엔진에 걸리는 것만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매체를 걸러보겠다는 계획입니다. 검색엔진이 이런 매체의 중요도를 낮게 판단해 언론사나 수준 높은 블로그 등이 상대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거죠. 그런데 대부분의 일들이 늘…
자, SK텔레콤이 아이폰4를 판매하겠다고 합니다. 만세. 소비자의 승리입니다. 또 다른 소식, KT가 SK텔레콤과 동시에 넥서스S를 판매하겠다고 합니다. 만세. 역시 소비자의 승리? 과연 그런가요? SK텔레콤이 아이폰4를 판매한다고 합니다. KT도 아이폰4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들에게서 아이폰을 사야할까요? 그저 애플 매장에 가서 아이폰4를 사서 통신사 대리점에서…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 행사에서 가장 큰 전시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는 전자업체인 소니나 삼성전자가 아닙니다. 두 회사의 전시공간도 입이 딱 벌어질만큼 크지만 정작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한 건 마우스나 키보드, 엑스박스를 빼놓고는 별다른 전자제품을 만들지 않는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게다가 CES에 참석한 전 세계 전자업계 사람들과…
[youtube http://www.youtube.com/watch?v=px0c4Tgg6gg&w=480&h=300] 2010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中, HAL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 “데이지, 데이지. 뭘 어찌 해야 할지 대답을 들려줘. 나는 반쯤 미쳐버렸어. 당신을 사랑하니까….”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1968년 만든 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인공지능 컴퓨터 할(HAL)은 주인공 데이브에게 애원합니다. 데이브가 할의 모듈(부품)을 하나씩 뽑으며 시스템을 중단시켜…
평균 사이트에 머문 시간 1분 13초.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여러분들께서 이곳에 머무르는 시간의 평균입니다. 대부분은 신규방문자이고, 바로 다른 페이지로 빠져나가는 이탈률도 상당합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죠. 평균 페이지뷰는 1.39이니 한 페이지에 쓰는 시간은 52.5초 정도 걸리는 셈입니다. 처음에 저는 이런 통계를…
뉴욕타임즈에 '검색의 더러운 작은 비밀'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미국 백화점 체인인 JC페니가 지난해 말의 황금 쇼핑시즌에 어떻게 구글의 검색 결과를 조작해 매상을 올렸는지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드레스', '침대', '스키니진', '가구'... 어떤 키워드를 넣든간에 상위 1, 2위 검색결과에는 JC페니가 등장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결과였죠. 구글은 이미 검색엔진에서 잘…
노키아의 새 CEO 스테픈 일롭이 사내에 보낸 메모가 화제입니다. 인가젯에 전문이 올라와 있습니다. 메모라고는 했지만 길이도 꽤 긴데다 메모라기보다는 오히려 전장에 나서기 전의 출사표같은 느낌입니다. 이 메모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북해의 유전에 관한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유전에서 일하던 한 남자가 어느 날 밤에 큰 폭발…
1986년 타히토 사가 만든 히트게임 버블보블의 목표는 주인공 '버블'과 '보블'이 빼앗긴 여자친구를 되찾는 겁니다. 이를 위해 이들은 매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 하고,(각 판을 깨야 하고) 중요한 아이템을 얻어야 합니다. 플레이어는 버블과 보블이 되어 100개의 스테이지를 즐기지만 그 과정은 지루하지도 않고 여자친구를 구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아이튠즈 뮤직스토어와 팟캐스트, 앱스토어를 통해 애플이 성공했다고요?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는 아이팟이 나온지 3년 뒤에야 등장했고, 팟캐스트는 아이팟 사용자들 가운데에서 화제를 모은뒤 반년이 넘어서야 공식적으로 아이튠즈를 통해 지원됐으며, 앱스토어는 아이폰 발매 1년 후에야 나타났습니다. 그러니 애플은 '생태계'를 만들어서 성공한 회사라고 주장하고 싶어도 사실 그들은 생태계를 '만든' 적은…
'죽은 말에는 올라타지 말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비즈니스를 하는 많은 기업들은 이 격언과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그들은 1. 쉽게 죽은 말에 올라탑니다. 그리고나서 2. 기수를 바꾸고, 3. "우리는 계속 이런 식으로 말을 타 왔다"고 주장하며, 4. 죽은 말을 연구할 위원회를 만들고, 5. 죽은 말 승마…
아주 적은 분들이 아시고, 대부분의 분들은 모르시지만 저는 '스티브 잡스'라는 책의 저자입니다. 비록 포켓판의 작은 책이지만 굉장히 즐겁게 썼던 기억 때문에 스스로 자랑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좀 심란합니다. 책을 읽으신 분들도 그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셨지만, 책을 쓴 저 스스로도 그 과정에서 많은…
페이스북이 500억 달러의 평가를 받게 되고, 징가와 그루폰 등이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히기 시작하자 솔솔 '제2의 닷컴버블' 얘기가 나옵니다. 국내에서도 이러저런 벤처기업들이 새로 생겨나고 있고, 이른바 '소셜커머스'를 표방한 벤처기업들을 위시해 이러저런 성공 사례도 들리는 중이기 때문이죠. 이럴 때면 늘 지금 상황이 버블인지 아닌지 논쟁이 벌어집니다. 국내에…
약을 복용했는데 특이체질이라서 10만 명에 한 명 쯤 발생하는 부작용을 겪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제품의 불량이라면 1000개에 1개 정도면 참을만한 수준이지만, 사람의 건강과 생명은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것이라서 1000번에 1번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게 '참을만한 수준'일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신약이 세상에 나오려면 수많은 임상실험을 거치는 것이기도 하죠.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앱스토어'(App Store)에 대해 미국특허청의 상표심의위원회에 상표로서 인정하면 안된다는 이의신청을 했습니다. 앱스토어는 앱(app)을 파는 가게(store)라는 뜻으로 매우 일반적이어서 경쟁사들도 사용해야 하는 용어라는 것이죠. 그러자 반대 의견이 들끓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무실(Office)에 창문(Windows)이 있지 않던가요?"라는 식의 비아냥이었죠. 사실 이런 식의 '너무 일반적인' 보통명사를 상표로 사용하는 회사들은 늘…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 우리의 세상을 쓸모있게 발전시키던 사람들은 장인이었습니다. 품질 좋은 낫과 괭이를 만들어 농업을 번창시키고, 아름다운 도자기와 맛있는 요리로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었죠. 이런 실용적인 기술을 갈고 닦아 세상을 앞으로 전진시키기 위해 그들은 오랜 기간 수련의 과정을 거쳤고, '명인'이 되기 위해서는 동료집단으로부터 그 뛰어난…
시작은 모두 대학생들의 단순한 아이디어였습니다. 하버드 대학생들이 똑똑하기야 하지만, 싸이월드를 만들었던 KAIST 학생들이 딱히 이들보다 덜 똑똑하다고 주장할 근거도 없죠. 우연히 어느 날 갑자기 주목을 받았고, 한 번 사용에 탄력이 붙으면서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난데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서 호평을 받았다는 것도 페이스북이나…
새해 들어 약간의 변화를 주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왜 블로그가 파이어폭스와 사파리에서 보이지 않나요?", "왜 모바일에서는 블로그를 읽을 수 없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고 늘 "곧 괜찮아질 겁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곧 괜찮아진다고 담당팀에서 답변했기 때문이죠. 1년 동안 결과적으로 양치기 소년이 됐습니다. 그래서 그냥 옮겼습니다. 새해부터 지면에 실릴 계획이…
해마다 이맘 때면 사람들은 올해의 Top10 리스트를 뽑기 시작합니다. 가장 좋았던 영화 10편, 가장 인상깊었던 책 10권, 가장 좋았던 노래 10곡,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 10곳 등등. 저도 해보려고 했습니다. 가장 좋았던 영화... 비행기에서 본 성룡이 나오는 리메이크판 '가라테키드'(베스트키드)... 뒤로는 생각나지 않음. 아마도 토이스토리 3편?…
어제 해외출장에서 돌아왔습니다. 해외출장 한두번 다닌 것도 아니고, 외국 물처음 먹어본 것도 아닌데 이번 출장길엔 참 이것저것 예전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10년 전이 떠올라서였습니다. 저는 1999년 처음으로 혼자서 스페인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전에도 외국에는 가봤지만 가족 패키지 여행이나 학교에서 단체로 떠나는 어학연수처럼 가이드가 다 도와주는 여행이었습니다. 1999년은…
한국시간으로 8일, 미국 시간으로는 7일, 구글이 드디어 크롬OS를 사용한 노트북 컴퓨터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모양새로 공개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얼리어답터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미리 써볼 수 있게 하는 파일럿 프로그램도 시작했죠. 이 제품의 이름은 Cr-48, 작명도 구글 다워서 '크로미움'(Chromium)의 동위 원소 기호를 뜻한다고 합니다. 크롬은 운영체제(OS)이자 웹브라우저입니다.
"책이 몇 권이 필요하니?" "수천권이요." 읽을 게 없어서 교육이 어렵고, 읽을 게 없어서 사고가 제한되고, 읽을 게 없어서 먼저 배운 사람들이 나중에 배운 사람들을 가르치는 게 몹시 힘들던 가나에 아주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월드리더'(World Reader)라는 비영리단체가 440 대의 '킨들' 전자책 단말기를 학생들에게 나눠준 거죠. 약간은…
부탁 하나만 드릴게요. 제발 표준을 지켜주세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 조금만 신경을 써주신다면 세상의 수많은 비즈니스맨들이 쓸데없는 5분, 10분을 하루에도 몇 번씩 절약할 수 있답니다. 하루에 5분씩 6번만 아낀다면 30분의 시간을 버는 것이고, 일주일로 치면 2시간30분, 한달로 치면 10시간입니다. 서로 조금만 신경쓴다면 매월 10시간은 충분히…
지난 주말부터 애플의 새 노트북컴퓨터 맥북에어를 써보고 있습니다. 맥북에어는2008년 초에 나온 제품이지만 이번에 나온 건 겉모양부터 내부 구성까지 완전히 바꿔 놓은 새 제품이죠. 무엇보다 원래 얇았던 예전의 맥북에어 모델보다 더 얇아졌고, 11인치 화면 크기를 가진 제품이 새로 나와 무게가 1.06kg으로 가벼워졌으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완전히 없애고…
"안드로이드태블릿PC는 DOA(Dead on Arrival)가 될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최근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틀린 것 같습니다. 4일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공개된 삼성전자의 새 태블릿PC 갤럭시탭을 미리 써봤습니다. 며칠 동안 계속 들고다녔는데 아이패드와는 분명히 차별화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국내보다 한발 앞서 갤럭시탭 판매가 시작된 해외에서도 갤럭시탭에 대한…
지난해 4월, 제가 처음으로 트위터에 남긴 글은 이랬습니다. "Start twittering".대학원에서 수업을 듣던 시절이었고, 트위터라는 게 유행이라기에 한 번 써보자고 했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남긴 글이었습니다. 이후 한동안 제 트위터 계정은 일종의 강의노트였습니다. 시장 경쟁과 독과점, 연구개발과 지적재산권 문제 등의 수업을 듣다가 한두마디 깨달음이 오는 글귀를…
갭(GAP)이라는 의류브랜드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값싸고 품질 좋은 옷으로 미국 최대의 의류 소매체인이 된 기업이죠. 1969년 창업한 이 회사가 최근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로고를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여러 아이디어를 인터넷에 미리 공개하고 소비자 의견도 들었죠. 그러자 소비자들이 이를 반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새 로고 디자인이…
NHN은 창업 10년 만에 한국 최대의 인터넷기업으로 성장했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벤처기업'이 된 기업입니다. 존경받아 마땅한데도 최근 들어 '네이버'란 이름에는 부정적인 수식어가 더 많이 붙습니다. 검색시장의 ‘독점기업’이라거나 ‘사행성 게임으로 돈을 버는 회사’ 등등 안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많습니다. 저도 이 블로그에서 몇 가지 지적한 적이…
소리바다가 "돌아왔다"고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아이튠즈에서 퇴출당한지 5개월만입니다. '더욱 편리하고 강력해진 기능'이라며 큰소리를 치고, '국내 최초 다운로드 서비스'도 한다기에 혹했습니다. 냉큼 시키는대로 5000원을 결제했습니다. 아이튠즈에서 애플은 노래 한곡에 평균 99센트를 받습니다. 요즘 환율로 1100원 정도죠. 5곡 살 돈이면 매월 무제한으로 음악을 살 수 있다는데 쓰지…
지난해 7월 말, '씁쓸한 IT 대한민국'이란 글을 이곳에 썼습니다. 당시 미국에다녀와서 든 생각을 쓴 얘기였는데, 그 뒤 1년 여가 지났습니다. 최근에 다시 미국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습니다. 비교도 쉬웠던 것이 다행히 지난해 갔던 미국 동부에 또 갈 기회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만 해도 한국은 정말 위기같아 보였습니다. 아이폰같은…
200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필립 실러와 했던 인터뷰입니다. 옛 파일을 뒤적이다 발견했는데, 당시엔 기사화는 못했죠. 그때만 해도 애플은 지금처럼 한국에서 화제가 됐던 기업이 아니었으니까요. 다시 읽어보니 재미있군요. 아이팟처럼 작은 기계에서 누가 영화를 보겠냐고 큰 소리를 치던 사람들이 이젠 아이팟 나노에도 터치스크린을 달고 있으니... ------------ -…
고백부터 하자면, 제게 구글은 정말 멋진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마치 의적 홍길동이라도되는 것처럼 수많은 값비싼 서비스를 자신들이 사들여 소비자에게 무료로 나눠줬으니까요. 게다가 자신들이 직접 만들어낸 기술적 성과는 모두 공개해 다른 사람들의, 심지어 경쟁자들의 발전의 초석으로 삼도록 했습니다. 그런 치열한 경쟁이 있어야 자신들이 더 발전할 수 있기…
지난 1년 동안 통신시장의 이슈를 만들고 주도해 온 건 KT입니다. 요금, 아이폰,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까지. 경쟁사들은 KT가 만들어내는 이슈를 뒤따라가며 대응하기 급했다해도 크게 틀린 얘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요즘은 '패를 다 보여줬다'는 느낌도 듭니다. 더 이상 단말기 한두대가 시장의 이슈를 주도하는 것도 아니고, 예전만한…
인터뷰를 하기로 약속하고 자리에 앉았더니 눈 앞에 자료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정 사장은 하늘색 형광펜을 수첩에 꽂아두고 있었는데, 약 100페이지는 돼 보이는 A4용지 곳곳에 같은 색 밑줄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곳곳에 메모도 해놨습니다. 인터뷰 전에는 "실제 인터뷰 때 물어볼 내용으로 예상질문을 달라. 미리 준비해서 충실하게 답변하겠다"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조직이 두 곳 있습니다. 하나는 세금을 걷는 기관이고, 다른 하나는 통신사입니다.오죽하면 세리 마태가 예수의 제자가 된 것이 사건이었겠어요. 통신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도, 수도도 매월 사용료를 낸다는 점에서는 똑같은데 유독 사람들은 통신비를 낼 때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우리가 얻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등에서 사용되는 iOS의 4.0.2 버전이 나왔습니다.안테나 수신감도 표시 오류 문제를 수정한 4.0.1이 지난달 19일에 나온지 한달도 되지 않아 발표된 업데이트입니다. 그것도 0.0.X대 단위에서 벌어지는 아주 사소한 수정입니다. 잦은 업데이트가 흉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니지만, 애플은 그동안 업데이트에 신중한 회사였습니다. 한 번 내놓는…
저는 기사를 쓰는 기자이고, 책을 두 권 써서 인세를 받는 저자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식의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작권 문제에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있죠. 불법 복제는 물론이고, 콘텐츠의 무료 사용, 인터넷에서 일상화 돼 있는 펌질, 타인의 지적재산에 대한 폄하 등에 부정적이기도…
그냥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밤이었습니다. 아내는 요리책을 보며 다음날 아이가먹을 식사를 고민하는 중이었고, 저는 아이패드를 보면서 밀린 뉴스와 블로그 포스트를 읽어내려가고 있었죠. 그러다 아내가 한 마디를 했습니다. 앞으로 등장하는 <1>, <2>, <3> 등의 숫자가 붙은 글들은 제 트위터 계정에 올렸던 그날그날의 트윗입니다. <1> 23일…
자, 문제는 이랬습니다. 1. 아이폰4의 안테나 특정부분(왼쪽 아래)을 잡으면 통화가 끊기거나 안테나 신호표시가 확 줄어든다. 2. 애플에 이게 문제라고 했더니 스티브 잡스가 직접 별 문제 아니라고, 그렇게 쥐지 말라더라. 스티브 잡스의 답은 이랬습니다. "아이폰4만 그런 것 아니다. 다른 폰들도 그렇다." 참 유치해 보입니다. 그런데도 열심히…
기사를 쓰다보면 늘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되는 것들만 뽑아 압축적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게 됩니다. 기자들이 누군가를 만날 때 나눴던 이야기 중 상당수가 사라지죠. 방송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아마도 블로그가 그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문에 기사를 쓸 때만큼 많은 분들이 보시지는 못하겠지만, 기사에…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 치열한 전쟁의 와중이었다. 구글 공화국의 저항군은 검색 기업이라는 울타리 뒤에 숨어 세계를 지배하려는 사악한 애플 제국에 대항해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런 수많은 전투의 와중에 구글 공화국의 스파이는 애플 제국이 진행중인 새로운 치명적 병기 제조계획을 입수했다. 그것은 '아이폰'이었다. 검색엔진과 인터넷서핑 기능을 갖춘 손안의 컴퓨터, 애플 제국의 이 신병기는…
일본에 갔다 어제 밤에 돌아왔습니다. 구글 컨퍼런스 취재 때문이었는데, 돌아오니세상은 온통 애플과 삼성전자 얘기로 가득하네요. 뉴스를 읽다보니 많은 분들이 소프트웨어의 아이폰이 하드웨어를 보강했고, 하드웨어의 갤럭시가 소프트웨어를 신경썼다는 식의 얘기를 하시더군요. 서로가 서로를 닮아간다고요. 글쎄요. 뭐가 닮았죠? 아이폰4의 하드웨어는 사실 특별할 게 없습니다. 성능이 향상됐다는 A4칩은 이미…
SK텔레콤이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한국어로 된 국가대표 축구팀 응원광고를 내걸었습니다. 한국 대표팀과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함께 B조에 속해 경쟁하는 상대지만, 사실 우리는 아르헨티나를 잘 모릅니다. 그들도 한국에 대해서는 남북 분단과 경제 발전, 2002년 월드컵 개최국 정도 말고는 아는 게 없을 겁니다. 게다가 SK텔레콤은 아르헨티나에서…
간단하게 몇 가지만 짚어보고 싶어졌습니다. KT는 지난해 말 아이폰을 들여온뒤 스스로 '한국의 무선인터넷을 앞당긴 회사'인 것처럼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유무선복합전화(FMC)'라는 서비스를 내놨고, 올해는 테더링과 스마트셰어링(OPMD; One Person Multi Device) 등 획기적인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긴 한데... 1. 유무선복합전화(FMC) 사용자: 15만 명 수준이라고…
앞으로의 잡지는 영원히 옛날의 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될 겁니다.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모범 답안이 나왔으니까요. '와이어드 매거진'이 오늘 아이패드 판형을 새로 선보였습니다. 와이어드는 기술과 기술이 바꾸는 문화에 대해 수준높은 기사를 써 왔던 미국의 유명 잡지입니다. 이 잡지는 모르시더라도 아마 이 잡지의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이…
구글과 애플이라는 두 거인의 경쟁을 보면서 경쟁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느끼게 됩니다.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지 않았다면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이렇게 빨리 개선시키고 발전시키지 못했을 테니까요. 모바일로 인터넷 검색을 하는 세상이 곧 올 거라는 생각은 구글의 누구라도 하고 있었겠지만, 그걸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보여준 건 애플이었습니다. 구글은…
넥서스원을 기억하시나요? 올해 초 구글이 직접 기획해서 만든 첫 '구글폰' 얘기입니다.그 넥서스원을 만든 회사가 대만의 HTC라는 휴대전화 제조업체입니다. HTC는 한국에선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이미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4위(노키아-RIM-애플-HTC)로 성장한 꽤 큰 회사입니다. 이 회사가 오늘(6일) '디자이어'라는 새 스마트폰을 공개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디자이어를 본 건…
오늘아침자로 데이터요금에 상한선이 없어 사용자들이 요금 걱정 때문에 무선인터넷을 쓸 때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는 기사를 썼습니다. 이런 심리적 위축이 결국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다던 무선인터넷을 자발적으로 덜 사용하게 만드는 장벽이 된다는 것이었죠. 몇 가지 얘기를 좀 더 해보려 합니다. 첫째는 상상력입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게임, 그…
오늘아침자 기사가 나간 뒤 이곳저곳에서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얘기야 없습니다. 그냥 기업 현장에서 일하시는 CEO 분들께 "정통부가 있어야 IT산업이 발전한다"는 최근 갑자기 생겨난 문제제기에 대해 과연 어찌 생각하시는지 여쭤봤을 뿐이니까요. 그래서 기사에 덧붙여 제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여 적어보고자 합니다. 제목을 정통부가 없이는 한국 IT…
죽음의 냄새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병원 예배당의 나무문을 삐걱대며 드나드는 구조대원의 움직임조차 이 불길한 냄새에 파묻혀야만 했다. 예배당 안에는 짧은 침대보로 덮인 십수 개의 몸뚱아리가 아무런 움직임없이 누워있었다. 하얀 천이 그들을 덮었고, 뒤엉킨 백발이 그 위로 살짝 빠져나와 있었다. 벌어진 무릎과 파랗게 질린 손이 파란 환자복과 함께 드러나보였다.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아이폰 OS4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은 여름 쯤이면 늘 하듯 컴퓨터에 아이폰을 연결하는 순간 새 OS가 자동으로 아이폰에 업그레이드될 예정입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우리가 갖고 있던 아이폰이 겉모양은 똑같지만 내용은 완전히 다른 새 스마트폰으로 변하게 되는 겁니다. 몇 가지 예전과는 굉장히 다른…
@estima7님의 소개로한 일본 블로그의 글을 봤습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구글의 모습을 보면서 쓴 구글 없는 세계라는 글이었는데, 다 읽고 나니 가슴이 참 먹먹해졌습니다. 구글이 중국에서 떠나도록 만드는 중국의 통치체제라는 건 결국 구글과 같은 기술 발전을 포용할 수 없는 체제라는 해석이었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에서 '혁신'을…
MMORPG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면 그건 바로 '노가다'입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의 다양한 능력치를 높이기 위해(레벨업을 위해) 사냥을 반복해서 하면서 '경험치'를 주는 괴물을 잡는다거나, 수많은 퀘스트(대부분의 경우 잡일)를 하면서 경험치를 얻는 것이죠. 퀘스트라고 거창하게 얘기해봐야 결국엔 특정 괴물을 잡아다 달라거나 어떤 장소에 가서 누군가에게 뭔가를 전달해…
지금은 록음악이란 말이 가리키는 대상이 거의 무한정으로 넓습니다. 아마도 대중음악 가운데 한 50%는 록으로 해석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 바꿔 말하면 록음악이야말로 대중음악의 '주류'라고 할만하죠. 하지만 그 시작은 참 미미했습니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시작이었는지, 빌 헤일리였는지 논란은 거셉니다. 점잖은 어른들은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는 젊은이들과 그 시끄러운…
최근 한국인터넷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기사로 쓴 적이 있습니다. 모바일 인터넷이 새 성장동력일 것으로 보고 기대를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스마트폰 시장은 워낙 거인들이 이미 확고히 점령해 둔 상태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죠. IT 동네가 원래 몇 년 뒤진다는 게 그만큼 무서운 동네니까요. 그래서 그냥 현재 할…
협상 관련 책을 펼치면 꼭 도덕교과서 같습니다. 상대방을 먼저 배려해라, 거짓말하지마라, 내가 원하는 걸 먼저 밝혀라... 그래서 전 이런 당연한 소리는 필요없다는 생각에 협상 관련 책도 잘 안 읽고 협상을 하곤 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협상 업무 가운데 가장 큰 건은 국내 모 인터넷기업과 했던…
가끔 두렵습니다. 모든 것이 검색되고, 모든 것이 공개된 세상이란생각 때문이죠. 저는 얼굴이나 이름, 이메일 주소 등이 어차피 신문에 공개돼 있으니 괜찮지만, 구글 검색을 몇 단계 거치면 제 가족과 제 친구들까지 줄줄이 따라나온다는 사실은 정말 끔찍합니다. 이런 걸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 속어로는 '신상털기'라고 한다죠? 이런 용어까지 만들어내며 타인의…
스티브 잡스가 놀랍도록 수척해진 모습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했을 때에도, 간이식 수술을 받던 동안에도 애플은 잘 굴러갔습니다. 애플이 스티브 잡스의 1인회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회사에는 정말 인재들이 많습니다. 일개 회사의 디자이너로 일했을 뿐인데도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영국인 디자이너 조너던 아이브는 물론 쟁쟁한 인사들이 즐비하죠. 그 가운데에서도…
스티브 잡스의 거짓말이 화제가 됐습니다. 와이어드닷컴에 등장한 6가지 교활한 거짓말을 조선일보가 기사화했죠. 내용은 간단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500달러짜리 컴퓨터를 만들지 않겠다고 해놓고 499달러 아이패드를 내놨고, 태블릿PC를 안 만드다, 휴대전화 사업은 하지 않는다, 키보드가 없는 컴퓨터는 성공할 수 없다,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아마존의 킨들은 오래 못 갈…
불법사행성 게임 얘기가 아니고, 삼성전자의 새 휴대전화 운영체제(OS) 얘기입니다.제 무지였기도 했지만, 초기에 워낙 공개된 정보가 없기도 해서 '바다'가 어떤 형태인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물어봐도 별 대답이 없고, 어떻게 개발되는지도 잘 모르겠었는데, MWC에서 공개한 내용을 보니 이제 좀 이해가 갑니다. 전 처음에는 삼성전자가 일종의 가상머신(VM)과 비슷한 개념으로…
트위터 여기저기에서 '애플의 한계'라는 글을 추천하는 분들이 계셔서 읽어 봤습니다. 글 쓴 분 말씀이 어떤 의도이신지는 이해가 가는데 과연 맞는 말이고, 동의할 수 있는 말인지에 대해서는 갸우뚱합니다. 몇 가지 덧붙이고 싶은 생각이 떠올라 적어봅니다. 1. '애플의 한계'에는 비즈니스위크에 실린 'The Book of Jobs'라는 기사가 '잡스의 성서'이며 이…
설 연휴 마지막날이 당직이라 오늘부터 하루 일찍 연휴에 들어갔습니다. 어차피아내도 출근했고, 집에 있어봐야 늘어질 게 뻔한지라 일부러 지하철을 타고 좋아하는 카페가 있는 곳까지 나왔습니다. 이 카페엔 콘센트가 하나뿐인데, 조금 전 학생 둘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앉아 있는 자리 바로 옆자리에 앉으려다 둘이 뭔가를 큰소리로 상의합니다. 제가…
지난주에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 일간지를 찾아가 아이패드를 직접 소개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앨런 머레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부편집장이 스티브 잡스가 들고 온 아이패드로 트위터에 접속해 즉석 트윗을 날렸다고 하죠. 그 메시지는 간단했습니다."이 트윗은 아이패드로 보내는 겁니다. 쿨(cool)하죠?" 보내는 행위…
PC통신 초창기 시절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에야 1200bps전화모뎀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던 그 시절의 전화 신호음이 낯선 분들이 대부분이시겠지만, 그 땐 그 나름대로 그 속에 사이버스페이스와 온라인커뮤니티가 활발했습니다. 그 때 유행했던 말이 이른바 'RAM당(黨)'과 'ROM당'입니다. RAM은 Random Access Memory의 약자이고, ROM은 Read Only Memory의 약자입니다. 둘…
아침에 일어나서 외신 확인하고, 아이패드 기사를 쓰겠다고 데스크에게 보고하고 애플 홈페이지에 올라온 스티브 잡스 키노트를 보고, 점심 먹고, 기사 쓰고, 수정하고... 그러고 나니 하루가 끝났습니다. 블로그에 들어와 볼 시간도 별로 없었네요. 제가 쓴 아이패드 기사는 그럭저럭 잘 나갔지만 지면은 늘 제약이 있기 때문에 뭔가 쓸 말을…
미국 현지시간으로 27일, 한국 시간으로 내일 새벽 정도에 애플 태블릿이 등장할겁니다. 이미 뉴욕타임스, 콘데나스트, 타임 등 미국 유명 신문사와 잡지사 비즈니스 담당 실무자들은 실물을 본 것 같아요. 비밀유지계약 때문에 암 말 못하고 있는 듯. 기대됩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언론들이 외신의 추측보도를 추측해서 종합하는 기이한 일마저 경쟁적으로…
'앱스토어이코노미'라는 재미있는 인포그래픽이 나왔습니다. 애플의 유명한 '앱스토어'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 보여준 자료인데, 보고 있으니 입이 딱 벌어집니다. 애드몹과 플러리, 애플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니 신뢰도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인상적이었던 숫자들을 몇 가지 적어보자면 이렇습니다. 1. 앱스토어로 애플은 1년에 1조 원 이상을 벌어들인다:…
앞서 글에서 소비자로서 바라본 애플은 매우 만족스러운 기업이란 얘기를 했습니다.오늘은 조금 다른 측면에서 바라본 애플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러니까 이건 비즈니스스쿨에서 기업에 대해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으로 바라본 애플에 대한 생각이고, 동시에 산업담당 기자로서 취재대상 기업으로 바라본 애플에 대한 생각입니다. 한편으로는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대해 책을…
아이폰이 나오기 이전에 한번이라도 '스마트폰'이란 기계를 써본 사람이라면 아이폰을손에 쥐자마자 감탄하게 됩니다. 다른 모든 걸 차치하고 바로 그 편리함에 감탄하는 거죠. 사용설명서 한 번 보지 않아도 대충 알 것 같은 직관적인 버튼 배열과, 버튼을 짧게 누르거나 길게 누르는 조합 만으로 '그럴 법 하다' 싶었던 기능들이…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저도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해외에선 아이폰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스마트폰인양 관심이 뜨거운데 국내에선 단 한 모델도 손에 쥐고 비교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CES에서도 수백가지는 될법한 안드로이드폰이 쏟아져 나왔지만 진득하니 며칠 정도 들고 써 볼 수가 없으니 그냥 수박겉핥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회사는 겉보기엔 라이벌이지만 사실은 많이 다른 회사입니다. 일단 규모가엄청나게 차이가 나죠.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LG전자의 두 배를 훌쩍 넘습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 패널 등 전자제품의 부품 사업도 대규모로 벌입니다. LG전자는 반도체는 외부에서 사다 쓰고, LCD 패널은 LG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죠. 규모의 차이가…
두 사람이 서로를 알 것 같지는 않지만, 제게는 몇 가지 인연이 있습니다. 둘다 어린 시절 처음 컴퓨터 잡지를 사서 보기 시작할 때부터 푹 빠졌던 '소년기의 영웅'들이고, 아마도 기자가 된 후 단일 인물에 대한 기사를 가장 많이 썼던 두 사람일 겁니다. 그리고 둘 다 제가 책으로…
라스베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0에 와 있습니다. 정식 쇼는 이곳 시간으로 내일 열리는데,(이 글을 쓰는 지금은 6일 오전입니다. 한국보다 17시간이나 늦죠...) 오늘부터 프레스 대상 행사가 열리기 시작했으니 사실상 저같은 기자 입장에서는 오늘이 개막인 셈입니다. 이번 CES에선 3D-TV가 화두라고 합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모두 3D-TV, 3D-TV 강조하느라 정신이…
아침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저와 아내는 구두를 신고 나가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다시 집으로 돌아와 운동화로 신발을 갈아 신고 다시 나갔고, 주차장의 차 위에는 눈이 소복이 쌓인 채 차들이 그대로 주차돼 있었습니다. 눈은 아무리 쓸어도 금세 다시 쌓였고, 교통은 보나마나 지옥일 것 같았습니다. 버스도 제대로…
무섭게 성장하는 세계 시장에서의 돌파력과는 달리 한국에서 구글은 참 형편없는 상황입니다. 점유율이 계속 거기서 거기인데, 한 때는 늘어나는 속도라도 빨랐다지만 지금은 그조차도 아닙니다. 1%에서 3%로 점유율이 오른 건 대단한 일이지만, 3%가 빨리 9%가 되고, 9%가 빨리 27%가 되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비율의 착시'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어디서나 시도때도 없이 울리는 휴대전화. 많은 사람들이 이 기계 때문에 점점 더 바빠지고, 점점 더 사생활이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는 늘어나고, 업무강도도 예전보다 훨씬 세졌다는 생각이죠. 그런데, 사실은 반대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뉴잉글랜드 대학의 마이클 빗먼과 주디스 브라운 교수는 '휴대전화, 끊임없는 연락수단과 시간의 압력'이란…
이유는 간단합니다. CEO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스티브 잡스는 1997년 자신을 쫓아냈던 애플로 돌아와 지휘봉을 잡았고, 스티브 발머는 2000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를 지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잡스가 맡았던 애플은 만신창이에 망하기 직전의 회사였고, 발머가 맡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거대 제국으로 성장해 누구도 견제할 세력이 없어 보였던 회사였습니다.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발간하는 세계적으로 가장…
잠시 출장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1박2일짜리 북경 출장이었는데, 갈 때는 아시아나, 올 때는 대한항공을 타는 여정이었습니다. 국내 항공사의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가끔 외국 항공사 비행기를 타보면 절실히 느끼죠. 그런데 같은 노선에서 두 항공사를 짧은 기간에 타보니 국내 업체 두 곳 사이에 있는 미묘한…
구글은 지금까지 제게 모든 걸 공짜로 줬습니다. 1G가 넘는 메일 저장공간을 공짜로 주기 시작해서 7G 이상까지 늘렸고, 피카사웹앨범의 저장공간을 줬고, 구글닥스(Google Docs)로 워드와 엑셀 등의 자료를 쉽게 만들고 공유하게 해줬고, 영어사전과 번역기, 지도와 동영상 등 정말 수없는 서비스를 다 공짜로 줬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구글에게…
약간 애매한 데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마스터제도' 얘깁니다. 10월부터 시작한 제도인데, 승진 경로를 두 갈래로 만들어주겠다는 겁니다. 관리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관리자로 승진해 임원도 하고, 사장도 해서 크게 보상을 받아보고, 그게 싫고 연구를 열심히 하는 게 더 좋다면 전문가 코스를 밟아서 승진 대신 '마스터'가 된 뒤…
사이버-욕구 피라미드 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는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모델입니다. 사람은 기초적인 생물학적 욕구에서 시작해 점점 고차원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습성이 있다는 거죠. 사이버 세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에브게니 모로조프의 사이버욕구 피라미드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TED 동영상을 보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우리는 저 5단계…
아마 지난 주말이었을 겁니다. 아들이 IT담당 기자인지라 "(네가 쓰는 기사들이) 도대체 무슨 소린지...(이해가 안 간다)"라는 소리를 자주 하시는 제 어머니께서 제가 만지작거리고 놀고 있던 아이폰을 보고 한 마디 하시더군요. "그게 네가 요새 맨날 신문에 쓰는 그 '아이폰'이란 전화기니?" 그리고 이어진 말. "아이폰 기사 진짜 많이…
아이폰을 노골적으로 욕하고, T옴니아2는 너무너무 좋다는 내용인데, 연예인들도 개그콘서트 남성인권보장위원회 코너에 나오는 그 사람들 그대로입니다. SK텔레콤이나 삼성전자가 돈을 줘서 만들지 않았다면 이런 광고는 찍지 못했겠죠. 그런데 느낌이 참 그렇습니다. 직접 한 번 보세요. 그리고나서 네이버나 구글에 '스보원'을 검색해 보시죠. "웃겨!" "완전 공감!" "대박" 등의 게시물만 잔뜩 검색됩니다.
사진=문영두 작가님 요즘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신봉자입니다. 인터넷이 생활을 편리하게 해줬고, 노동생산성을 높여줬으며,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만들어줬다는 거지요. 조금 더 나가면 인터넷이 직접 민주주의를 꽃피울 것이고, 인터넷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인터넷이 사람들을 더 착하게 만들 거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전 이런 얘기가…
자본주의 경제의 모든 상품은 가격에 민감합니다. 하지만 특히 민감한 업종이 있게 마련입니다. 바로 유통업이죠. 신세계 이마트나 홈플러스같은 할인점은 날이면 날마다 '최저가' 경쟁을 벌입니다. 어떤 할인점에 가든 자기네 점포 가격이 가장 싸니까 최저가격을 보장하겠다고 큰소리도 펑펑 칩니다. 소비자는 이쯤에서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 우리집 근처의…
하룻밤 새 22만4000원을 날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을 잃어버렸다는 얘긴 아니지만, 적어도 그런 기분을 느낀 사람들입니다. 지난달 말 판매를 시작했던 삼성전자의 최신 휴대전화 ‘옴니아2’를 산 1만8000여 명의 얘기입니다. 'T옴니아2'라고 불리는 이 휴대전화는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입니다. 곧 KT와 LG텔레콤에서도 나올 예정이지만, 일단은 SK텔레콤에서만 팔리고 있습니다. 컴퓨터처럼…
NHN은 훌륭한 기업입니다. 규모로보나, 전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력으로 보나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인터넷 대표기업이죠. 그런데 이런 글과 이런 글 때문에 마치 제가 NHN이란 회사를 싫어하기라도 하는 양 오해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싫은 게 아니라 아쉬움이 짙은 겁니다. NHN은 버블의 소용돌이 속에서 태어났고, 꺼진…
아, 정말 미치겠습니다. 마케팅 수업 시간이 시작됐을 때 교수님이 그러셨죠. "소비자들은 다 멍청이다." 조금 지나니 그 말뜻은 이런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너희들도 다 멍청이고, 나도 멍청이다." 마케팅이란 게 그런 것이죠. 멍청한 우리들의 욕망을 자극해 필요없는 소비를 더 이끌어내는 것. 제게도 그런 대상이 몇 있습니다. '기꺼이…
좀 작게 보이지만, 하늘색은 0~10%를 의미합니다. 주황색이 단계별로 옅은 색에서 진한 색으로 변하는데, 가장 옅은 색이 11~20%이고 가장 짙은 색은 50% 이상을 뜻합니다. 유럽에선 이미 50%가 넘는 지역도 많죠. 파이어폭스(Firefox)라는 웹브라우저의 시장점유율입니다. 웹브라우저를 만드는 프로그래머들이야 파이어폭스가 원래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의 기술에서 파생된 웹브라우저이고, 오픈소스로…
한국에서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라는 게 싸이월드를 제외하면 그다지 활성화된적이 없지만,(이렇게 간단히 말하기엔 싸이월드가 몹시 대단한 서비스긴 하지만) 해외에선 SNS 때문에 요새 난리입니다. 그중에서도 페이스북의 성장은 가장 두드러집니다. 사용자가 벌써 3억 명이 넘었고, 구글과 경쟁해 승리할 수 있는 다음 기업이 페이스북이라는 예측도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페이스북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관계망입니다.
11월입니다. 아이폰이 이달 중 한국에 나올 거라는 얘기가 여전히 무성하기만 합니다. 미국시장에선 오늘 '드로이드'라는 휴대전화가 나왔습니다. 아이폰이 AT&T라는 1위 통신사에서 독점으로 판매되자, 2위 사업자인 버라이즌이 모토로라와 손잡고 내놓은 스마트폰입니다. 두 회사의 이해관계는 일치합니다. 버라이즌은 AT&T의 스마트폰 사업에 배가 아팠으니 이를 무찔러야 하고, 모토로라는 지금 휴대전화 사업에서…
구글이 '무료' 내비게이션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짐작 가능한 일이긴 했습니다.이미 무료로 제공되던 지도서비스인 구글 맵스는 실시간 교통정보와 길찾기 기능을 가진 지도였습니다. 부족한 건 단 하나, "300m 앞에서 우회전"이라는 안내 멘트만 없을 따름이었죠. 구글은 미국 시간으로 28일, 새로 나오는 구글의 휴대전화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2.0'에서 작동되는 무료…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이지만, 지나치게 넓은 바다입니다. 우리가 검색 엔진을아무리 반복해서 쓰면서 사용법에 익숙해진다고 해도, 인터넷에서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양 만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품질로 찾아내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뛰어난 '구글러'(Googler)도 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 세상에는 '정보검색사'라는 직업까지…
전에 이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바 있지만, 지난해 미국에서는 IT 컨설턴트인 니콜라스 카의 도발적인 글 한 편이 꽤 뜨거운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카는 2003년 'IT doesn't matter'(IT는 중요하지 않다.)라는 도발적인 논문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기고해 미국 IT 산업을 들끓게 만들었던 유명한 저술가이기도 합니다. 2008년에 논란을 불렀던 글은…
제가 처음 지메일을 썼을 때만 해도, 구글에서는 늘 "지우지말고 검색하라"고 했습니다. 멋진 표현이었죠. 1GB 용량의 메일 서비스를 무료로 시작하는 것부터 환상적이었는데, 계속 용량을 늘려줄테니 앞으로는 메일을 삭제하는 번거로움을 가질 필요가 없으리라는 호언장담에는 귀도 솔깃했습니다. 게다가 메일을 쉽게 찾아보기 위해 오래된 메일을 삭제하곤 했는데, 그럴 필요도…
오늘 서울고등법원이 NHN과 공정거래위원회 사이의 법적 분쟁에서 NHN의 손을들어줬습니다. 공정위는 NHN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NHN에게 시정조치를 명령했는데, NHN은 이런 공정위의 시정조치가 부당하다며 법정으로 이 문제를 끌고 갔던 것이죠. 법원은 공정위의 시정조치 명령을 취소시켰습니다. 공정위는 멍해졌고, NHN은 쾌재를 부르며 보도자료를 돌렸습니다. <NHN의 보도자료 내용 가운데 발췌>…
미국에서 팔리는 아이폰의 가격은 아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속도도 빠르고 저장공간도큰 최신 16GB 3GS 모델은 199달러(약 24만원), 구형인 8GB 3G 모델은 99달러(약 12만 원)에 판매됩니다.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치고는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이죠. 하지만 비밀은 요금제에 있습니다. 아이폰은 AT&T를 통해 독점 판매되기 때문에 아이폰을 쓰려면 AT&T의 데이터요금…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건 음악을 정말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사실을 결코 잊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오늘같은 이벤트에서 그 사실을 되새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연을 함께 즐기는 겁니다. 오늘 매우 특별한 사람이 공연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노라 존스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이 말을 들으면서, 그리고 그 뒤에…
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앱스토어를 열었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T스토어'.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문을 연다고 하는데, 컴투스 게임들이 추천작이로군요. 개발자들은 등록비만 내면 팔 물건을 올릴 수 있습니다. 두 건 올리는데 10만 원, '롱테일'은 휘리릭 사라지겠네요. 저 화면이 참 많은 것을 얘기해 줍니다.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전화기를 자주 바꾸는 나쁜 습관 때문에 한 1년 쯤 휴대전화를 쓰고나면 늘 새 전화기를 찾아 두리번거리곤 합니다. 멀쩡한 전화기를 일부러 학대하기도 하고, 실수로 전화기를 떨어뜨리면 혹시 망가졌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잔뜩 기대하며 들어보곤 합니다. (하지만 한국 휴대전화들은 워낙 튼튼하게 만들어서, 심지어 LG 싸이언은 총알도 막아 외신에…
새 매킨토시 운영체제 오에스텐(OSX) '스노레퍼드'가 지난 금요일 전세계에서동시에 발매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7'과 나름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터라 평소 관심도 있었고, 궁금하기도 해서 발매를 앞둔 기자간담회에도 다녀왔고 관련 기사도 썼죠. 구글의 크롬 OS까지 나오면 정말 이 시장이 어떻게 요동칠지 두근두근합니다. 하지만 OS 전쟁이야 기업들의 몫이고, 개인…
1970년대 미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셸링은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합니다. 흑인과백인이 사이좋게 어울려 살던 지역이 어느 순간 갑자기 '흑인 동네'와 '백인 동네'로 자로 줄을 그은 듯 나뉘어지는 현상을 발견했기 때문이죠. 흑백 갈등이 충격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이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스스로를 '인종적 편견이 거의 없으며, 서로 다른 인종과…
얼마 전, 한 물 간 기술로 생각됐던 기술을 혁신해 선두 업체와 새로운 경쟁의 장을 만들어내는 2등 기업들의 사례를 신문 지면에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연세대 경영대학 이호욱 교수님께 해당 기사를 쓰면서 몇 가지 문의를 드렸더니, 생각보다 훨씬 더 자세하고 도움이 되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기사 마감이 끝난 뒤…
동아일보는 뉴스스테이션이라는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접 등장한 건 처음이네요. 쉽게 설명해보겠다고 했는데, 보시는 분들께 정보가 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햅틱 아몰레드'나 '프라다폰' 같은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이라고 생각하고 계셔서 제가 놀랐고, 제가 그런 건 엄밀히 말해 스마트폰이라는 카테고리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자 함께 방송을 진행하던…
작가가 골방에 앉아서 참고 서적을 뒤적이며 머리를 싸매고 책을 쓰는 풍경...이젠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이미 몇몇 작가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모았던 '괴짜경제학'이란 책의 저자 스티븐 레빗과 스테픈 더브너의 경우를 보죠. 이들은 최근 '슈퍼괴짜경제학'(Super Freakonomics)이라는 새 책의 출간을…
...이라는 얘기를 트위터를 통해 들었습니다. 뉴스의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걸 실감하고, '관심있는 뉴스'가 점점 더 빨리 내게 찾아온다는 변화도 느끼게 됐습니다. http://www.xevious7.com/547 블로그의 내용이 트위터에서 수많은 RT를 타고 퍼지더군요. 무슨 얘긴가... 싶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트위터를 써보시면 RT가 뭔지 금세 아시게 될 겁니다. 한경닷컴 사이트에는 순식간에 관련…
어제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한게임 등을 운영하는 인터넷기업 NHN의 실적발표일이었습니다. 오전 8시에 공시한 실적 자료와 9시부터 진행된 투자자 대상의 컨퍼런스콜을 열심히 보고 들었습니다. 이 회사는 한국 최대의 인터넷 기업인 터라 국내에서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를 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다 그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곤 합니다. 어제 실적 발표를…
최근 한국소비자원에서 한국의 이동통신 요금이 한국과 통화량이 비슷한 주요15개국 가운데 가장 비싸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그러자 SK텔레콤이 반박 보도자료를 냈고, 방통위도 조사 결과가 일부 부적절하다며 이동통신사 입장을 거들었습니다. 언론들은 과연 누가 맞는 것일까에 초점을 맞춰 진실 게임을 보도했지만, 결국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iboy_daniel at Flickr…
얼마전 신문에 클라우드컴퓨팅 관련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블로그에서도 몇 차례 써본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 최근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나오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됐죠. 그런데 사실 이 기사는 일반 독자들의 생활과는 큰 관련이 없습니다. 동아일보 경제섹션을 챙겨보실 정도의 분들이라면 기업에서 일하시거나, 경제 문제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실…
이제는 인터넷 전화도 꽤 많이 보급됐습니다. 벌써 6월 말 기준 보급대수가 430만 대가 넘었다고 하네요. 이 정도 가입자 수를 갖고 있다면 뭘 할 수 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1위 사업자인 LG데이콤 생각이 났습니다. 이 회사의 인터넷전화 'myLG070' 가입자 수만 170만 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폰이 한국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다섯가지 이유라는 글을 쓰자, 댓글이 주루룩달렸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시는 건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댓글의 상당수가 저를 전혀 모르는 분들이 남긴 비속어 섞인 반말체 비아냥, "넌 뭘 모르는구나, 이 바보야"류의 인신공격, "너 통신사 사람이니?"식의 근거없는 비방들이더군요. 인터넷 산업에 대한 취재를 2004년부터 해왔습니다. 간혹 다른…
Johan Larsson in Flickr 요즘 한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이슈는 첫째도 아이폰, 둘째도 아이폰, 셋째도 아이폰일 겁니다. '전화 기능을 뺀 아이폰'인 '아이팟 터치'의 국내 판매량이 70만 대가 넘는다는 추정도 나오는 상태이니, 아이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도 한껏 고조된 상태라고 할 수 있겠죠. …
저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주위의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말을 했습니다.외국에 다녀오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었죠? 최근까지도 제 주위 분들은 외국에 다녀오시면 거의 '국수주의적'으로 보일 정도로 한국 칭찬을 했습니다. "독일 출장을 갔는데, 별 다섯 개 호텔에서도 인터넷이 안 되더라.", "미국에 갔는데 무선랜 쓰기가 너무 힘들더라.", "프랑스에…
인터넷에는 '스타'들이 많습니다. 대형 카페의 운영진도 있고, 파워블로거도 있고,게시판의 '논객'들도 넘쳐납니다. 간혹 이들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첨예한 이슈들도 만들어냅니다. 노사모의 인터넷 활동이 그랬고, 오마이뉴스의 탄생도 하나의 큰 사건이었으며, '디씨인사이드'의 다양한 인터넷 하위문화라거나,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평범한 주부들이 그랬습니다. 해외에서도 이런 현상은 크게…
4년 만에 예전 출입처로 돌아왔습니다. 2005년 한 해 동안 IT 업계 기사를 써왔으니,만으로 3년 반, 햇수로는 4년이 됐죠.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정부도 바뀌었고, 제 개인사에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2005년, SK텔레콤은 을지로에 번듯한 새 건물을 짓습니다. 폴더형 휴대전화를 상징했다고도 하고, 고객을 향해 인사하는 모습이라고도…
어느 정도 현실에서 느끼고는 있었지만, 통계로 보니 충격적이네요. 우리 시대의 남성들은 여러면에서 여성들에게 뒤쳐지고 있습니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고, 교육 수준이 높아진 건 알고 있었죠. 하지만 여성이 그저 남성들과 대등해진 게 아니라, 남성을 압도하기 시작했다는 건 쉽게 깨닫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능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빌 클린턴과 힐러리…
최근 기업들의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비용 절감'입니다. 그 가운데 점점 지출이 늘어나는 전산에 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귀가 솔깃해지기 마련이지요. 컴퓨터도 덜 사고, 네트워크 회선 비용도 덜 내고, 서버 관리비나 전산 업무 유지에 필요한 인건비까지 줄일 수 있다면, 경영자들은 금세 관심을 기울일 겁니다. 그리고 그런…
이번 주 초,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이 "노골적인 성적 묘사가 들어있는 책들을 검색 결과에서 삭제하겠다"며, 동성애 또는 성적 소수자의 권리를 기술한 책들까지 우루루 검색 결과에서 삭제하자 영미권의 인터넷이 들끓었습니다. 이른바 '아마존의 실패'사건이죠. 이 사건이 벌어지자 네티즌들은 아마존닷컴을 가리켜 성적 소수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몰상식한 기업이며, 사용자의 검색…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야후, 아마존. 얼마 되지 않는 몇몇 인터넷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팔리는 서버 컴퓨터의 20%를 사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서버 컴퓨터는 네트워크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거의 모든 기업이나 학교, 연구소 등에서 사용되는 필수 설비라서 대형 구매자가 존재하기 힘든 제품입니다. 그런데 최근 생겨난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으로 점점 대형…
'스타벅스와 창조적 자본주의'라는 글을 읽다가 문득 구글이 떠올랐습니다. 커피와 인터넷이 무슨 관계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두 기업은 여러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것은 물론이고, 무수한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으며, 꽉 짜여진 매뉴얼에 의해 관리되는 조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본질적인 공통점은 이 두 회사가 파는…
원래는 좀 더 다양한 주변 인물들의 얘기를 블로그에 올릴 예정이었는데, 그러다보니 어느새 책 마감 시간만 성큼성큼 다가오던 것이었습니다. 어이쿠나 싶어서 남은 휴가를 몰아내고 두문불출 틀어박혀 텁수룩하니 수염만 기른 채 간신히 원고를 마감했네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두번째 출판인데, 이 책이 훨씬 분량도 적고 들인 시간도 적긴 하지만,(그리고 책값이…
우리도 흔히 "네이버 때문에 학생들이 모두 바보가 되는 것 같다"고 불평하시는 대학 교수님들을 뵙곤 합니다. 구글 정도만 되면 양반이겠다, 라는 푸념도 물론 덧붙곤 하죠. 이런 논쟁에 끼어들 생각은 없습니다. "구글이 우리를 바보로 만들까?"(Is Google Making Us Stupid?)는 니콜라스 카라는 경영 컨설턴트가 최근 아틀란틱이라는 미국 월간지에…
1984 년, 청중들 앞에서 매킨토시를 소개하던 젊은 스티브 잡스의 표정은 기업가라기보다는 혁명가의 표정에 더 가까웠습니다. '세상을 뒤바꿀 컴퓨터'를 만들었다는 자부심 덕분이었죠. 이 자부심의 배경은 엄청난 박수갈채를 받았던 '오프닝 쇼'의 광고였습니다. 이 광고의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IBM이 IBM-PC를 통해 새로운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고 시장을 독점하려고 하는데, 이는…
애플 말고도 훌륭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많습니다. 게다가 애플 제품은 잔고장이 몹시 많죠. 일본산 제품의 완벽한 내구성과 조립도를 생각한다면, 애플의 하드웨어는 속이 터져서 못 쓸 정도입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애프터서비스도 잘 되지 않아요. 삼성과 LG 수준을 요구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HP나 소니 수준은 됐으면 하는데,…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밤을 새우는 것을 조금도 껄끄러워하지 않았던 '미치광이 과학자'. 헝클어진 긴 머리와 휘둥그런 푸른 눈으로 서성거리는 매킨토시 팀의 괴짜. 이것이 빌 앳킨슨을 바라보는 애플 직원들의 시선이었다고 합니다. 하루는 밤을 새우고 아침에서야 집에 돌아가던 빌 앳킨슨이 졸음운전을 한 탓에 트럭 밑으로 차가 미끄러져…
스티브 잡스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도 물론 몰랐습니다. 아예 관심이 없었던 거죠. 1983년, 애플의 황금기에, 스티브 잡스는 빌 게이츠를 불러 자신이 사회를 맡은 ''애플 소프트웨어 개발자와의 만남''에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멋진 외모에 달변가이기까지 했던 스티브 잡스에게는 커다란 잠자리…
1983년, 애플은 펩시의 사장이었던 존 스컬리를 영입합니다. 존 스컬리에게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였죠. 굴지의 음료 회사였던 '펩시'의 사장에게, 차고에서 창업한지 몇 년 되지도 않은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하다니요. 하지만, 결국 스컬리는 자리를 옮기고 맙니다. 스티브 잡스 덕분이었죠. 스컬리는 스티브와 처음 만났던 때를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스티브가…
전 세계 개인용 컴퓨터 가운데 95% 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운영체제를 사용합니다. 이런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IBM 덕분이었습니다. IBM이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고서는 그 규격을 공개하자 미투(Me, too) 제품이 쏟아져 나왔고, 이들 대부분이 모두 마이크로소프트의 MS-DOS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이 마이크로소프트 왕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1970년대, 실리콘밸리의 고등학생들은 전자공학 클럽의 회원을 가리켜 ''와이어헤드(wirehead)''라고 부르곤 했다고 합니다. 일종의 소속감을 느끼기 위한 은어였는데, 아마도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전깃줄머리'', ''전선대X리'' 등등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사실 경멸적인 표현은 아니었다고 해요. 실리콘밸리 고등학생들이 전자공학을 하는 사람들을 보는 시선에는, 적어도 대전의 고등학생들이 카이스트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의 감흥은…
하루 종일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다보면, 눈에게도 미안하고, 뱃살에게 방빼라고 하기도 민망하며, 심혈관계에게도 몹시 부끄럽습니다. 굳이 니콜라 샌더스의 심장과 뉴런까지 떠올리지는 않는다고 해도요. 이런 불만, 또는 욕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 모양입니다. 일하면서 걷는 사람들이 정말로 있더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식으로 일하는 것이 실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