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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앱스토어' 상표 등록을 막아달라는 마이크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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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앱스토어'(App Store)에 대해 미국특허청의 상표심의위원회에 상표로서 인정하면 안된다는 이의신청을 했습니다. 앱스토어는 앱(app)을 파는 가게(store)라는 뜻으로 매우 일반적이어서 경쟁사들도 사용해야 하는 용어라는 것이죠.

그러자 반대 의견이 들끓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무실(Office)에 창문(Windows)이 있지 않던가요?"라는 식의 비아냥이었죠. 사실 이런 식의 '너무 일반적인' 보통명사를 상표로 사용하는 회사들은 늘 비슷한 일을 한 번씩 겪고는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과'(Apple)라는 상표도 일반적이긴 마찬가지죠. 모두가 IBM같은 이름을 쓴다면 그건 얼마나 재미없는 일이겠어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기한 문제는 단순히 앱스토어가 일반적인 이름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들이 행하고 있는 사업분야에서 해당 상표가 경쟁사들의 적절한 사업행위를 반대할 만한 문제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전에도 올라 있는 앱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애플은 이 분야의 일반적이고, 피해갈 수 없을만큼 총체적인 단어에 대해 상표 등록을 하려한다는 주장입니다.

반대론자들은 운영체제의 '윈도'라는 개념도 일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제록스 PARC에서 현대적인 GUI를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주요 인터페이스로 윈도 시스템(Windowing System)을 사용했고, 지금은 대부분의 OS가 이 방식을 쓰고 있다는 것이죠. 여기에 대해서는 "윈도 시스템은 OS의 전체가 아닌 OS를 구성하는 하나의 부분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예전에 잠시 미국특허청의 상표등록 과정 실무를 맡아서 처리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기억을 되새겨보면 상표권과 관련된 분쟁은 굉장히 복잡했습니다. 특허청이 상표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은 실제로 해당 상표가 사용되고 있는 현상, 소비자들의 인식, 초기의 독창성과 상표를 지키기 위해 행했던 노력 등이 모두 고려되기 때문이죠. 애플은 앱스토어라는 상표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던 게 분명해 보이지만 특허청은 이게 적절한 용어인지, 소비자들은 앱스토어라는 표현을 애플만의 것으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일반명사처럼 받아들이고 있는지, 애플 이전에도 앱스토어라는 표현을 썼던 사례는 없는지를 모두 조사할 겁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에게도 승산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MS-SQL'은 어쨌던가요? SQL(데이터베이스를 다루는 프로그래밍 언어)이라는 일반적이고 총체적인 명사를 떡하니 상표로 등록해두고 쓰고 있지요. 애플 앱스토어(Apple App Store)라면 괜찮다는 뜻일까요? 향후 심판 결과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