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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기사 좀 그만 써라 vs 아이폰 리뷰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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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지난 주말이었을 겁니다. 아들이 IT담당 기자인지라 "(네가 쓰는 기사들이) 도대체 무슨 소린지...(이해가 안 간다)"라는 소리를 자주 하시는 제 어머니께서 제가 만지작거리고 놀고 있던 아이폰을 보고 한 마디 하시더군요. "그게 네가 요새 맨날 신문에 쓰는 그 '아이폰'이란 전화기니?" 그리고 이어진 말. "아이폰 기사 진짜 많이 쓰더라..." 신문에 어떤 기사를 쓰는지 원래 별 말씀 없는 분이라서 의아해하며 찾아봤더니, 세상에... 아이폰과 제 이름이 함께 들어간 기사가 10월 말부터 거슬러 올라오면 최근 두 달도 안 되는 새 9건입니다. 다음이 그 리스트들입니다. 이 블로그에서도 꽤 썼으니... 여러 좋은 얘기는 이쯤 했으면 할만큼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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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마트폰 서비스도 ‘구글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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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의 That's IT]“모든 비트는 평등하다”
 

반면 제 친구는 "아몰레드를 2년 약정으로 샀다. 억울한데 대리 만족이나 해보자. 리뷰 좀 올려봐라"고 닥달입니다. 그래서 아이폰 얘기에 신물난 우리 어머니와 아이폰 얘기에 목마른 제 친구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몇 가지 단점이나 간단히 짚어볼까 합니다.

 

1. 아이폰에는 키보드가 없습니다. 이게 무슨 문제이려나 했습니다. 어차피 아이팟 터치도 써왔으니까요. 그런데 몇 달 블랙베리에 빠져 살다보니 키보드가 왜 중요한 건지 심각하게 느끼게 됐습니다. 기사로는 다뤘어도, 직접 쓰지는 않았던 트위터에 푹 빠지게 해줬던 게 바로 블랙베리입니다. 아이폰으로도 트위터는 쓰고 있지만, 그때처럼 편하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네요. 게다가 블랙베리로 MSN메신저에 접속해 있을 땐 제 대화 상대가 제가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지 버스를 타고 있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수많은 오타와 느린 속도 탓에 티가 확 나죠.

 

2. 배터리 문제입니다. 사실 아이폰 배터리가 그렇게 성능이 뒤떨어진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문제는 '많이 쓴다'는 거지요. 정말 하루종일 들여다봅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을 때는 'Last.fm'으로 라디오를 듣고, 걸어다닐 땐 아이튠즈를 틀고 음악을 듣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선 인터넷을 하고 팟캐스트를 보고 앱을 다운로드하고... 하루종일 쉴 새가 없다보니 USB케이블은 늘 지참합니다. 틈만 나면 충전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주말에 집에서 아이를 볼 때엔 하루종일 충전하지 않아도 배터리 문제가 전혀 없더군요.(주말에는 전화도 안 옵니다...) 덜 써야겠단 생각을 합니다. 무엇보다 요새 눈이 정말 피곤합니다. 눈을 너무 혹사시킨다는 생각입니다.

 

3. 돈이 듭니다. 통화료 월 6만5000원 씩 내는 건 괜찮습니다. 블랙베리 쓸 땐 더 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앱스토어를 다니다보면 맘에 드는게 수두룩합니다. 이 블로그 제 처도 보기때문에 얼마 썼는지는 도저히 못 밝히겠습니다. 비밀입니다. 적어도 다음달 카드영수증 나올 때까진 비밀로 할 겁니다. 블랙베리 앱은 보통 10달러 정도는 합니다. 아이폰 앱은 1달러 짜리가 수두룩합니다. 그런데 돈은 아이폰 쓴지 2주밖에 안됐는데도 벌써 블랙베리 때보다 더 들었습니다. 어플리케이션 리뷰를 보지 않겠다 다짐하지만, 트위터에서 부채질하고, 구독하는 블로그들에서도 부채질합니다. 게다가 가끔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찾아보면 어김없이 그 앱이 있습니다. 만족할만한 제품은 다 유료입니다. 해킹해서 불법 소프트웨어 쓰면 되지 않느냐 말씀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불법이라 싫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돈을 내고 정품 쓰는 효용이 번거롭게 버전업때마다 해킹을 반복하는 번거로움보다 더 큽니다. 앱스토어는 가격 전략이 정말 이상적입니다.

 

4. 지겹습니다. 주위 사람들마다 다 "어디 한 번 보자"며 뺏아갑니다. 만져봅니다. 재미있는 게 뭐냐고 물어봅니다. 다음 로드뷰하고 LAYAR, Midomi와 Last.fm을 몇 번이고 설명했습니다. 지겹습니다. 애플 영업사원도 아니고 이게 뭔 신세인지.

 

5. (추가) 거만해진다는 단점도 있겠군요. 재미있는 영상을 함께 임베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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