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해커와의 인터뷰

그는 젊은 남자였다. 나이는 20대 후반. 혼자서 벌인 일은 아니고, 팀으로 움직인다고 했다. 긴머리에 두꺼운 안경, 약간 살찐 체격에 핼쓱할 정도로 하얀 피부 등을 예상했지만 모자도, 안경도 없었다. 짧은 머리에 가무잡잡한 피부, 강원도에는 아직 눈이 안 녹아서 보름전까지 스키를 타느라 그랬다고 했다. 의외였다. 왜 그랬느냐고…

'갑(甲)'을 넘어서고 싶었던 기업인...

2011년 초 쯤으로 기억합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을 처음 본 건. 그 전에도 각종 행사 자리에서 몇 번 스쳐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자리가 대개 그렇듯 간단히 인사를 하고 말거나, 특별한 용건이 없다면 인사조차 하지 않고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여하튼, 황 사장과 역삼동의 한 일식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물론…

지난 주말엔 무슨 일이...

월요일 오전. 출근해서 중기청에 전활 걸었다. 취임식은 언제 열리고 취임사는 언제 나올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중기청에선 아직 미정이라며 최대한 빨리 알려주겠다고 했다. 금요일. 지면 사정으로 타지에 비해 황철주 사장의 내정 소식을 작게 다룰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던지라 화요일자 발제는 좀 크게 하려고 맘 먹었었다. 취임사와 취임식 풍경을 버무려…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그 회사에 관련된 예측은 늘 틀렸던 것 같다. '이 정도 제품은 누구라도 만들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들만이 그런 제품을 만들었다. '그런 낡은 방식은 먹히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들은 그걸 먹히게 만들었다. '그들의 능력은 너무 제한적'이라고 비난받았지만 그들은 그 제한을 역이용해 오늘의 발전을 이뤘다. 애플 얘기냐고?…

새로운 외국어

웃기는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자바스크립트라는 게 어떤 건지 처음 배우면서 들었던 생각은 '아, 자바스크립트로 기사를 써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1월에 '작심삼일'이란 사흘짜리 입문자용 코딩 강좌를 듣던 때였다. 기억에 남았던 한 문장이 있다. 조건문과 반복문, 그리고 함수에 관한 얘기였다. "조건문은 프로그램을 똑똑하게 만들어주고, 반복문은 강력하게, 함수는 경제적으로 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