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동적인 아시아나의 서비스
by 김상훈
잠시 출장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1박2일짜리 북경 출장이었는데, 갈 때는 아시아나, 올 때는 대한항공을 타는 여정이었습니다. 국내 항공사의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가끔 외국 항공사 비행기를 타보면 절실히 느끼죠. 그런데 같은 노선에서 두 항공사를 짧은 기간에 타보니 국내 업체 두 곳 사이에 있는 미묘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1. 탑승 수속
아주 작은 차이였습니다. 대한항공에선 그냥 보딩패스를 내어줬습니다. 웃으며 친절하게. 아시아나에선 커피믹스가 담긴 상자를 줬습니다. 연말이라 준비한 작은 선물이라더군요. 커피믹스 달랑 네 개 들어있는 종이상자일 뿐이었습니다. 보딩패스와 함께 커피믹스를 주던 아시아나 직원이 한마디 했습니다. "날이 추운데, 추워질 때 따뜻하게 드세요." 마음이 따뜻하더군요.
2. 방송
대한항공 비행기에선 첫 방송이 비행기가 곧 이륙하니 좌석벨트를 매달라, 항법장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휴대전화는 꺼두라, 전자기기 사용은 이착륙시에는 금지된다 등등이었습니다. 뭘 하고, 하지말라는 얘기를 친절하게 합니다. 아시아나에선 이 방송이 나오기 전 객실서비스를 맡은 승무원 책임자가 먼저 마이크를 잡습니다. 자기 이름은 누구고, 객실 서비스를 담당하니 친절하게 모시겠다. 불편한 게 있으면 자기에게 모두 얘기해달라는 내용이죠. 커뮤니케이션의 1, 2, 3이 다릅니다.
3. 볼펜
비행기에선 늘 출입국을 위한 서류를 미리 나눠줍니다. 기내에서 써두고 출입국 수속을 줄이라는 배려죠. 여러 사람들이 승무원에게 볼펜을 요청합니다. 대한항공에선 승무원이 볼펜을 가져다줍니다. 다른 승객이 볼펜을 달라 얘기하자 "저 손님께서 다 쓰시면 가져다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웃으며 친절하게. 아시아나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대신 볼펜이 필요하다고 한 손님 모두에게 볼펜을 1개씩 줍니다. 어떤 좌석의 승객이 볼펜을 달라고 했는지 잘도 기억하더군요. 척척 가져다줍니다.
크게 다른 것들이 아닙니다. 아주 사소한 배려일 뿐이지요. 그런데 그 사소함들이 오래 기억됩니다. 전 아시아나보다는 주로 대한항공을 타곤 했습니다. 시간별 항공편도 더 많고, 마일리지도 그쪽으로 몰아쌓고 있는데다 취항지도 많으니까요. 그 과정에서 대한항공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불만이 없는 것과, 감동적인 것의 차이는 꽤 크더군요. 하필이면 돌아오는 길에 아시아나의 모그룹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요즘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뉴스가 주요 뉴스로 다뤄지더군요. 빨리 정상화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