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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서 일하기(Walk to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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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다보면, 눈에게도 미안하고, 뱃살에게 방빼라고 하기도 민망하며, 심혈관계에게도 몹시 부끄럽습니다. 굳이 니콜라 샌더스의 심장과 뉴런까지 떠올리지는 않는다고 해도요.

이런 불만, 또는 욕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 모양입니다. 일하면서 걷는 사람들이 정말로 있더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식으로 일하는 것이 실제로 업무 효율도 높여준다는 겁니다. 막상 트레드밀에 올라서게 되면, 책상에 앉아 전화를 받을 때보다 다른 곳에 정신을 분산시키는 경우가 훨씬 줄어든다는 것이 직접 이렇게 일해 본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뉴욕타임즈 기사를 보세요. 이런 기계를 이들은 ''워크스테이션''이라고 부르는군요. 고성능 업무용 컴퓨터를 지칭하는 Workstation 대신, Walkstation 말이죠. 그것도 펀드매니저, 로펌 변호사 등 꽤 머리를 쓰는 직종에 일하는 사람들이 이런 근무형태의 예찬자라는 사실이 눈에 띕니다.

가장 좋은 건, 사무직 샐러리맨들의 숙적인 비만에 이런 근무 형태가 몹시 도움이 된다는 것이겠죠. 게다가 ''걷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뉴욕타임즈 기사에 등장하는 콜로라도 대학의 제임스 힐 박사는 이런 근무 형태가 대단한 체중 감량이나, 심혈관기능 개선 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살이 더 찌는 건 막아줄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립니다.

사실, 뒤져보면 좀 더 극단적인 케이스도 있어요. ''와우''(World of Warcraft) 게임에 푹 빠진 사람들 가운데에는 실내용 자전거운동기구를 탄 채로 매일 두시간씩 와우를 하면서 석 달 동안 41파운드(약 18kg)를 뺀 사람도 있습니다. 이보다 더한 사람 가운데에는 트레드밀에서 걸으면서 매일 두세시간씩 와우를 한 덕분에 100파운드(약 45kg)를 뺀 사람입니다. 처음 트레드밀에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올려 놓을 땐 와이프 눈치가 가장 걱정되는 일이었다는군요.(누가 좋아하겠어요.)

일도, 게임도, 일어서서 움직이면서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너무 오래 앉아 있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