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preting Compiler

표준을 지켜주세요. 상대방의 업무시간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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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 하나만 드릴게요. 제발 표준을 지켜주세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 조금만 신경을 써주신다면 세상의 수많은 비즈니스맨들이 쓸데없는 5분, 10분을 하루에도 몇 번씩 절약할 수 있답니다. 하루에 5분씩 6번만 아낀다면 30분의 시간을 버는 것이고, 일주일로 치면 2시간30분, 한달로 치면 10시간입니다.  서로 조금만 신경쓴다면 매월 10시간은 충분히 아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표준이란 건 대단한 게 아닙니다. 정부가 정한 표준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되는 표준, 이른바 디팍토스탠다드(de facto standard)를 준수하자는 거죠. 서로 e메일이나 기타 도구를 통해 파일을 주고받을 때 이런 표준을 지켜준다면 변환프로그램을 찾거나, 해당 파일을 열 줄 아는 직원을 찾아 헤매는 쓸데없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거에요.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기초적인 사내 프로그램 이용에 대한 전산 교육을 하실 겁니다. 이 때 이 정도만 알려주시면 어떨까요? 한국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겁니다.

1. 문서는 doc 또는 pdf 파일로 보내주세요. 특정업체(마이크로소프트)의 문서표준일 뿐이라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doc 파일은 아래아한글, 오픈오피스, 구글문서도구 등이 모두 지원하는 공통의 문서형식입니다. 물론 해당 프로그램들 모두 doc 파일로 저장하기 기능도 갖추고 있고요. 새 오피스 버전에서 지원하는 docx 파일은 자제해 주세요. 또 문서 서식이 복잡하거나, 표가 많다거나, 글꼴을 여러 가지 사용해야 한다면 pdf 파일을 이용해 주세요. 문서 크기는 커지지만 pdf 문서는 윈도, 맥, 스마트폰 어디에서든 다 읽을 수 있습니다.

2. 압축파일은 zip 형식으로 보내주세요. 한 때 rar, lzh 등 수많은 압축표준이 경쟁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결국 베타맥스와의 싸움에서 VHS가 승리했듯이 압축파일 전쟁에서도 zip이 이겼습니다. doc와 마찬가지로 OS와 플랫폼에 관계없이 압축 및 해제 기능을 지원하는 모든 기계는 zip을 지원합니다. 제발 alz 같은 파일은 보내지 말아주세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집'을 설치해 쓰는 게 아닙니다.

3. 동영상은 mp4로 보내주세요. 아직 동영상은 표준 전쟁이 한창이지만, 의외로 avi도, wmv도, mov도 열지 못하는 기계들이 존재합니다. 동영상을 받았는데 "소리만 나오고 영상이 안 보이네?"라는 답답함을 느껴보신 적 한두번쯤 있으실 거에요. 어디서든 열리는 동영상을 원하신다면 제발 그나마 여러 곳에서 지원되는 mp4 형식을 사용해주세요.

4. 가능하다면 프리젠테이션 파일은 그냥 ppt 파일로 보내는 대신 pdf로 변환해서 보내주세요. 그래야 다른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열어보기 편리하지만, 이와 함께 다른 사람이 자의적으로 발표 자료를 수정하거나 훼손하는 일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림은 다들 jpg를 사용하시죠? 우리가 다른 종류의 파일들도 jpg 수준으로 표준을 지킨다면 일하는데 낭비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 거에요. 각각의 포맷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문서편집을 전문으로 하거나, 영상을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는 보통 샐러리맨들이 파일을 보내는 목적이란 건 상대방의 컴퓨터에서 내가 보던 문서를 그대로 볼 수 있게 하는 것 아니겠어요? 약간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면 일하는 게 훨씬 쾌적하고 편리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