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laskgna 이야기
by 김상훈
오타가 아니고, 한글로 쓰지 않고 그냥 영문 상태에서 '김나훔'을 쓰면 rlaskgna이라고 나온다. 서비스를 만드는 일은 남들이 하는 일을 평론하는 것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일인데, 당장 유저와의 접촉이 많아서 좋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도대체 누가 우리 서비스를 쓰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몇 명의 이른바 '파워 유저'들과 직접 만나서 꽤 긴 시간 많은 얘길 나눴다. 여러분께서는 도대체 우리 서비스를 왜 좋아하시는지, 이 서비스를 쓰는 여러분 개인은 어떤 분들인지. 그 가운데 한 분이 바로 나훔님. 전에 뉴스레터로도 소개했던 분인데, 빙글 사용자들만 알고 있기 아까워서 월스트리트저널에 연재하는 칼럼으로도 오늘(5일) 소개했다. 나훔님이야 본인이 별로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계속 잘 소개된다며 고마워 하셨지만, 사실 Vingle에서도 이 분께 이러저런 도움도 받았다. 물론 좋은 컬렉션(아래)을 만들어 빙글을 가치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시는 유저라는 것도 있지만,
이외에도 새해 맞이 카드를 유저들에게 보낼 때에도 나훔님께 부탁해서 우리 서비스를 위한 이미지 작업을 의뢰하기도 했다. 길지 않은 시간에 촉박하게 준비를 부탁드렸음에도 시간을 정확하게 맞춰서 좋은 퀄리티로 작업 완성해주셔서 감탄. 낮에는 다른 일을 하고, 밤에 취미처럼 시작했던 일을, 여전히 밤 시간을 쪼개서 작업하면서도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이 사진이다.
어쨌든 월스트리트저널 칼럼은 일단 시작하고 났으니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이 겹쳐서 괜히 시작했다는 후회가 들고 있기는 한데, 어쨌든 앞으로 칼럼을 쓰면서 계속 이런 분들 얘기를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예전 신문사에 있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게 이상과 현실의 괴리였다. 어떤 괴리냐면,
기자들이라면 대부분 느끼겠지만, 수많은 고매한 언론비평이 이구동성으로 떠드는 얘기가 있다. "대통령과 재벌 일가 얘기만 쓰지 말고, 가치있는 인터뷰이를 발굴해서 소개하라"는 것이다. 이거야말로 희대의 헛소리인게, 언론비평하는 사람들에게 계량적으로 원고지 5매 이상 인터뷰 가운데 인물 비중을 따져보라고 권하고 싶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재벌일가와 유명인 얘기가 많은지 아니면 별로 유명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 얘기가 많은지. 신문은 지면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수많은 인물들이 오늘도 새로 발굴된다. 다만 독자나 평론가들이 읽지 않을 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면 나조차도 스티브 잡스나 안철수 얘기가 나오면 다 아는 얘기인데도 그 인터뷰를 읽지만, 바쁠 때 평범한 사람들 인터뷰가 나오면 그냥 넘기곤 한다. 현실은 이상에 턱없이 못 미친다.
그래서 내가 일하던 매체에서, 내가 쓴 기사가 얼마나 읽혔는지로 스스로를 다그치고 경쟁 환경에 내몰리던 시절에는 나도 유명인 인터뷰에 목을 맸다. 이젠 좀 편히 인터뷰를 했으면 좋겠다. 우리 주위의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물론 그리 많은 사람들이 읽지는 않겠지만. 뭐 어떤가. 덧붙여 이 말도 하고 싶다. 언론비평 하는 양반들은 적어도 꼭 좀 찾아 읽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