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 AI에 대한 절망
by 김상훈
오늘 나스닥이 급락했다. 겨우 구글과 테슬라의 실적이 나쁘다는 뉴스 탓에 시장 전체가 패닉에 들어가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걷히고 있기 때문일지도.
작년 초의 환호 및 경악과 달리, 1년 반이 지난 현재, AI에 대한 현실적 평가는 '스팸 생성기' 정도라는 비관이 팽배해지는 것 같다. 단 한명이 수백개의 가짜 뉴스를 단숨에 만들어 내고, 도널드 트럼프 암살시도 직후 X에 '카멀라 해리스 피격' 토픽이 올라오고, 가짜 지식이 구글의 AI 검색결과 상단에서 추천되는 모습 등이 만들어낸 어찌 보면 그럴듯한 결과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그저 LLM(대규모 언어모델, 즉 ChatGPT 등을 만드는 AI)과 인간의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노엄 촘스키는 여기에 대해, 인간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보고 나면 지구가 평평하다는 사실은 더 이상 학습하지 않지만, AI는 매 순간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과 평평하다는 사실을 동등하게 학습한 뒤 확률적으로 거래한 결과를 내놓는다고 설명한다. '적은' 데이터로 '합리적' 추론을 이끌어 내는 인간의 사고와 달리 '수많은' 데이터로 '그럴듯한' 결과를 생성해 내는 LLM 사고의 차이다. 더 단순하게 얘기하면, 인간은 올바른 것을 고민하지만 AI는 확률적으로 우세한 것을 고민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 들어가는 에너지.
인간의 두뇌는 그저 음식물 약간을 통해 위대한 문명을 만들어 내지만, AI의 두뇌인 데이터센터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기대 이하'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생각해 볼 점은 그 '기대'가 무엇이냐는 것. 어찌 보면 우리는 'AI가 모든 측면에서 사람보다 나을 것'이라고 기대해 왔다. 시도 쓰고, 계산도 하고, 로켓도 화성에 보내고, 핵융합 에너지도 만들어내고, 로봇도 만들어 가사노동도 대신해 주는 그런 만능 지능.
그런데 실제로 지난 수년간 AI는 LLM이 아니어도 전에는 쉽게 찾지 못했던 지하 깊은 곳의 새로운 광산을 찾아냈고, 전력 효율을 높여 에너지를 아껴줬고,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 신약 개발을 도왔다. 그러니까 사람을 공격할 정도로 발전하는 SF 수준의 AI에 대한 기대는 배신당했지만, 조용히 인류 문명을 돕는 측면에서 AI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데, 욕망의 포로가 된 인간들의 과도한 기대가 과도한 절망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AI 챗봇들은 이럴 때 주식을 더 사야 한다고 말할까, 이제 정리할 때라고 조언할까.